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특별기고-어촌의 새바람…‘어촌뉴딜 300’ 확대는 필수

정광호 전남도의회 농수산위원장(신안2)

내 고장 신안은 섬으로 둘러싸여 있다. 어느 곳이나 바닷가가 보이고 바닷가의 배를 정박하는 소규모어항을 쉽게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필자가 어렸을 때 보았던 어항들은 매년 낡아가면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정부나 전라남도의 예산 대부분은 국가어항이나 지방어항에 편중돼 있고 시군 자체적으로 소규모어항을 개·보수하기는 역부족이다.

어업인들의 주된 경제활동 시설인 소규모 항ㆍ포구는 비법정 어항으로 그동안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을 받지 못하여 낙후된 곳이 많으며, 이는 어촌 지역의 정주 여건 악화로 이어져 극심한 인구 감소와 도서지역 공동화의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18년 7월 해양수산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어촌 뉴딜 300 사업’을 발표했다. 어촌 뉴딜 300 사업은 낙후된 어촌과 어항을 지역 특성에 맞게 개발하는 국책사업으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3년간 진행되는 어촌 환경 개선 사업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노후화된 여객선 대신 새롭게 건조한 배를 투입하고, 선착장도 안전하고 쾌적하게 바꿔나가며, 지역의 핵심자원을 활용한 차별화된 콘텐츠를 발굴해 나갈 수 있다. 또 어촌의 유휴시설을 청년창업이나 문화예술인의 창작공간으로 제공하고, 기반시설 투자가 필요한 해양레저 부문은 권역별 거점 조성 후 어촌과 연계함으로써 전국 연안을 종주하며 즐길 수 있는 ‘U자형 해양레저관광벨트’를 구축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어촌마을마다 독특한 매력과 특색을 지닌 해양레저형·국민휴양형·어촌문화형·수산특화형·재생기반형 등 다양한 유형으로 재조성이 가능하다.

해양수산부는 3조 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소규모 어항이나 포구 중 개선이 시급한 300곳을 선정하고 선착장, 방파제, 여객편의 시설 등을 정비해 나가고 있다.

우리 전남은 지난해 1차 공모(2019년)에서 전국 70개소의 37%인 26개소, 2차 공모(2020년)는 전국 120개소의 31%인 37개소, 3차 공모(2021년)는 전국 60개소의 32%인 19개소가 선정되었다. 선정 지역 한 곳당 평균 100억 원에 가까운 예산이 투입되어 ‘가기 쉬운 어촌’, ‘찾고 싶은 어촌’, ‘활력이 넘치는 어촌’으로 변해가고 있다.

어업인의 생활기반 개선사업인 어촌 뉴딜 300 사업의 대상지로 선정되길 바라는 어촌 주민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으며, 이는 전국적인 추세이다.

전국적으로 어촌뉴딜사업이 가능한 대상지는 2천177개소(총 2천290개소 중 국가어항 113개소 제외)로 해양수산부가 계획하고 있는 300개소는 주민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며, 이번 어촌 뉴딜 300 사업이 완료되면 소규모어항 개발은 다시 늪으로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와 같은 어업인들의 열망을 알기에 필자를 포함한 전남도의회 농수산위원회에서는 지난 8월에 국회를 방문해 이개호 농림해양수산위원장 등 5명의 지역 국회의원을 만나 간담회를 하고 지역 현안 사업인 어촌 뉴딜 300 사업을 대폭 확대해 줄 것을 건의했고,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에서도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어촌뉴딜사업의 실 집행률이 낮다는 이유로 사업의 중단 또는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어촌 뉴딜 300 사업은 단순한 토목사업이 아니고 농어촌 융·복합 종합 콘텐츠 사업이다. 사업 특성상 초기 행정 절차(직영, 위탁)상 크고 작은 문제점이 있었지만 담당 공무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정상궤도에 올라 있고 항·포구가 있는 전국 모든 지자체에서 가장 선호하는 사업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정부에서는 지방 소멸 위기를 돌파하고 어촌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는 어촌뉴딜사업을 당초 3년 300개에서 6년에 1천 개 이상으로 지속 확대해야 한다.

어촌 뉴딜 300 사업이 어촌이 직면한 문제를 다 해결해 준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어촌 경제활동을 위해 필요한 기반 시설을 확충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의 마중물은 될 수 있을 것이며, 포스트 어촌뉴딜 사업을 위해 지역특성과 정체성을 잘 반영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어촌의 활성화, 삶의 질 개선, 어업인 소득 증대로 이어지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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