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기획특집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23) 금시발복(今時發福)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제4화>기생 소백주 (23) 금시발복(今時發福)
그림/이미애(단국대 예술대학 졸업)

clip20201123140458
그림/이미애(단국대 예술대학 졸업)

“예! 실은 아버지가 올봄에 돌아가셨는데 묘 자리를 잡지 못해 아직 장사를 지내지 못하고 시신을 그냥 이엉을 엮어 초분(草墳)을 만들어 덮어 놓았지요.”

나무꾼총각이 말했다.

“그래, 그렇다면 내 좋은 묘 자리를 하나 보아 줌세. 따라 오게나.”

도선은 나무꾼총각이 누룽지를 준 것이 너무 고마워 명당자리를 하나 잡아 주려고 했던 것이다. 이리 저리 산세를 살피며 나무꾼총각을 데리고 가던 도선이 산자락 아래 큰 소나무 잔디밭 양지바른 어느 한곳을 유심히 바라보며 말했다.

“바로 여기네. 이 자리에 아버지 무덤을 쓰면 금시발복(今時發福) 할 것이야!”

“아이구! 어르신, 이 자리가 그렇게 좋은 자리인가요?”

나무꾼총각이 놀란 눈빛으로 도선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렇다네. 이곳에 아버지를 모시게. 그러면 나무를 하지 않아도 넉넉하게 먹고 살 재물이 금방 생길 것이고, 내년이면 어여쁜 아내를 맞아들일 것이고, 또 아들 삼형제를 두어 모두 바른 마음을 지키고 착한 일을 하며 잘 살 것이야! 내 삼년 뒤에 이곳에 와보겠네.”

도선은 나무꾼총각에게 한 끼 누룽지 값으로 좋은 명당자리를 알려주고 그곳을 떠나갔다.

세월이 번개처럼 흘러 삼년 후 어느 가을 날 그곳을 다시 지나가게 된 도선이 그 젊은이를 생각하고는 묘 자리를 잡아준 곳에 가보니 과연 그 자리에 무덤이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묘를 아무도 관리를 하지 않았는지 잡풀이 무성하고 군데군데 허물어져 있었다.

“왜 이렇게 묘를 허술하게 방치해 둔 것이지! 혹시 부자가 된 그 총각이 변심을 한 것인가? 아니지! 그럴 사람이 결코 아니었는데.........허허! 그렇다면..........”

도선은 고개를 가로로 저으며 혼잣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리고는 그 산을 내려가 아랫마을로 갔다. 도대체 무슨 연유인지 알고 싶었던 것이다. 마침 마을 어귀에서 호미를 들고 들에 나가는 노인이 있어 그를 붙잡고 그 무덤 자리와 나무꾼총각에 대하여 물어 보았다.

“영감님, 저 위에 무덤을 썼던 나무꾼총각은 잘 사나요?”

“허험! 그 총각 뭐 하러 묻나? 그 총각 벌써 죽었어! 그때 이곳을 지나가던 풍수지관이라는 괴이한 노인이 그 자리가 금시발복할 명당자리라고 가르쳐 주었다며 자기 아버지를 그곳에 모셨는데 그곳에 무덤을 쓰고 이상하게도 병명도 없이 곧바로 죽어버렸어. 

아무래도 그 풍수지관이라는 노인 놈 아주 망할 사기꾼이었던 거야! 제 코앞도 모르는 짝대기 풍수였던 거지! 아무것도 모르고 급살 맞아 죽을 자리를 금시발복 명당자리라고 가르쳐 주었으니 말이야! 죄 없는 젊은이만 하나 죽였지! 천벌을 받아 죽을 놈! 에구구! 쯧쯧!........”

노인이 한 무더기 흉악한 욕설을 푸짐하게 쏟아놓으며 안타까움에 혀를 차는 것이었다. 

<계속>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명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