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5 에너지자립 탄소중립 선도도시 광주

이민철((사)광주마당 이사장)

지난 7월부터 10월까지 광주에 의미 있는 선언이 이어졌다. 7월 ‘2045년 에너지 자립도시 선언’, 8월 ‘2045년 탄소중립도시 선언’, 그리고 10월 30일의 ‘광주 도시건축 선언’이 그 것이다. 선언대로 실천한다면 광주는 완전히 새로워질 것이다. 한국의 민주주의를 선도하는 도시답게 21세기 인류 모두의 과제를 책임 있게 마주하고, 시민 모두가 함께 살 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

환경부 장관이 광주시장에게 감사편지를 보내고, 청와대와 정부에서도 광주의 선언과 움직임에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한다. 기왕 가야할 길이라면 창의적으로 선도적으로 가는 게 좋다. 선도도시는 먼저 문제 해결에 도전한다. 베끼고 따라하는 도시가 아니다. 위험 요소도 있겠지만 그만큼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다. 전문가들의 분석을 보면 재생에너지와 녹색건축 등 새로운 탈탄소-저탄소 산업에 새로운 일자리가 무궁무진하다. 정부가 그린뉴딜정책으로 대규모 재정을 투자할 때 광주는 도시를 정비하고, 새로운 미래 먹거리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정부는 파리 기후협약에 따라 올해 안에 UN에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만들어 제출해야 한다. 파리 협약이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시기(1850년~1900년) 이전 대비 2도 이하로, 나아가 1.5도까지 억제하기 위해 모든 당사국에게 ‘2050 장기 저탄소 발전 전략(LEDS)’을 수립하고, 2020년 말까지 정부안을 제출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목표를 밝혔다. 세계의 공장인 중국이 206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발표하고, 연이어 일본은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이루겠다고 발표했다. 한국 내부적으로는 저항이 있지만 세계적 흐름을 무시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제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탄소 중립’이라는 새로운 목표에 맞게 설정하고, 2021년부터 구체적 사업과 예산을 통해 과감한 전환을 실천해야 한다.

지난 10월 30일, ‘광주 도시 건축 선언’이 발표되었다. 지난날 급속한 도시 성장으로 초래된 획일적인 경관과 자동차 위주의 거리, 환경훼손과 오염, 이웃과의 단절, 무미건조한 건축물을 짓던 방식을 반성하고, 삶의 질이 중시되고 사람이 주인이 되는 도시로 재생시키기 위해 마련했다고 한다. 자동차 도시, 난개발 도시의 불명예를 벗고 사람의 도시,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적응하는 도시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2021년과 2022년이 중요하다. 에너지자립도시 선언, 탄소중립도시 선언, 도시건축선언이 말잔치로 끝나지 않으려면, 구체적 사업과 예산으로 전환을 증명해야 한다. 2021년에 할 수 있는 일은 빠르게 시작하고, 2022년 국비와 광주시 예산을 투입해 할 일을 함께 준비하면 좋겠다. 광주시와 자치구, 교육청이 공공 건물과 공간부터 재생에너지 발전과 녹색건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2순환도로에 태양광 발전을 대규모로 깔고, 여러 곳에 시민발전소를 만들어 수익이 시민들에게 돌아가도록 만들면 좋겠다.

광주시 금고가 광주은행과 국민은행으로 다시 선정되었다. 국민은행은 국내 최초로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광주시와 자치구들이 탈석탄 금고 선언에 참여하기를 바라고, 광주은행도 탈석탄 금융에 참여하기를 바란다. 좌초자산인 석탄발전에 투자하는 은행에 시민들의 돈을 맡길 수는 없다. 11월 1일, SK 그룹 8개사가 재생에너지로 전력 수요 100%를 대체하는 ‘RE100’에 국내 최초로 가입한다고 발표했다. 광주 기업들이 ‘RE100’에 가입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 앞으로는 ‘RE100’기업이 아니면 기업활동을 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자전거도로와 걷는 길을 넓히고, 숲과 공원을 늘리고, 나무심기 운동을 전시민적 운동으로 추진했으면 한다. 도시철도 1,2호선과 버스, 자전거, PM을 연결해 대중교통 중심 도시를 만들고, 자가용 승용차는 운전과 주차가 불편하도록 만들어 차량 수를 과감하게 줄여야 한다. 온실가스 감축은 물론 도시 환경이 아름다워지고 시민들의 건강과 삶의 질도 좋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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