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소비심리 위축 장기화 전망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웃지 못하는 농민들
코로나 여파 소비심리 위축 장기화 전망
최악 이상기후 곳곳서 작황부진 ‘시름’
농촌 고령화 심화 속 살림살이는 ‘팍팍’

공공비축미 수매 대기 차량
10일 광주광역시 북구 용전동 북광주농협영농자제종합지원센터에서 2020년산 공공비축미 수매를 위해 벼를 실은 차량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가을 수확철을 맞았지만 전남 농촌 들녘이 풍요로움은 온데간데 없고 농민들의 한숨과 탄식으로 물들고 있다. 사진은 최근 벼 도복(쓰러짐) 피해를 입은 담양군 금성면 논 모습.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11월 11일은 ‘농업인의 날’이다.

‘농업인의 날’은 1964년 농촌계몽운동가 원홍기 선생이 흙(土)이 십(十)과 일(一)로 이뤄진 점에 착안해 제안한 날로, 1996년 정부기념일로 제정됐다. 따라서 매년 11월 11일은 한 해 농사가 마무리되는 수확기 먹거리 생산에 힘쓴 농업인의 노고를 격려하는 날이다.

하지만 지역 농업인들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처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사회적 거리두기 등에 따른 위축된 소비심리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 때문이다.

더군다나 올해 하늘은 농업인들에게 유난히 가혹했다. 지난 여름 사상 최장 장마와 태풍이 이어지더니 수확을 코 앞에 두고 곳곳에 기록적인 폭우도 쏟아졌다.

궂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결실기에 충분해야 할 일조량이 부족해 속이 제대로 차지 못한 쭉정이들이 수두룩한 탓에 농심은 그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과일 역시 일조량 감소로 당도가 낮아지거나 작황이 나빠지는 등 큰 피해를 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농촌인구 고령화 속도 마저 빨라져 ‘농촌 붕괴’라는 재앙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의 목소리가 높다.

호남지방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통계로 보는 전남 고령자의 삶’에 따르면 전남 65세 이상 고령자 비중은 2000년 13.6%에서 2020년 23.1%, 2040년 42.0%로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시·군별 고령 인구 비율은 지난해 기준으로 고흥이 40.0%로 가장 높고 보성(37.6%), 신안(35.8%) 등이 뒤를 이었다.

살림살이도 갈수록 ‘팍팍하다’는 지표가 이를 반증하고 있다.

통계청의 최근 10년간(2010∼2019) 전남지역 농가 경제 변화상 조사결과를 보면 2019년 농가 소득은 3천 932만원으로 2010년 2천 763만 5천원보다 1천 168만 5천원(42.3%) 늘었다.

영농으로 벌어들이는 농업소득은 883만 7천원에 불과했으며 10년 전과 비교해 0.5% 줄었다.

반면 가계지출은 3천 289만 5천원으로 41.7% 늘었다. 소득에서 가계 지출을 빼면 642만원에 불과해 빠듯한 농촌 살림살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농민단체 한 관계자는 “‘농업인의 날’이 농민들에게는 한해 농사를 마무리하고 수확의 결실을 맺는 최대 잔칫날이지만, 올해는 특히 집중호우 등으로 농민들이 많은 아픔을 겪게 됐다”면서 “농민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지자체나 관련 기관에서 일회성이 아닌 현실에 와닿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세훈·임소연 기자 ash@namdonews.com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