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술 뛰어나 관찰에 ‘애로’지나치기 일쑤
먹이도중 방해땐 방울모양 물질 뿜어내는 특성
최근 기온 ‘뚝’햇볕 많은 곳에서 번데기로 발견
뒷노랑얼룩나방애벌레 온도 영향에 민감한 듯

남도일보 특별기획 = 이정학의 ‘신비한 자연속으로’<9> 뒷노랑얼룩나방애벌레

 

사진-1 뒷노랑얼룩나방애벌레(2020년 6월17일, 용산동)
사진-2 뒷노랑얼룩나방애별레(2020년 6월 19일, 용산동)
사진-3 뒷노랑얼룩나방애벌레(2020년 6월 19일, 용산동)
사진-4 뒷노랑얼룩나방애벌레(2020년 6월19일, 용산동)
사진-5 뒷노랑얼룩나방애벌레(2020년 6월19일, 용산동)
사진-6 뒷노랑얼룩나방애벌레(2020년 6월 21일, 용산동)
사진-7 뒷노랑얼룩나방번데기(2020년6월24일, 용산동)
사진-8 뒷노랑얼룩나방번데기(2020년6월28일, 용산동)
사진-9 뒷노랑얼룩나방(2020년7월8일, 용산동)
사진-10 뒷노랑얼룩나방(2020년 7월12일, 용산동)
사진 11 뒷노랑얼룩나방애벌레(2020년 10월5일, 임동)
사진 12 뒷노랑얼룩나방애벌레(2020년 10월12일, 임동)

이게 나방이라구? 보고도 믿기지 않은 경우가 많다. 나뭇잎에 절묘하게 위장하고 앉아있는 녀석들을 보면서 터득한게 한가지 있다. 일단 미심쩍으면 바로 한컷 날리고 접근하는 것이다. 좀더 가까이 접근해서 담아야지 하고 다가서는 순간 날아가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낚시꾼이 가장 큰 고기는 놓친 고기라 하듯 나에게 가장 아까운 녀석은 바로 셔터를 누르는 순간 날아가 버린 녀석이다.

용산교 부근 담쟁이 덩굴에 한,두마리씩 애벌레가 보인다. 검은바탕에 흰줄무늬 그리고 노랑색으로 치장한 녀석. 듬성듬성 솟은 흰 털이 잘 어울리는 그래서 눈에 잘 띄는 녀석이다. 먹이를 먹다가 방해를 받으면 입에 방울모양의 방어물질을 내뿜는 뒷노랑얼룩나방애벌레다.

#2020년 6월 19일

열심히 담쟁이덩굴을 먹고 있는 녀석을 만났다. 적당한 양의 먹이와 함께 샬레에 담아 녀석이 있던 곳 바로 밑 담쟁이덩굴에 고이 숨기고 관찰을 시작한다. 평생 살아갈 에너지를 축적하기위해 열심히 먹는다. 매일 오전, 오후 두 차례 관찰하는데 똥도 엄청 싼다. 곰팡이 등에 감염되지 않도록 배설물과 먹이 찌꺼기를 매일 치워주며 거의 자연상태에 가깝게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해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니다.

#2020년 6월 21일

거의 종령인 녀석이라서 그런지 갑자기 번데기가 되려는 듯 자신의 똥을 둘러쓴다. 자연상태에서는 보통 나무 틈 사이에서 번데기가 된다고 하는데 그런게 없어서 그런 것 같다. 녀석에게 너무 미안한 마음이다. 부랴 부랴 휴지에 물을 적당히 적셔 넣어 주었다. 사흘이 지난 24일, 휴지속에 들어가 번데기가 되었다. 완전한 번데기가 되었는지 확인해보려 열어보니 탈피 각을 옆에 두고 멋진 번데기 되어있다(2020년 6월 28일).

녀석이 무사히 우화하기를 기다리며 계속 찾던 용산동에서 또다른 어른벌레를 만났다. 애타게 찾았던 자연상태에서의 번데기를 보진 못했지만 아마도 최근 우화한 녀석인가보다(2020년 7월 8일). 먹이식물인 담쟁이덩굴에 교묘히 숨기고 있어 자세히 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일쑤다. 예전에도 몇 번 녀석들을 만난적이 있는데 ‘이게 뭐지?’하며 손가락으로 툭 치면 휙 날아가버린다. 참 많이도 속았었다. 때깔도 좋고 멋지다.

#2020년 08월 12일

화요일인 어제는 휴무일이어 이곳을 찾지 못했다. 은근 걱정이다. 혹 벌써 우화해버린 것은 아닐까? 좁은 샬레에서 날개가 다 상해버린 것은 아닐까? 서둘러 도착하여 녀석이 있는곳을 찾는다. 보인다. 멋진 녀석이 아마도 오늘 새벽 우화한것같다. 날개도 상한곳 없이 깨끗하다.

안도의 숨을 내쉰다. 먼저 샷을 날린다. 그리곤 살짝 샬레를 열어보니 금새 날개짓을 한다. 멋진 모습을 담고 싶은데 너무 파닥거린다. 집에서 우화했으면 약 3분정도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꺼내면 잠시 움직임을 멈춰 다양한 모습을 담을수 있는데 이곳에선 곤란하다. 어쩔수 없다. 그냥 날려보내야지. 며칠전 다른 녀석을 담았으니 미련없이 뚜껑을 열었다. 쏜살같이 날아가 버린다. 암컷인지 수컷인지 모르겠지만 어딘가에 알을 낳고 후손을 남길 것이다.

완연한 가을이다. 용산동 그곳에선 요즘 녀석들을 볼 수가 없다.

#임동 천변

임동 전남방직앞 천변에선 많이 보인다. 아마도 햇볕이 잘 들어서 그런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열심히 발품을 팔고 눈 운동 한 덕분에 번데기도 만나는 행운을 얻었다. 먹이식물인 담쟁이덩굴 잎을 적당히 접고 들어간 다음 실을 치고 번데기가 되었다. 언제 번데기가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른벌레도 만났으면 얼마나 좋을까?

글·사진/이정학 숲 해설가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