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미경 더킹핀 대표의 남도일보 독자권익위원 칼럼

‘스포츠마이스’를 광주특화콘텐츠로 제안한다.

배미경 (호남대학교 초빙교수·더킹핀 대표)
 

“광주는 사람이 오지 않는 도시다. 내세울 것도 볼만한 것도 없다. 그래서 관광이 안된다.”

광주광역시가 도시마케팅본부를 신설하고 도시마케팅을 본격화한 2007년 광주시 기획홍보팀장으로 합류하면서 주변으로부터 자주 들었던 소리다. 그 후 벌써 13년이 흘렀다. 그동안 광주는 쉬지 않았다. 오히려 역동적으로 움직였다. 대규모 국제스포츠대회가 가진 도시 브랜딩 효과에 주목했고, 2009년 2015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를 재수 끝에 유치했다. 국제대회 관계자들로부터 ‘퍼펙트 대회’라는 찬사를 받으며, 국제스포츠계에 ‘Gwangju KOREA’를 각인시켰다. 그 유산으로 2019년에는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세계 최대의 수영축제인 FINA월드챔피언십을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또 한번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 결과로 광주는 지난 10여년 간 영국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칼이 매년 발표한 100대 국제스포츠도시 순위 20위권의 위상을 확보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도시다.

이 과정에서 광주는 다양한 국제규격의 첨단 경기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세계수영선수권대회 유산으로 2023년에는 한국수영진흥센터가 문을 연다. 스포츠 역사박물관 등의 유형적 레거시도 준비 중이라고 한다. 여기에 시민들이 대거 자원봉사에 참여하면서 쌓은 국제대회 개최 역량과 경험은 또 다른 무형의 유산이다. 그 사이 국가 최장기 문화프로젝트로 관심을 모았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 문을 열었고, 2019년에는 김대중 국제회의복합지구가 지정되면서 김대중컨벤션센터 제2전시장 건립도 본격화하고 있다.

회의(Meeting), 포상(Incentives), 컨벤션(Convention), 전시(Event&Exhibition)의 앞글자를 딴 마이스(MICE)는 사람들이 모여서 회의하고, 전문분야의 의제를 논하며, 관련 산업에서 나온 제품을 전시하는 미래형 고부가가치산업이다. 사람이 모이다 보니 자연스럽게 관광, 교통, 호텔, 쇼핑 등 연관산업 파생 효과가 크다. 국가적으로도 신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분야다. 특히 스포츠는 기본적으로 사람이 모여서 대회를 조직화하고, 일정 기간 동안의 준비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회의, 컨벤션 활동은 필수적이다. 전세계적으로 스포츠 비즈니스의 규모는 1,473조원이며, 우리나라 스포츠 시장규모는 78조원이다. 스포츠를 매개로 모여드는 사람들을 기본 수요로 도시에 활력을 찾을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스포츠마이스’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광주는 지난 두 차례의 메가스포츠이벤트를 개최하면서 21개 종목에 이르는 국제규격의 스포츠 시설을 확보했고, 여기에 마이스 인프라까지를 갖춘 국내 몇 안되는 ‘스포츠마이스’ 잠재력을 지닌 도시다. ‘스포츠마이스’에 불을 켤 수 있는 베스트 타이밍이다. 코로나 19 팬데믹으로 세상이 몸살을 앓고 있는 이때가 오히려 광주의 새로운 미래 아이템을 준비할 시간인지도 모른다. 뉴노멀에 대응하는 발 빠른 준비와 함께 스포츠마이스를 광주만의 특화콘텐츠화하는 유일전략으로 발전시킬 기회라고 본다. ‘스포츠마이스’가 사람들에게 광주를 방문해야만 할 특별한 동기를 제공하고, 이 기회에 광주의 예향, 의향, 미향을 버무린 관광상품과 연계해 광주 관광의 시너지를 만드는 방식이다. 다행히 국내에서 스포츠마이스에 대한 주도권을 가진 도시는 아직 없다. 적어도 아시아 시장을 타깃으로 한 새로운 ‘스포츠마이스’ 시장 개발과 의제 주도권을 확보할 수 있는 매우 유리한 상황이다.

이러한 제안의 배경에는 광주관광재단에 거는 기대감도 작용한다. 지난 7월 30일 출범 이후 1,000만 관광도시를 목표로 전 임직원이 광주의 역사, 문화, 예술자원을 체계적으로 알리는 것을 시작으로 광주관광 비전설계에 나섰다. 광주관광의 콘트롤타워이자 관광산업의 씽크탱크로 광주형 관광산업 생태계를 디자인할 것으로 기대한다. ‘스포츠마이스’를 광주만의 유일전략으로 삼고 다른 도시가 쉽게 넘볼 수 없는 광주만의 특화 콘텐츠화 할 수 있는 출구를 꼭 만들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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