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언택트 관광으로 코로나 블루 ‘훌훌’

■‘추캉스족’에 추천할 전남 안전 여행지

명품 해안도로 등 드라이브 코스

탁 트인 자연경관에 여유 만끽

숙박 장소 구애없는 ‘차박’ 인기

지역 곳곳 맛집…먹는 재미 쏠쏠

해외여행 대신할 이색적 풍광도

추석 연휴기간 사람이 붐비는 곳을 피하고 비교적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전남의 ‘언택트 여행지’에 눈길을 돌려볼 만하다. 특히 전남에는 명품 드라이브 코스로 꼽을 만한 아름다운 해안도로가 많다. 그중에서도 단연 인기는 영광 백수해안도로다./영광군 제공
한 번도 겪어 보지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자의 반 타의 반 ‘언택트(Untact·비대면) 추석’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추석 연휴 이동 자제 권고에 귀성을 일찌감치 포기한 사람들이 많다. 부모 세대가 적극 나서 추석 때 귀향하지 말라고 권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렇다고 최장 5일 간의 황금연휴에 집 안에만 있기는 왠지 억울하다. 연일 귓전을 때리는 ‘추캉스(추석+바캉스)’ 뉴스는 어디론가 떠나라고 재촉하는 듯하다.

하지만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코로나19 확산세 속에 아무곳이나 무작정 떠나기엔 망설여지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사람이 붐비는 곳을 피하고 비교적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전남의 ‘언택트 여행지’에 눈길을 돌려볼 만하다.

전남에는 보기만 해도 가슴이 탁 트이는 명품 해안도로가 많다. 국내 최고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전남인 만큼 어느 곳에서나 카메라를 들이대고 찍어도 기가 막힌 가을 추억의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전남은 드라이브 코스 뿐 아니라 ‘차박(車泊)’으로도 최적지다. 차박은 말 그대로 차 내부의 공간을 활용해 숙박하는 것으로 짧은 여행 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차를 세운 뒤, 차 내부에서 자며 여행하는 것을 말한다.

전남은 여행길 허기가 찾아와도 고민할 필요 없다. 스마트폰 검색으로 찾은 맛집의 푸짐한 한상차림도 구미를 당기지만 대충 들러도 ‘대박’인 음식점들이 늘어서 부지불식간 여행의 테마를 식도락으로 바꿔놓는다.

여기에 올해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형편이지만, 전남에는 이러한 아쉬움을 달래줄 이국의 정취가 가득한 숨은명소도 꽤 있다.

완도 서부도로.
◇해안 드라이브 명소

먼저 서해의 아름다운 해안선을 따라 펼쳐진 ‘영광 백수해안도로’는 전남의 대표적인 드라이브 코스다. 영광 칠산 앞 바다를 끼고 16.8㎞가량 펼쳐지는 백수해안도로는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되기도 했다.

영광 백수해안도로는 기암괴석과 광활한 갯벌, 불타는 석양이 만나 황홀한 풍경을 연출하며 사계절 내내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또한 백수해안도로의 노을 전시관~제2주차장의 목재데크 산책로는 장애인, 노인, 영유아 동반 가족 등 모든 관광객이 이동의 어려움 없이 즐겁게 여행할 수 있도록 열린 관광지로 조성돼 있다.

국도 77호선 중 완도 서부도로도 해안 드라이브 코스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국도 77호선은 파주에서 서해안을 따라 완도를 거쳐 부산까지 한반도를 L자형으로 연결하는 일반 국도이며 완도 구간은 완도대교에서부터 완도군청까지 23㎞ 가량이다. 서부도로가 각광받는 것은 주변에 문화관광자원이 산재해 있고 차량 통행이 한산해 안전하고, 편하게 해안 경관을 조망하며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진도 해안도로.
진도대교에서 세방낙조까지 이어진 진도 해안도로는 바다를 보며 가다가 중간에 차를 세워 구경하고 다시 경치감상 삼매경에 빠지는 매력적인 해안드라이브 코스다. 세방낙조 전망대는 진도 앞바다의 풍광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으로 다도해 섬 사이로 빨려 들어갈 듯한 낙조의 장관은 그야말로 환상과 감탄이 절로 나온다.

무안 송계 어촌체험마을.
◇차박 ‘핫플레이스’

전남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맞춰 숙박업소가 아닌 나만의 공간, 나만의 장소에서 차박을 즐길 수 있다.

나주 드들강 솔밭유원지는 도시와 아주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다. 청정자연 속에서 캠핑을 하기에도 아주 좋은 곳이다. 소나무들은 각지의 기품있는 모습으로 멋들어진 풍경을 만들고, 노송들의 아름다움이 마음 속까지 차분하게 만들어준다.

보성강과 푸른 초원이 보이는 보성 다락금 유원지도 푸르고 드넓은 잔디밭이 힐링하기에 딱 좋은 초록초록한 풍경, 높게 솟아 오른 소나무들이 이뤄 풍광이 좋은 곳이다. 숲길 산책하기에도 좋다.

무안 송계 어촌체험마을도 주목받고 있다. 사전 예약을 하면 바지락, 소라, 고동잡기 등 갯벌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조용한 포구와 서해안 바다의 출렁이는 파도 속으로 추억까지 물들이는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순천 와온해변.
순천 와온해변은 낙조가 아름다워서 유명해진 곳이다. 썰물이 되면 드러나는 갯벌에 구불구불한 수로가 아름답기만 하다. 개펄과 어우러진 갈대는 일몰과 마주치면 한 폭의 그림과 같다. 한없이 차 밖을 바라보며 일몰을 감상해도 행복하기 그지없는 곳이다. 곡성 압록유원지는 섬진강과 보성강이 만나는 지점에 조성된 자연발생 유원지이다. 반월교와 철교가 나란히 강을 가로질러 놓여있어 운치가 뛰어나다. 강변에는 압록의 별미인 참게탕, 은어회, 매운탕을 맛볼 수 잇는 향토음식점이 즐비해 있어 또 다른 즐거움을 준다.



◇“잘 먹어야 힘이 나제”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줄 전남의 ‘힐링푸드’를 찾아 떠나보는 것도 좋다.

고흥 삼치회.
먼저 고흥 삼치요리다. 고흥 나로도항은 예로부터 삼치가 유명하다. 일제강점기엔 삼치 파시(고깃배 위에 열리는 어시장)가 열릴 정도였다. 삼치는 주로 회로 즐긴다. 쫄깃한 식감보다는 푸석하고 무르다고 느낀다. 하지만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더해진다.

광양 섬진강 전어도 빼놓을 수 없다. 쑴벙쑴벙 썰어 된장에 찍어먹거나, 왕소금을 흩뿌려 노릇노릇 구워 머리까지 통째로 먹어야 전어의 고소한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터. 새콤달콤하게 무쳐낸 전어회는 또 얼마나 고소한 지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 ‘머리에 깨가 서말’ 등에 깃든 스토리는 덤이다.

해남 닭 코스요리는 이른바 ‘닭 요리의 끝판왕’이다. 야들야들한 가슴살을 고소한 소금장에 찍어먹으면 사르르 녹는 육회, 붉은 양념으로 볶아낸 불고기, 기름기를 쫙 빼고 바삭하게 구운 구이, 입안 가득 착착 달라붙는 백숙, 깔끔한 마무리 죽 등 5가지 코스로 닭 한 마리로 만들 수 있는 모든 것을 한 상에 만날 수 있다.

강진 회춘탕.
강진 회춘탕은 해산물이 풍부한 마량항 주변에서 전해져온 향토음식이다. 소금을 한 톨도 넣지 않고 12가지 한약재를 1시간 이상 푹 고아서 담백하게 우려낸 국물에 문어와 전복, 닭을 넣고 끓여 영양은 물론 식감까지 아주 좋은 것이 특징이다.

함평 한우 비빔밥은 싱싱한 한우 생고기와 콩나물, 토종 코추장, 참기름 등을 재료로 사용하는데 특이하게도 돼지비계를 넣어서 비빈다. 뒷맛이 고소하고 감칠맛이 뛰어나다. 곁들어 먹는 맑은 선짓국도 속을 시원하게 달래준다.

장흥삼합은 상추에 표고버섯을 올리고 다시 그 위에 야들야들하게 구운 키조개와 한우를 올려서 쌈장을 얹어 먹으면 일품이다.

신안 기점소악도.
◇해외를 품은 남도

요즘 코로나19 우려로 해외여행은 꿈도 못 꾼다. 하지만 전남에서는 이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순례자의 섬이자 한국의 섬티아고로 불리는 신안 기점·소악도가 대표적이다.

작은 섬들로 이뤄진 기점악도 노두길은 소악도 섬 2개와 대기점도, 소기점도 등 섬 4개를 한 섬처럼 이어주고 있다. 썰물 때는 어미 격인 병풍도와 대기점도, 소기점도, 소악도, 신추도 등 5개 섬이 노두길을 따라 하나로 이어진다. 밀물 때 물이 들면 섬과 섬을 잇는 노두길이 바다로 잠수해 다시 5개의 섬으로 변하는 신비한 곳이다. 이곳에 12㎞에 달하는 12사도 순례길이 조성돼 있다. 12개의 서로 다른 예배당이 만들어지고 이 모습이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연상시킨다.

한국의 작은 티벳 보성 대원사도 가볼만 하다. 보성군 문덕면 천봉산 깊은 골, 이 두메산골의 작은 선사인 대원사는 현대인들에게 물질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정신문명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티벳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곳이다. 대원사 주지인 현장스님이 15여년 간 티벳 각지를 순례하면서 수집한 1천여점의 예술품들을 만날 수 있고 저승 체험관도 마련됐다.

영광 백제불교최초도래지 간다라유물관.
백제불교의 최초 도래지인 영광은 인도의 명승 ‘마라난타 존자’가 법성포로 들어와 불법을 전하고 불갑사를 개창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간다라 유물관과 각종 탑원들은 국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간다라 양식의 건축물이다. 간다라 미술은 그리스풍의 불교미술이다. 유물은 주로 조각이 많다.

도시 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으로 불리는 곳도 있다. 바로 목포 근대역사문화거리다.

이 일대는 개항기부터 해방 이후에 이르기까지 목포의 역사문화 및 생활의 변천사를 엿볼 수 있는 장소로, 근대 건축 유산이 풍부하게 분포된 곳이다.
중·서부취재본부/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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