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고-지방 공기업, 이제는 사회적 가치다

이관민 <광주도시철도공사 성과예산팀장>

이관민 광주도시철도공사 성과예산팀장
지난 달 말 전국 지방 공기업들의 한해 성적표가 나왔다. 바로 행정안전부가 전국 249개 지방공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년도 실적 경영평가 결과다. 각 분야 전문가들의 심도 깊은 평가와 지방공기업정책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발표됐다.

이번 평가에서 우리 지역의 많은 공기업들이 좋은 성적을 받아 코로나19로 지쳐있던 시민들에게 자긍심과 기쁨을 안겼다. 특히 광주도시철도의 7년 연속 우수기관 달성은 전국 도시철도 운영기관 최초의 성과로, 안팎의 큰 화제가 됐다. 이번 평가에서 공사는 안전·정시운행을 기반으로 한 철저한 안전관리, 지역공동체와 함께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 노력을 성실하게 펼쳐 우수한 실적을 거두었음을 인정받았다.

행정안전부 지방공기업 경영평가는 지난 1993년 지방공기업법 개정으로 처음 도입됐다. 지방공기업에 자율권을 대폭 확대시켜 주는 한편 경영실적의 책임 역시 동시에 부담하게 하는 장치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상당부문 민간영역에서 적용되고 있는 평가기법을 공공영역에 적용한다는 점에서 일부 한계도 있다. 공공성과 수익성의 평가비중, 경영평가단의 전문성·지속성, 정량·정성지표의 조화, 기관의 지역 특수성 반영 여부 등 풀어야 할 아쉬움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공기업 경영평가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 먼저, 지방공기업에 대한 경영평가는 현재의 경영실적을 측정하고 기관의 미래 성장을 위한 매개체라고 할 수 있다. 경영평가를 위해서 매년 자체적으로 계획을 수립하여 점검하고 그 결과를 개선해 경영계획에 반영하는 등 훌륭한 환류 역할을 해내고 있다.

둘째, 경영평가는 지방공기업의 경영활동을 지역주민과 직접 연결해주는 고리 역할을 담당한다. 경영평가를 통하여 주민들이 기관의 경영성과를 인지하거나 각종 비리·사고 등의 정보를 인지하게 되며, 이로 인해 지방공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셋째, 지방공기업의 경영평가는 정부가 추구하는 정책방향 및 혁신성과에 따른 과제를 이행하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청년일자리 창출, 사회적 약자·혁신제품 구매, 코로나19 대응강화 및 지역사회 회복지원 등이다. 즉, 지방공기업의 경영이 정부의 정책의지와 같은 방향으로 향하도록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면에서 올해 경영평가에서 부각된 ‘지속가능 경영’ 개념이 눈길을 끈다. 사회적 책임경영을 제고할 수 있도록 관련 항목인 리더십 부문의 배점을 기존 4점에서 14점으로 크게 확대한 것이다. 특히 상위등급을 받은 기관들의 경우 경영성과 외에도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 재난·안전관리 등 사회적 가치 부문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분석이 나왔다. 앞으로 공기업의 경영이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의 발전을 더욱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광주도시철도의 7년 연속 우수기관 선정은 공사가 시대의 흐름을 미리 읽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가치에 맞춰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간 공사는 재난관리평가 4년 연속 우수기관 선정, 광주상생카드 이용 활성화를 비롯한 지역 경제 부흥, 지역 내 우수인재를 위한 일자리 창출 등 다각적인 사회적 가치 실현을 펼쳐왔다. 즉 안전을 최우선으로 시민의 편익과 지역의 발전을 우선하는 경영으로 지역민의 신뢰감을 쌓아온 노력이 성과를 거둔 것이다.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사태로 우리 공동체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시민의 곁을 지키고 땀을 닦아줄 지방공기업으로서의 책무가 더욱 무겁게 다가온다. 공동체의 안전과 행복을 위한 광주도시철도의 사회적 가치 구현 노력에 큰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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