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서 경술국치 울분 담아낸 암각문 발굴
부산면 수리봉서‘위원량 선생 망곡서’발견
장흥암각문조사단 “사료적 가치 높다”평가

장흥암각문조사단은 최근 장흥군 부산면 수리봉 정상에 위치한 바위에 장흥지역 유림 위원량 선생이 1910년 한일합병 소식을 듣고 울분을 토로한 내용을 새겨진 암각문을 발굴했다. 사진은 수리봉 암각문 모습. /장흥군 제공

전남 장흥서 일제침략을 한탄하는 내용의 암각문이 발굴돼 학계 관심을 모으고 있다.

19일 장흥군에 따르면 장흥암각문조사단은 최근 장흥군 부산면 수리봉 암각문을 비롯해 총 6곳의 암각문을 발굴했다.

이번에 발굴된 자료를 보면 ‘부춘정 암각문 3건’, ‘월산재 석비 2건’, ‘부산면 수리봉 암각문 1건’ 등이다. 특히 부산면 수리봉 정상에 위치한 바위에 새겨진 암각문은 지난 1910년 한일합병의 국치 소식을 접한 장흥지역 유림 위원량 선생이 울분을 토로하고자 수리봉 정상에 올라와 나라 잃은 울분을 칠언절구 한시에 담아낸 것으로 사료적 가치가 매우 높다는 평가다.

당초 이 자료는 김기홍 선생이 2005년도에 발견했지만 후학들의 관심이 없어 묻힐 위기에 있었다. 이번 발굴을 계기로 재조명됨은 물론 사료적 가치가 판명되는 셈이다.

이번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홍순석 강남대 명예교수는 “부산면 수리봉의 ‘위원량 망곡서(魏元良 望哭書)’ 암각문은 시를 짓고 암각문을 조성한 연대가 분명이 새겨져 있어 가치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암각문 발굴은 장흥문화원이 (재)한국학호남진흥원에서 실시하는 2020년‘제1기 광주·전남 정신문화 르네상스 문화원 동행사업’에 선정(‘문림의향 장흥지역 암각문 영상제작’과 ‘장흥의 암각문을 따라 걸으며 옛 선비들을 만나다’)되면서 시작됐다. 이 사업은 해동암각문연구회(회장 홍순석 강남대명예교수)와 장흥문화원 향토사연구팀과 공동으로 올해 11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추진된다.

앞서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1·2차 현장조사를 마친 장흥암각문조사단은 부산면, 용산면, 장흥읍 관내의 암각문을 대상으로 실측, 탁본, 동영상 촬영을 진행했다. 중·서부취재본부/심진석 기자 mourn2@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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