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평 은행나무 수목원이 주는 교훈

전남 나주에 있는 남평 은행나무 수목원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이곳 수목원은 지난 2014년 사진작가들 사이에서 SNS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8만여 평의 대지에 수 백 그루의 매실나무를 지키기 위해 울타리 역할을 했던 수령 50년 이상 된 은행나무 수 천 그루가 즐비해 있어 전국적인 명소가 됐다.

지난해만 20여만 명이 찾았을 정도로 지역의 핫플레이스가 됐고 전라남도로부터 민간수목원 3호로 지정됐다. 이같은 유명 관광지 소유주는 마을 주민과의 갈등 때문에 ‘벙어리 냉가슴 앓듯’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심지어 주민과 폭행 사건으로 까지 비화돼 경찰 조사를 받는 처지가 됐다.

수목원을 들어가기 위해서는 비좁은 마을 골목길을 통과해야 하는데, 은행나무가 절정인 가을철 평일, 특히 주말이면 수 백 대에 달하는 승용차가 몰려 주민들은 생활에 불편을 겪기가 일쑤였다. 주민과 갈등이 빚어진 결정적 이유다. 특히 동네 곳곳에는 수목원과 나주시를 비난하는 현수막이 내걸렸고 주민들은 확성기를 동원해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태다.

시간이 흐를수록 갈등 수위가 도를 넘어선 상황이지만 이를 중재하고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나주시의 태도는 미지근하기만 하다. 지난 2017년 국토부로부터 진입도로 (23억 원) 확충 승인을 받고도 석연치 않은 이유로 3년이 지난 올 5월에서야 공사에 착수했다. 늑장행정의 대표적인 오명 사례로 비판받아 마땅하다는 여론이 그래서 일고 있다.

각 지자체는 관광객 끌어모으기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대대적인 홍보를 펼친다. 남평 은행나무 수목원은 민간이 돈을 들여 조성했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나주시의 역할이다. 관광인프라 구축은 지자체의 몫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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