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서 백신 접종 80대 여성 숨져

‘백신 포비아’ 줄잇는 독감 백신 접종후 사망
광주서 백신 접종 80대 여성 숨져
독감 안전성 문의전화 곳곳 빗발
광주·전남 이상 반응 신고 49건
정은경 “백신-사망 연관성 낮아”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하는 사례가 전국에 잇따르면서 ‘백신 포비아’가 확산하고 있다. 백신과 사망과의 연관성이 낮다는 보건당국의 발표에도 광주·전남지역에서도 잇따라 사망 사례가 나오면서 지역민들의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22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19일 독감 예방접종 지정 병원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80대 여성 A씨가 이날 오후 2시께 숨졌다. 고혈압, 당뇨 등을 앓고 있던 A씨는 이날 오전 2시께 호흡곤란 증세 등으로 갑자기 의식을 잃어 전남대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입원 12시간 만에 숨졌다. A씨는 고혈압, 당뇨, 심장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최근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숨진 목포, 순천 80·90대 노인 2명에 이어 세번째 광주·전남 독감 백신 접종 사망사례다. 전국적으로는 이날 하루 동안에만 10건 이상의 사망 신고가 접수되는 등 27건(잠정 집계) 상당의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사례가 보고됐다.

질병관리청은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을 광주로 보내 A씨의 사망과 독감 백신과의 관련성을 규명할 방침이다.

이처럼 독감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지역 보건소와 독감 예방접종 지정 병·의원 등에도 하루종일 관련 문의전화가 잇따랐다. 시민들은 ‘독감 백신 접종을 해도 되느냐’부터 ‘백신 제조번호가 무엇이냐’ 등을 물으며 불안감을 나타냈다. 이미 백신을 접종한 시민들도 잇따른 사망신고와 관련은 없는지 등을 문의하며 불안한 하루를 보냈다. 의료진들은 간간히 찾아오는 독감백신 접종 대상자들에게 기저질환 여부 등 건강 상태를 체크하며 백신을 접종했다.

광주·전남지역은 이날 기준 국가 무료접종 대상자 51만7천220명 중 44.5%인 24만6천158명이 독감 백신 접종을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예방 접종후 이상 반응 신고는 모두 49건이며, 상당수가 발열 등 경증인 것으로 알려졌다.

불안감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에서 질병관리청은 백신과 사망과의 연관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사망자 보고가 늘기는 했지만 ‘예방접종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직접적 연관성은 낮다는 것이 피해조사반의 의견”이라며 “백신 접종을 아직 중단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저희와 전문가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반면, 같은날 대한의사협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독감 예방접종에 대한 안전성 입증을 위해 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간 백신 접종 잠정 유보를 정부에 권고했다.

박유환 광주시의사회 수석부회장은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고령의 어르신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분들은 독감 백신 접종에 신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는 없어 보인다. 독감 백신은 여러 백신 중에서도 높은 안전성이 입증된 백신일 뿐만 아니라 아직 백신과 사망간 연관성도 밝혀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정세영·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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