남도일보 기고-시·도 통합과 광주형 뉴딜에 쏠린 민심
이홍일<광주시의회 행정자치위원장>

추석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다. 올 추석 연휴는 제법 길다. 고향에서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님이나 찾아가는 자식들 모두 여유로운 5일 연휴다. 코로나만 아니라면 말이다. 들쑥날쑥 하는 게 확진자 숫자인데 최근엔 100명 이하로 줄어들어 다행이다. 추석이 끝날 때까지 만이라도 광주엔 새로운 감염 환자가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바람과 달리 방역 당국은 추석 연휴를 걱정한다. 잠잠해진 코로나가 추석을 계기로 다시 확산될까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한다. 오죽 했으면 고향방문을 장려해야 할 정부에서 부모님에겐 마음만 가라고 권한다. 이에 고향 대신 여행지로 발길을 옮기는 이른바 ‘추캉스족’이 많다고 한다. 그리되면 고향은 무사할지 몰라도 여행지를 중심으로 코로나가 확산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추석에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이 줄어들겠지만 광주는 손님맞을 준비로 한창이다. 도로가에 잡풀을 베어내고 난잡한 거리 홍보물도 걷어낸다. 오래된 아스팔트는 새 것으로 다시 깔고 차선도 깔끔하게 새로 그린다. 관문마다 고향방문을 환영하는 현수막도 내건다. 무엇보다 집에서 가족친지들이 모여 정담을 나눌 얘깃거리도 준비중이다.

올 추석에 광주·전남 차례상에 오를 화젯거리는 과연 무엇일까? 코로나 얘기를 빼놓을 수 없겠지만 단연 뜨거운 감자는 시·도통합이 아닐까 싶다. 지난 10일,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토론회에 참석한 이용섭 시장은 축사를 하면서 “시·도 행정 통합을 적극 검토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말했다. 며칠 뒤 간부회의에서 통합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면서 논의에 불을 지폈다. 전남도와 지역 국회의원, 시의회가 잇따라 의견을 냈고, 지역 언론에서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탄력을 받은 광주시와 이용섭 시장은 시민단체와 정치권 등을 상대로 논의의 틀을 넓혀가고 있다. 이제는 시·도민들이면 누구나 관심을 갖고 저마다 가진 생각을 말하기에 이르렀다.

이용섭 시장과 광주시가 말하는 시·도통합의 필요성은 크게 세 줄기다. 광역경제권을 구축해 도시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첫 번째 이유. 광역화와 메가시티는 세계적인 추세라는 것이 두 번째다. 국내에서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대전·세종이 논의 중이고 프랑스와 일본도 합치는 추세라는 것이다. 세 번째는 소지역이기지주의나 불필요하는 경쟁에서 벗어나 광주·전남의 공동번영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아마 가장 절실하고 시급한 이유가 아닌가 싶다. 여기까지 총론에는 350만 시·도민이 대부분 동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광주·전남이 한 뿌리이고 정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천년을 함께 해온 운명공동체라는데 누구나 공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론에 들어가면 생각이 다를 수 있다. 저마다 자기가 처한 위치가 다르기에 그렇다. 사는 지역에 따라, 하는 일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그래서 논란은 더욱 뜨겁다. 아마 추석절 즈음해서 절정에 달할 것 같다. 이번 기회에 지역사회가 민낯을 드러내고 갑론을박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통합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목소리를 내는 것 자체가 지역에 대한 관심이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도청이전을 전제로 시·도 통합을 추진하는 게 아니라 광주·전남이 더 잘 살아보자는데 방점이 있기에 더욱 의미 있을 것이다. 명절 끝나고 찬바람 불면 그때는 시·도 통합논란이 방향을 잡고 본 궤도에 진입하지 않을까 싶다.

또 하나 귀성객에게 선보일 얘깃거리는 ‘인공지능(AI)-그린 뉴딜’이다. 지난 7월에 정부가 한국판 뉴딜을 발표하자마자 선보인 게 광주형 뉴딜정책이다. 급조된 게 아니라 그동안 착실하게 준비한 게 정부 정책과 맞아 떨어졌다는 방증이다. 코로나19 확산의 엄중한 상황에서도 이용섭호가 광주의 미래 먹거리를 설계하고 다듬어 온 것이다.

지난 2년간 광주시가 추진해 온 인공지능, 공기산업, 친환경자동차, 에너지밸리 등을 용광로에 녹여 광주형 뉴딜로 뽑아낸 것이다. 그래서 만들어진 광주형 뉴딜정책의 3대 축은 인공지능 중심의 디지털 뉴딜, 에너지 자립도시 실현을 위한 그린뉴딜, 상생의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기반한 휴먼뉴딜이다. 이처럼 시·도통합과 광주형 뉴딜이 민선7기 광주시정 방향이 제대로 가고 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될 것이다. 이번 추석에 시·도민과 향우 여러분의 열띤 토론과 풍성한 담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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