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 쪽빛 바다와 함께 걷는 ‘행복’
국내 최장 걷기 길 남해안해양콘텐츠 ‘남파랑길’
남도문화와 해양·섬 관광 잇다

끝이 아닌 시작
남파랑길의 출발지점은 부산이고, 종착지점은 국토의 끝에서 희망의 시작을 여는 해남 땅끝마을이다. 땅끝탑은 돛을 펼쳐놓은 것 같은 삼각뿔 모양이다. 북위 34도 17분 21초, 걸어서 더 나아갈 곳이 없는 곳이다. 땅끝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끝이 곧 시작이고, 시작이 곧 끝이라는 말이 실감난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남도문화와 해양·섬 관광을 잇는 ‘남파랑길’이 개통됐다. 남해안을 잇는 해양콘텐츠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남파랑길은 ‘남쪽(南)의 쪽빛(藍) 바다와 함께 걷는 길’이라는 뜻을 가진 전용 탐방로이다. 해남 땅끝에서 부산 오륙도까지 이어지는 1천463㎞ 거리로 국내에서 가장 긴 탐방로다. 전남 구간은 여수, 순천, 광양, 고흥, 보성, 장흥, 강진, 해남, 완도 등 9개 시·군으로 이어져 있다.

지난 2016년 개통한 ‘해파랑길’에 이어 두 번째 개통된 이 길은 총 90개 구간으로 이뤄졌으며, 한려해상과 다도해 해상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남해안의 아름다운 해안길과 숲길, 마을길, 도심길 등 다양한 유형의 길이 어우러져 걷기여행의 매력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남파랑길’은 구간별 특성을 고려한 남도문화길, 남도낭만길 등 5가지 주제의 길로 구성되면서 색다른 묘미를 자랑한다.

‘남도문화길’은 장흥에서 강진, 완도, 해남으로 이어진 구간으로 남도 유배문화와 다양한 순례 자원을 체험할 수 있으며, ‘남도낭만길’은 여수에서 순천, 보성, 고흥으로 이어진 구간으로 지역의 독특한 생태환경과 다도해를 따라 낭만을 체험할 수 있다.

‘섬진강 꽃길’은 섬진강과 꽃 경관이 아름다운 하동부터 광양까지 구간이며, 나머지 두 길은 경상도 구간이다.

남파랑길 세부 구간 90개는 여행자의 1일 이동거리와 이용 편의를 고려해 설정한 것이 특징이다. 대중교통 접근성과 항구·해수욕장 등 지역 내 주요 관광 거점과의 연계성, 여행객의 지역 내 체류 유도 등을 고려해 구간별 시작점과 끝점을 정했다.

남해의 아름다운 리아스식 해안을 따라 걷는 국내 최장의 탐방로가 개통함으로써 전남의 새로운 관광명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남파랑길’. 코로나19 여파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이맘 때, 새로운 힐링 최적지로 주목을 받고 있다.

확 트인 바다를 보며 유유자작 걷는 해남군 북평면 오산리 해안길.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남도낭만길 편(52∼77코스)

남도 낭만길은 여수, 순천, 보성, 고흥을 잇는 길이다.

남열해돋이해수욕장

여수 52코스는 율촌면 조화리 율촌파출소에서 여수공항과 여수국가산업단지의 전경을 바라보며 걸을 수 있는 구간으로 농업 경관, 산업 경관 등이 두루 어우러져 여수공항에서 소라면 대포리까지 약 5㎞를 걷는다. 걷는 동안 농촌의 삶을 엿 볼 수 있으며 확 트인 벌판에 식재된 농작물을 보고 배울 수 있고, 여수 국가산단을 조망할 수 있는 코스다. 노선 인근에는 기독교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손양원 목사의 순교기념관, 애양원 역사관 등을 연계 관광할 수 있다.

여수 오동도

여수 60코스는 여수시에서 순천시로 이어지고, 해안가를 따라 여수시의 ‘갯노을길’ 등이 조성되어 있다. 여자만을 따라 농로로 걸으면서 아름다운 주변 풍광을 바라볼 수 있다. 여자만의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할 수 있는 장척마을에서 개매기, 바지락캐기, 망둥어 낚시, 맨손고기 잡이 등 다채로운 체험이 가능하다.

순천 61코스는 순천시 와온 삼거리에서 별량면 학산리 별량화포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이미 조성된‘남도 삼백리길’ 중 순천만 갈대길이 안전 관리가 잘된 흙길과 자전거길이 포함된 코스다. 세계 5대 연안습지인 순천만 습지공원의 갈대밭을 걸을 수 있으며 용산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순천만의 S자 물길, 일몰 경관이 특히 유명한 구간이다.

보성 63코스는보성군의 ‘태백산맥 문학길’을 따라 벌교 읍내를 일주하는 구간으로 소설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역사문화적 스토리를 보유하고 있는 보성여관, 홍교, 채동선 생가 등을 두루 체험하며 걸을 수 있다. 벌교꼬막거리, 시장 등이 형성되어 있어 먹거리, 살거리가 풍부하다.

고흥 64코스는 보성군에서 고흥군으로 이어지는 구간으로 전형적인 해안가의 농촌 지역을 지나는 코스다. 걷기여행 중 전국 100대 명산으로 뽑히는 팔영산 및 백일도, 진지도 등을 조망하며 걷기여행을 즐길 수 있다. 작은 마을, 포구 등을 따라 다양한 풍경 감상이 가능하다. 바다를 끼고 있고 한적한 낚시 명소인 거군지, 소박한 마을 조용한 농로를 걸으며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고흥 커피사관학교 체험이 가능하다.

보성여관

보성 77코스는 ‘보성다향길’, 득량만 방조제, 비봉공룡공원, 율포해수욕장으로 이어지는 코스로, 대부분이 농로와 득량만 해변을 따라 조망되는 주변 풍광이 아름다운 길이다. 수심이 깊지 않아 해수욕 하기 좋은 ‘율포솔밭해수욕장’, 녹차의 고장, 보성을 체험할 수 있는 ‘율포해수녹차센터’를 만날 수 있다.

해남 땅끝마을 일출

◇남파랑길 남도 문화길 편(78∼90코스)

남도 문화길은 ‘남도 유적지와 문화가 있는 길’이다. 장흥, 강진, 완도, 해남을 잇는 길이다. 길 위에서 인문학을 한다고 할 수 있는 문화의 길이다.

보성·장흥 78코스는 보성 율포해수욕장을 출발해 명교해수욕장, 회천수산물직판장, 수문해변, 키조개마을, 한승원 문학산책로까지 장흥군으로 연결된다.

남해의 청정해역인 득량만의 넓은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수문해수욕장’, 장흥 출신 작가 한승원의 문학작품을 기념하기 위해 마련한 ‘한승원 문학산책길’ 이 펼쳐진다.

상발마을 전망대, 사금어촌체험마을, 정남진 전망대 등 푸른바다와 득량만의 아름다운 풍광를 즐길 수 있는 길이다.

장흥·강진 80코스는 이청준, 한승원 문학길을 따라 걷는 구간으로 이청준 생가와 작품의 배경이 되는 주요 장소를 둘러볼 수 있는 코스다. 조선시대 왜구를 소탕하기 위해 설치한 회령진성, 남도민의 한과 소리를 담아낸 소설가 이청준 생가, 천년학 세트장 등을 지나 수려한 해안경관을 조망할 수 있는 강진군의 마량항 일대로 연결된다.

강진 가우도 짚트렉

강진 82코스는 가우도 입구를 출발해 탐진강, 강진만 생태공원을 경유하는 구간으로, 강진만 양안을 연결하는 가우도 출렁다리, 약 1㎞ 길이로 청자타워에서 출발해 대구면 저두 해안까지 가는 가우도 짚트랙을 체험할 수 있다.

강진만 갈대숲

강진 83코스는 정약용의 남도유배길, 강진 바스락길 따라 다양한 볼거리, 체험거리를 즐길 수 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 생활을 하면서 목민심서, 경세유표 등 조선조 후기 실학을 집대성하였던 다산초당, 아담한 사랑의 구름다리를 걸을 수 있는 석문공원으로 이어진다. 철새들의 보금자리가 된 강진만 ‘철새도래지’에서는 천연기념물 고니를 보며 걸을 수 있다.

해남 85코스는 신전면 사초리 사내방조제 북쪽 교차로에서 출발하여 사내방조제를 지나 해남의 두륜산을 조망하며 해안을 따라 걷는 길이다. 다도해의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바닷가 근처에 우뚝 솟은 해남군의 두륜산과 남해안 바다를 바라보며 여행할 수 있다.

완도타워

완도 87코스는 계단 폭포가 있는 완도항 해조류센터에서 출발해 완도군의 남쪽 해안가를 따라 남해안의 아름다운 해안 풍광을 감상할 수 있다. 완도항, 다도해 일출공원, 다도해의 아름다운 전경을 볼 수 있는 완도타워, 자갈해변 등을 지나 청해포구 촬영장까지 숲길, 마을길, 해안길 등 변화무쌍한 경관이 펼쳐진다.

완도 88코스는 완도읍 대신리 청해포구의 역사드라마 촬영장 입구에서 출발해 상왕봉, 완도수목원, 완도대교까지 걷는 길이다. 상황봉 일원에서 조망하는 남해안의 전경이 특히 아름답고 숲길이 많은 길이다. 전남 유일의 남대림 수목원인 완도수목원은 상록활엽수로 세계 최고 최대의 집단 자생지를 만날 수 있다.

해남 90코스는 미황사 천왕문에서 시작하여 달마산의 ‘달마고도’를 지나 국토의 최남단 ‘땅끝’까지 걷는 길이다. 땅끝마을이 있는 미황사는 지역사람들이 달마가 머문다고 믿는 달마산에 위치해 있고, 달마산의 기암괴석과 석양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며 템플스테이도 즐길 수 있다. 땅끝 전망대와 땅끝비가 설치돼 있어 걷기여행 종착점, 혹은 출발점으로서의 상징적인 곳이다.
중·서부취재본부/박지훈 기자 jhp9900@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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