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고-우리에겐 아직 기회가 있다
이상익(함평군수)

이상익 함평군수

상상해보자. 자신의 남은 수명이 30년 밖에 안 된다면 어떻겠는가. 생각만 해도 끔찍할 것이다. 누군가는 괴로움에 몸부림칠 것이고, 또 다른 누군가는 기대수명을 늘리기 위해 과학의 힘 또는 신앙에 기댈 것이다. 최근 30년 시한부 선고를 받은 지역이 있다. 이른바 ‘소멸위험지역’이다. 전체 인구에서 20~39세 여성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65세 이상 노인인구 비중의 절반이 안 되는 지역을 말한다. 가임 여성이 적고 노인인구가 많아 인구가 소멸할 가능성이 크다는 말이다.

문제는 우리 함평이 소멸위험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는 것이다. 지난 1965년 14만 1845명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지금은 인구 3만 붕괴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특히 젊은 층이 매우 적은 반면, 노인인구는 전체 인구의 36%를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30년 후 없어진다는 말이 허황된 말은 아닐 것이다.

처음 지방소멸을 제시한 일본의 마스다 히로야 전 총무장관은 일본의 인구감소는 저출산도 원인이지만, 그보다는 지방에서 대도시로의 인구이동에 더 깊은 관계가 있다고 봤다. 지방은 인구가 격감하는 반면 대도시 인구는 급증하는 현상을 꼬집은 것이다. 문제는 지방의 인구감소 파장이 지방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지방의 인구감소는 곧 지방소멸, 이후에는 연쇄적인 도시 붕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논리는 비단 일본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지금 함평이 그렇다. 아기 울음소리보다 곡소리가 더욱 잦다. 인구유입은 뱁새걸음인데 인구유출은 황새걸음이다. 인구가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대도시로의 유출을 막고 지역의 지속적인 발전을 확보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 군은 출산장려금, 다자녀가정 지원을 비롯해 임신육아교실 운영, 건강관리사 지원 등 다양한 출산장려정책을 추진해 왔다. 이 덕분에 지난 2014년에는 합계출산율이 전국 3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인구는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다. 출산장려만으로는 가임기 여성의 부족, 젊은 층의 유출이라는 현재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일자리다. 안정적인 직업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이른바 ‘3포 세대’가 등장한 것이다. 게다가 농업이 전체 산업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함평은 여타 도시에 비해 여건이 더욱 열악하다. 인구유출을 막고 새로운 인구를 유입해 지속가능성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 체질을 변화시켜야 한다.

그래서 군은 민선7기 시작과 함께 산업 인프라 구축,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 유치 등에 힘써왔다. 체류형 관광을 위해 호텔·콘도·루지·상가 등을 건설하는 사포관광지 개발 사업으로 9천억 원이 넘는 민간 투자도 이끌어냈다. 특히 지역 최대 역점사업이라 할 수 있는 빛그린산단 2단계 조성사업이 순항하면서 외부 인구 유입을 이끌 산단 배후단지 조성사업도 광주광역시·전남도 등과 긍정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렇듯 민선 7기 함평군의 경제신념은 명확하다. 새로운 산업기반을 조성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면 기업이 들어온다. 그러면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고 사람들은 그 좋은 일자리를 찾아 지역에 돌아온다. 사람이 늘어나면 지역경제가 되살아나고 그만큼 또 기업이 늘어나는 경제 선순환이 군이 궁극적으로 기대하는 이상향이다.

바로 지금이 함평발전의 분수령이다. 민선 7기가 새로운 함평 부흥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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