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일대로 꼬인 SRF, 지방에너지공사 설립으로 대안 마련

조진상(동신대 도시계획학과 교수)

2년을 끌어 온 SRF 거버넌스는 산으로 가고 있다. 4개 기관의 무성의가 초래한 당연한 결과다. 한난은 9천억원을 요구하고 있다. 협상하지 말자는 얘기다. 정확한 내역도 밝히지 않고 있다. 순천, 목포, 나주에 있는 전처리시설, 청정빛고을 전처리 시설과 운영손실, 그리고 SRF 나주소각장 폐쇄 비용과 SRF미사용 손실을 합한 것이 9천억원이라고만 두리뭉실 밝히고 있다. 갈퀴로 낙엽 긁듯이 죄다 긁어 모은 격이다.

하나씩 살펴 보자. 2009년 9개 기관이 서명한 합의서에 의하면 3개 전처리시설은 1일 600톤의 전남 성형 SRF를 공급해 줘야 한다. 그러나 쓰레기가 턱없이 부족해 공급을 할 수 없게 된다 (1일 65톤). 이들을 버리고 광주에 먼저 손을 벌린 것은 한난 본인이다. 3개 전처리시설은 아직까지 손해배상을 요구한 적도 없고 요구할 의사도 없다. 그런데 한난은 그걸 배상해야 한다고 한다.

청정빛고을의 시설과 운영손실이다. 한난은 2009년 합의서를 팽개치고 자기 마음대로 청정빛고을과 SRF 공급계약을 맺었다. 자신도 출자기관중 하나다. 자신이 자신과 계약을 맺은 셈이다. 돈받고 처리해 줘도 시원챦을 판에 돈을 주고 사오는 바보짓을 했다. 하기사 비싸게 사주면 자기주머니에 다시 들어가는 거니까 상관없을지도 모르겠다. 미래예측을 잘못한 경영실패나 부당한 내부거래를 부끄러워 하기는 커녕 당당하게 손해를 배상하라고 한다.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한난 주장 대로 그렇게도 좋은 쓰레기 연료면 다른 곳에 파시라. 지난 3년동안 사겠다는 업체는 전국에 단 한곳도 없다. 공짜로 가져가라고 해도 바보냐고 물을 것이다. 그걸 벌금 200만원의 거금(?)을 물고라도 기어이 혁신도시 코앞에서 태우겠다고 결의(?)를 불태우고 있다.

손실배상의 쟁점이 될 만한 것은 1천500억원 가량 들어간 SRF 소각시설 뿐이다. 이걸 꼭 손해배상으로 풀어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대안으로 지방에너지공사 설립을 제안한다. 서울, 부산, 인천에서 운영중이다. LH도 일부 사업장에서 직접 지역난방사업을 하고 있다. 전라남도와 나주시가 공동출자방식으로 설립하거나 전남개발공사에 부서를 추가해 난방시설을 인수하기 바란다. 어렵다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민관이 공동출자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지방에너지 공사를 설립하면 한난이 주장하는 바 SRF를 사용하지 못해 발생되는 운영손실은 서로 다툴 필요가 없다. 한난은 자산을 재평가한 후 현물출자, 무상 또는 낮은 요금의 장기임대, 매각 청산 등의 방식을 통해 손털고 가시길 바란다. “혁신도시 사업장은 억지로 한 것이다. SRF를 태우나 안태우나 손실이 막대하다. SRF를 태울 경우 연간 100억, 안태우면 200억 적자다” 라고 늘 주장한다. 사회복지사업도 아닌데 적자나는 사업장을 굳이 운영하려고 하지 마시라.

한난 직원 1명당 평균 7천300만원의 높은 임금이 적자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 30개 가량의 다른 업체들은 혁신도시처럼 작은 규모의 사업장도 문제없이 운영하고 있다. 빛가람 혁신도시라고 해서 못할 이유가 없다.

산자부는 국가시책사업형식으로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설립을 지원하라. 전력생산은 운영손실을 줄이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전남도청과 나주시는 손해배상을 일부라도 마음먹었던 것이 있다면 이를 에너지공사에 출자하라. 손해배상은 사라지는 돈이지만 출자는 남아 있는 돈이다. 이익이 생긴다면 배당도 받을 수 있다.

손해배상은 의회 동의를 받기 어렵지만 출자는 더 쉬운 편이다. 혁신도시에서 6천500억원을 벌어간 시행 3사(LH, 광주도시공사, 전남개발공사)도 출자에 동참하라. 이들은 혁신도시 열공급에 책임이 있는 기관들이다. 혁신도시 에너지관련 공공기관도 동참하면 좋겠다. 나머지 부족한 출자액은 은행차입금을 통해 메꿀 수 있다. 혁신도시 주민들은 열요금 인상을 통해 동참할 뜻을 갖고 있다.

지방에너지공사 설립을 통한 SRF 문제 해결, 관계기관은 안되는 이유 100가지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하지 마시고 될 수 있는 방안 10가지를 찾아 주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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