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장마·태풍 등 이상기후 탓

올해 벼 수확 늦어져 전남 농가 ‘한숨’
최장 장마·태풍 등 이상기후 탓
일조량 크게 감소…벼 생육 부진
道 “이달 말 수확 마치도록 최선”
 

가을 수확철을 맞았지만 전남 농촌 들녘이 풍요로움은 온데간데 없고 농민들의 한숨과 탄식으로 물들고 있다. 사진은 최근 벼 도복(쓰러짐) 피해를 입은 담양군 금성면 논 모습.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추석 대목은 무슨…”

민족 최대명절인 추석을 훌쩍 넘긴 7일 오전, 전남 담양군 금성면에서 만난 김모(62)씨는 벼가 누렇게 익은 가을 들녘을 바라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평생 농사를 지으며 벼를 심고 수확하기까지 쉽게 넘어가는 해가 없었지만, 올해는 유독 여느해보다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고 푸념하는 김씨.

올여름 역대급 최장 장마와 연이은 태풍 탓에 햇볕을 받지 못한 벼는 낱알을 제대로 맺지 못하고 웃자라는 등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8월에는 전남에 집중호우가 쏟아져 농지 일부가 침수되는 피해도 봤다. 매년 추석이면 고객들과 햅쌀 직거래를 해왔지만 벼 생육 부진탓에 올해는 명절 대목도 놓쳤다.

이처럼 전남 농촌 들녘이 풍요로움은 온데간데 없고 농민들의 한숨과 탄식으로 물들고 있다. 가을 수확철을 맞았지만 벼를 비롯한 대부분 농작물이 잘 자라지 못해 수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가장 큰 이유는 올여름 궂은 날씨 탓이다.

올여름 긴 장마 때문에 광주·전남에 지난 6~8월 총 42.3일간 995.3㎜가량의 비가 내렸고 일조량은 485.8시간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588.8㎜ 가량의 비가 내린 것에 비해 강수량은 크게 늘었고 일조량은 601.2시간에 비해 115.4시간 정도 부족했다. 여기에 가을걷이를 코앞에 두고 연이은 태풍과 집중호우의 직격탄을 맞기도 했다.

심각한 이상기후로 온도는 낮고 습도는 높아지면서 병해충마저 번져 벼를 비롯해 각종 농작물의 생육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전남지역 전체 15만6천230㏊에 이르는 벼 생산지에서는 올해 74만4천t 가량을 수확할 계획이지만 기상영향 탓에 상품성이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벼 수확시기도 평년보다 5~7일 가량 늦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도내 수확면적은 모두 1만2천498㏊로 전체의 8%에 불과하다.

전남도 관계자는 “현재 수확이 날씨 관계로 인해 조금 늦춰진 부분이 있지만, 농기계 사양이 좋아진 만큼 이달말 안에 수확이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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