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가을야구 못하니 설렁설렁 경기하나
NC전 무성의 플레이 잇따라
3아웃에도 공수교대 몰라
상대 폭투땐 전력질주 없어
TV중계 해설자도 문제 지적
팬들 “끝까지 최선 경기 보고파”

2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팬들이 1-13으로 뒤진 7회 말 막대풍선을 흔들며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포스트 시즌 진출이 좌절된 탓일까. 호랑이 군단이 도통 경기에 집중하지 못한다. KIA 타이거즈가 오랜만에 만나는 홈팬들 앞에서 무성의한 경기력으로 빈축을 샀다.

KIA는 지난 2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다이노스와 주중 시즌 15차전에서 3-13으로 크게 졌다.

패인은 여러가지 였다. 마운드가 일찍 무너졌고, 폭투와 실책도 겹쳤다. 방망이도 제때 터지지 않아 대패를 당했다. 이유야 어찌 됐건 경기가 진행되다 보면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상황들이다.

문제는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자세였다. 6회초 수비가 대표적이다.

고영창은 1-13으로 크게 밀리던 6회초 1사 1루에 박민우를 땅볼로 유도했다. 유격수 박찬호가 공을 잡아 2루로 송구했고, 2루수 김선빈은 1루까지 공을 던져 더블플레이를 성공시켰다. 아웃 카운트 2개가 추가돼 NC의 공격기회가 사라지며 KIA의 6회말 공격으로 바뀔 상황이 됐다. 그런데 그라운드에 서 있던 선수들이 꼼짝을 안했다. 공수를 교대해야 되는데 선수들이 더그아웃으로 들어오지 않았다. 수비가 끝난 줄 몰라던 것이었다. 투수 고영창의 신호를 받고서야 덕그아웃으로 움직였다. 선수들이 경기에 얼마나 집중하지 못하고 있었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는 순간이었다.

비슷한 상황은 9회에도 있었다. 9회말 1사 1루. 타석에는 대타 황대인이 있었다. 황대인은 상대 투수 배민서와 3-2 풀카운트 승부 중이었다. 배민서가 6구째를 던지면서 공이 크게 빗겨가 포수 뒤쪽 펜스에 닿았다. 1루에 있던 김민식은 3루까지 달려볼만 했지만 여유롭게 걸어서 2루로 갔다. 공이 빠졌다면 최소한 전력질주를 해서 3루까지 달리겠다는 의지를 보였어야 했다. 3루까지 가지 못하더라도 가겠다는 동작이라도 취하는 게 정상적인 플레이였다. 하지만 1점이라도 더 뽑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경기를 중계하던 심재학 해설위원도 일침을 날렸다. 심 위원은 “주루플레이가 아쉽다. 지금 풀카운트 상황에서 공이 빠졌으면 최소한 전력질주를 해서 3루까지 가는 동작을 했어야 한다. 공이 빠져서 펜스에 있는데 저런 동작을 한다는 게 아쉽다”고 말할 정도였다.

현재 KIA는 5위 두산과 6.5경기차가 난다. 20일 기준 9경기가 남아 포스트 시즌 진출이 사실상 무산된 상황이다. 팬들 또한 이 사실을 알지만 경기를 직접 지켜보고 싶은 마음에 이날 챔피언스필드를 찾았다. 사회적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향되면서 이날 KIA는 약 두 달만에 관중을 맞이했다.

경기장은 734명의 관중이 찾았지만 하나같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팬들은 “몇 경기 안남았다. 가을야구가 진출이 무산돼 아쉬움이 크겠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경기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이닝 종료인지도 모르는게 말이되냐”등의 반응을 보였다.
/송민섭 기자 song@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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