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사설-오늘 여순사건 72주년, 특별법 꼭 제정을

현대사의 비극인 ‘여수ㆍ순천 10ㆍ19사건 ’이 오늘 72돌을 맞는다. 여수시는 오전 10시 이순신광장에서 시민과 유족 100여명이 참석하는 희생자 합동 추념식을 거행한다.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참석자를 5분의 1로 줄였지만, 72년 만에 순직 경찰 유족이 함께 참여해 역사상 처음으로 민·관·군·경 합동으로 치러지면서 그 어느 해보다 뜻깊은 행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순천시는 이날 오전 11시 합동 위령제를 올린다. 이에 따라 희생자의 넋을 기리는 묵념사이렌이 여수에선 10시, 순천에선 11시에 1분씩 울려 퍼지면서 행사에 참여하지 못한 시민들도 추모에 동참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된다.

여수지역에서는 지난 70여년 동안 여순사건을 놓고 갈등과 반목이 지속돼 왔으나, 서로를 이해하고 위로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고 지난 해 처음으로 순직 경찰 유족대표가 추념식에 참석해 화해와 상생의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러다 올해는 순직 경찰 유족들도 행사에 직접 참석해 최초로 민·관·군·경이 하나되는 역사적인 추념식을 열게 됐다. 국회에 계류 중인 ‘여수·순천 10·19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이 반드시 통과돼 진실이 규명되고 명예가 회복돼야 한다는 유족들의 강한 염원이 작용한 것이다.

전남 동부권을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 5명은 지난 7월 28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 152명의 서명을 받아 여순사건 특별법안을 제출했다. 법안은 지난 달 해당 상임위원원회인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를 거쳐 행안위 법안심사소위원회로 넘겨진 상태이다. 여순사건 좌우 유족들이 70년 넘게 이어진 갈등과 반목을 극복하려 애쓰고 있는 만큼 여야 정치권도 아픈 과거를 서둘러 치유할 수 있도록 특별법을 제정하는 데 함께 뜻을 모으기를 기대한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특별법이 법안심사소위를 거쳐 본회의를 통과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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