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새내기 사무관이 본 전남관광 진화
오상훈(전남도 수습사무관)

오상훈 전라남도 수습 사무관

2018년도 5급 공채시험에 합격하여 올해 18주간의 기본교육을 마치고 지난 9월 30일 전남 관광과에 수습배치를 받았다. 4개월간의 짧은 수습 기간이지만 함평 출신으로 나고 자란 고향에서 일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고 한편으로 영광이다. 관광은 특히 지역사회 발전의 핵심 분야이므로 책임을 더 막중하게 느낀다.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지 채 한 달이 되지 않은 지금, 모든 것이 처음이고 어렵게만 느껴진다. 관공서의 면면이 낯설지만 특히 관광부서의 업무영역은 생소하다. 전국의 명소를 관광하던 입장에서 실제 관광정책을 수립하고 관광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입장이 되어보니 말처럼 쉽지 않음을 통감한다.

그럼에도 전남도가 수립한 관광시책의 궤적을 따라가다 보니 전남의 관광이 그간 얼마만큼 발전해왔는지 알 수 있었다. 특히 미래를 예측하고 미리 준비하는 자세가 돋보였다. 전남의 성장패러다임인 블루이코노미(Blue Economy) 정책의 한 축으로 관광 비전인 블루 투어(Blue Tour)를 앞세우고, 2019년 남해안신성장관광벨트 조성계획을 확정해 전남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서 관광을 제시한 것이 인상적이다.

구체적인 시책과정에서도 전남 관광의 신선함이 돋보인다. 광역 시티투어버스인 ‘남도한바퀴’는 30여 개의 코스를 선정해 전남의 구석구석을 돌며 숨은 관광지를 소개하면서도 심신을 힐링할 수 있는 상품으로 특별하다. ‘남도에서 한 달 여행하기’도 기발하다. 전남에서 한 달을 생활하며 지역의 풍광, 맛, 멋을 음미할 수 있도록 하는 이 프로그램은 우리 지역의 매력을 속속들이 알리고 있다. 섬의 천국인 전남의 강점을 자랑할 수 있는 연안 크루즈도 새로운 형태의 관광으로 보인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몰고 온 관광의 위기는 전남에 새로운 도전과 진화의 필요성을 촉발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전남을 방문한 관광객 수는 847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천276만명) 대비 33.6% 감소하였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대부분의 지역축제가 취소되었고 무안국제공항의 국내·국제선 운항이 전면 중단되었던 것이 지역 관광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일찍이 영국의 생물학자 찰스 다윈(Charles R. Darwin)은 ‘종의 기원’에서 진화론을 설파하며 모든 생물은 환경에 적응하려는 본능으로 진화를 거쳐 종족을 보존한다고 하였다. 코로나19라는 위기상황에 발 빠르게 적응하여 이를 기회로 바꿀 진화된 관광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행스럽게 전남의 관광정책 진화는 현재진행형이다. 비대면·비접촉을 강화하면서도 관광 활성화를 노리는 대표적 사업으로 온택트(On-tact) 버스킹 공연을 들 수 있다. 도는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관광의 일환으로 목포시, 담양군 등 지역의 대표적 야경명소를 선정해 8회에 걸친 거리공연을 진행하였다. 그 결과, 2개월간 실시간 시청자 수 1만 7천여 명을 달성하는 등 좋은 반응을 끌어내며 포스트 코로나 시대 관광의 새로운 틀을 형성하였다.

코로나19 이후 관광의 생존전략은 무엇일까. 단체여행에서 개별여행으로 변화하는 트렌드에 재빨리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개별 관광객들이 전남에 체류하면서 지역을 깊이 체험하고 휴양을 즐길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전남이 남해안 신성장 관광벨트 계획에 따라 진도 쏠비치, 해남 오시아노 관광단지, 함평 사포 관광지 등 섬·바다 자원을 기반으로 해양관광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것은 인상적이다. 소규모 관광객이 아름다운 전남의 휴양지에서 힐링하고 체류토록 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이어질 수 있는 새로운 관광모델로 보인다.

코로나19라는 전 세계적 위기 상황에 공직 새내기로서 전남의 관광을 위해 일하게 되어 가슴이 벅차면서도 한편으로 어깨가 무겁다. 전남의 관광이 이러한 위기를 헤쳐나가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을 이루어 지역의 소득창출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도 관광 업무를 배우고 체득해 수습과정에서 익힌 업무가 정식 임용된 후 유익한 정책대안이 되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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