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인의 삶과 문화, 역사를 한 눈에
월곡동에 복합아카이브센터 건립중
김병학씨 중앙아 현지서 수집한
역사·문화 유물 1만2천여점 전시
항일운동과 5·18을 다룬 작품도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된 고려인들의 삶과 문화, 역사를 조망할 수 있는 고려인 역사유물전시관이 광주 광산구 월곡동에 들어선다.
24일 광산구와 광주고려인마을에 따르면 오는 12월 말 개관을 목표로 월곡2동에 ‘월곡동 복합아카이브센터’ 건립을 준비 중이다. ‘월곡동 복합아카이브센터’는 80여 년간 타국에서 유랑생활을 하면서도 조국의 문화를 지켜온 고려인들의 역사·문화를 체계적으로 전시하는 공간이다.
복합아카이브센터는 옛 고려인종합지원센터로 활용되던 건물과 바로 옆 새로 매입한 2층 주택부지에 들어선다. 옛 센터 건물은 리모델링을 통해 활용하고 옆 2층 건물 부지는 철거한 뒤 향후 2단계로 추가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연면적 199㎡인 옛 센터건물은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후 1층은 안내데스크와 카페, 휴게실, 영상자료상영공간 등으로 활용된다. 또 2층은 고려인들의 역사문화를 소개하는 전시관 겸 주민 프로그램 등이 펼쳐지는 다목적홀로 이용될 예정이다.
이 복합아카이브센터의 핵심 시설은 바로 2층에 들어설 고려인역사유물전시관이다. 옛 센터 1·2층에는 지난 2019년 (사)고려인마을 주관으로 역사유물전시시설이 들어서 있으나 비좁고 체계적이지 못해 이번에 예산지원을 통해 확장 리모델링을 거친 뒤 형식을 갖춰 개장한다.
전시관은 공사 마무리 후 국가지정기록물로 등재된 고려인 연구가 김병학씨 소유 고려인 유물을 포함해 그가 수집한 자료들이 전시될 예정이다.
유물은 고려인 유명작가나 문화예술인들이 남긴 소설, 희곡, 가요필사본 등 육필원고 등 휘귀 자료들이 대부분이며 전체 자료는 1만2천여 점에 달한다. 개인이 수집하고 관리해오던 것이지만 항일노동운동과 5·18을 다룬 작품 등은 매우 희귀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전시관이 개관할 경우 고려인의 역사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교육공간으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지역 주민과 방문객들이 모두 이용하는 커뮤니티공간을 갖춰 교류플랫폼 기능도 수행할 전망이다. .
광산구는 진행 중인 리모델링 공사와 함께 유물관 이름을 공모해 확정하고 (사)고려인마을 측과 유물임대 협약을 체결한 후 민간위탁 운영자도 모집할 계획이다.
고려인 연구가이자 기록물 수집자이기도 한 김병학씨는 “고려인 문화예술 기록물은 구소련 사회에서 숱하게 민족수난을 겪으면서도 민족 정체성을 지키려는 민족의식이 담겨있다”며 “고려인들의 생활상 및 공연 실제 모습을 구체적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희곡문학사와 연극사면에서도 희소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광주고려인마을 산하 고려인역사유물전시관 관장으로 일해 온 김병학씨는 이 유물수집 공로 등으로 ‘2020년 기록의 날’ 기념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