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오치남 우다방편지-코로나 대유행…광주·전남 전역 2단계 격상 막아야
오치남(이사대우/정치·총괄데스크)
 

광주광역시 북구 신안동 ‘토박이 맛집’으로 알려진 식당 여사장의 코로나19 방역 수칙 지키기는 남다르다. 일행끼리 점심을 먹으러 가도 식탁을 한칸 띄어 앉아야 한다. 식사 후 반드시 마스크를 쓰고 자리를 떠야 한다. 광주지역에서 코로나가 대유행했던 올 추석 전엔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아예 2개월 가량 스스로 식당 문을 닫았다고 한다. 40년 넘게 명절에도 문을 열고 주로 단골 손님 위주로 장사를 했던 식당 여사장에게도 코로나는 평생 가장 ‘무서운 손님’이었다.

반면 최근 광주지역 유흥주점 방문 후 코로나에 걸린 것으로 전해진 전남지역 한 가게 주인은 곤욕을 치르고 있다. 커뮤니티 카페를 통해 입에 담지 못할 인신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 이 확진자 주변 가게까지 예방적 차원에서 하루 이틀씩 문을 닫으면서 피해가 커지자 간접 피해자들의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지난 8월 이후 다소 소강상태를 보였던 광주지역 코로나 상황이 최근들어 다시 악화되고 있다. 전남지역도 매우 엄중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순천시는 지난 20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시행하고 있다. 수도권도 24일부터 2단계로 격상됐다. 이미 1.5단계를 적용했던 광주와 여수, 광양을 비롯해 호남권도 1.5단계로 올렸다.

24일 오후 6시 기준 광주·전남지역 총 누적 확진자는 각각 622명과 368명으로 총 990명이다. 1천명 돌파를 눈앞에 두면서 광주·전남 전역에 비상이 걸렸다. 전남지역의 경우 지난 7일 유행 이후 확진자가 164명에 달해 도내 전체 확진자의 거의 절반에 육박할 만큼 최근들어 무섭게 번졌다. 광주·전남지역 코로나 확산세는 다소 주춤하고 있으나 여전히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감염경로가 병원, 교도소, 은행, 학교, 학원, 종교시설, 룸소주방, 호프집 등 일상생활에서 동시다발로 나오고 있다. 가족과 친척, 지인 등으로 연쇄감염이 이뤄지면서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를 급박한 상황이다. 방역 당국은 이번 주가 광주·전남지역 대유행의 가장 큰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문제는 여전히 무증상자가 전체의 절반에 이른데다 아직까지도 감염원이 밝혀지지 않는 확진자가 많다는 데 있다. 오는 12월 3일 치러질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코로나 대유행이 다시 시작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광주·전남지역은 동일 생활권이며, 수도권도 사실상 반나절 생활권에 접어들면서 전국적으로 영향을 받고 있다. 아무리 방역당국이 총력을 쏟아도 시·도민 개개인이 방역 주체가 되지 않으면 코로나 대유행을 절대로 막을 수 없는 실정이다.

정부도 24일 1주 평균 신규 확진자 수가 300명을 유지하면 전국적으로 거리두기 2단계 상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전략기획반장은 이날 “수도권이 70~80% 비중을 차지하고, 그 외 지역은 대략 80~100명 사이를 오가는 상황”이라며 “수도권 쪽으로 환자가 발생해 2단계 격상 후 관찰하면서 효과를 지켜보겠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수도권 거리두기 효과를 분석한 뒤 전국적으로 2단계 격상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이미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코로나의 심각성을 체험했다. 코로나 확진자와 접촉자, 자가격리자 등의 고통이 얼마나 큰지 직·간접적으로 경험했다. 1주일간의 자가격리마저 감옥 같다는이야기를 하고 있다. 거리두기가 격상될수록 서민들이 겪는 고통과 피해가 엄청나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 장기화로 피로감이 커지고 경각심은 줄어든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시·도민들이 마스크 착용 생활화와 방역 수칙 준수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나는 코로나에 걸리지 않는다’거나 ‘걸려도그냥 넘어간다’는 안이함도 없지 않다.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다시 한번 모임·회식 자제 등 작은 실천이 큰 화를 막을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되새겨봐야 할 시점이다. 광주·전남 전 지역 거리두기 2단계 격상만은 막아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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