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
김 덕모(호남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참 다사단한 한 해가 저물어 가는구나!”

연구실 책상에 놓인 달력을 넘기며 문득 들었던 생각이다. 새로운 희망으로 부풀었던 2020년 1월 19일 국내 첫 ‘코로나 19’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만 해도 이처럼 세계적 팬더믹을 불러 일으키고 세계 경제의 침체는 물론 우리의 민생 경제에 이렇게 큰 어두움을 드리울지는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지금도 ‘코로나 19’라는 긴 터널을 지나며 어려움에 처한 중소 상공업자와 자영업자들을 위한 3차 재난지원금을 여야가 합의해서 실로 몇 십년 만에 법정시한을 지켜 통과한 2021년 예산에 편성했다는 보도가 들려온다.

올 한해를 돌이켜 보면, 우리는 실로 아무도 겪어보지 못한 현실을 경험했다는 생각이다.

세계적으로는 거의 모든 나라가 마이너스 경제성장을 기록한 가운데, 미국과 중국간 경제 갈등과 안보문제의 갈등, 일본 아베정권의 퇴장과 스가 정부의 등장이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 바인든 미국 대통령 당선이 세계질서와 한반도 문제에 미칠 영향 등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사안들이 발생한 한 해였다.

국내적으로도 북한의 ‘남북경협사무실 폭파’, ‘해수부 공무원 피격’ 등 남북 관계경색에 따른 한반도 안보위협, 23차례의 부동산 대책에도 불구하고 잡힐 줄 모르는 집값과 전세 대란 등 부동산 정책의 난맥상 노정, 중소기업 침체와 자영업자들의 폐업 속출과 청년실업 등 민생 경제의 여러움 가중 등이 무거운 현실로 다가왔다.

국내의 정치적 상황도 검찰개혁을 기치로 등용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검찰의 갈등, 정부의 탈원전 정책의 일환인 월성1호기 가동 중단과 감사원의 감사 갈등, 현재도 진행형인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갈등’ 등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결코 편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다.

나는 우리의 통치체제가 내각제의 요소가 많이 가미돼 있다고는 하지만 대통령제 하의 통치제제에서 국정의 최고 책임은 어디까지나 대통령과 집권여당에 있다고 생각한다. 단임제 5년임기 대통령제하에서 역대 대통령들을 보면 집권 3년차 정도에 레임덕이 오는 경우들이 많았다. 그러나 문대통령은 아직도 지지도가 40%를 상회하는 힘 있는 대통령이다.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 팬데믹’을 잘 관리한 탓에 세계가 ‘K-방역’을 주목하고 있고, 많은 정치평론가들의 야당 승리 예측에도 불구하고 지난 4월에 치러진 총선은 180석에 육박하는 집권 여당의 승리로 일하는 국회를 가능케 했다.

문대통령은 초유의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한 비전으로 한국판 뉴딜정책을 제시하였다. 2025년까지 160조의 예산을 투여하여 ‘디지털 뉴딜’, ‘그린 뉴딜’, ‘안전망 강화’를 통해 한국경제를 회생시킨다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디테일의 조정을 통해 미국의 대공황을 타계한 루스벨트 대통령의 성공 교훈이 문대통령의 ‘K- 뉴딜정책’으로 승화하여 우리 경제회생의 해법이 되기를 바란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올 한해 우리 광주 전남의 상황을 살펴보면, 광주잔남 발전의 키를 쥐고 있는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의 상생 노력에 아쉬움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몇 일전 광주전남 상생협의를 위해 1년 만에 만났던 두 광역단체장의 행보는 시도민에게 상생의 희망보다는 실망을 안겨주었다고 생각한다. 광주전남이 한 뿌리임을 강조하고 무한경쟁시대에 다른 지역과 견주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상생과 협력, 연대를 통한 시너지를 발휘해야 한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생협의를 위한 두 지도자의 만남에서 광주공항과 군공항 문제가 원만하게 타결되지 못하고 혁신도시 시즌2에 대한 논의나 나주 SRF(열병합발전소) 문제 등이 해법을 찾지 못한 것은 대단히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9월 이용섭시장에 의해 제기된 시도통합 논의도 대구와 ‘부울경’, 세종과 대전 등 다른 광역지자체들이 발 빠르게 논의를 전개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지금이라도 두 지도자의 언급처럼 ‘동심만리(同心萬理)’, ‘동반자’ 정신으로 협력하고 연대하여 한 뿌리 광주전남의 상생방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우리 시도민들과 국민들은 지금의 상황이 꽉 막힌 동굴이 아니라 가다보면 끝이 보이는 터널이라고 생각할 것이며, 그 터널 끝에서 희망찬 내일의 태양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첼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주인공 스칼렛이 읍조린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는 말이 귓전을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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