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세계박람회장…항만공사 공공개발 가닥

해수부 “수익성 적지만 재무적으론 가능 판단”

100% 공사채 발행…부채 3천658억 떠안아

정부 상환금 세금감면·추가 지원 등 해결돼야

항만공사 관광시설 인수하나 여론 극복도 변수
여수세계박람회장 사이트/여수시 제공
공공개발이냐 민간개발이냐를 놓고 수년째 표류하던 2012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 활용 방안이 여수광양항만공사가 공공개발 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해수부는 지난 12월 말 ‘2012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 활용계획 변경 타당성 검토 용역’을 완료하고 항만공사(YGPA)가 주도하는 공공개발 방안에 대한 최종 검토에 들어갔다.

해수부는 이번 용역에서 여수박람회장의 매각 대상 부지를 공공인수 후 현재 매각대상 부지를 매각·임대·사업수행으로 구분해 재무적 타당성을 집중 점검했다.

용역은 올 1월부터 2050년까지 30년을 기준으로, 100% 공사채를 발행해 재원을 조달하는 것을 전제로 진행됐다.

정부 출연금의 인수 범위와 매각 대상 부지의 이용 방식 등을 반영해 모두 6개의 시나리오를 검토했다.

일단 여수광양항만공사가 박람회장을 인수해 운영을 했을 경우 2050년까지 666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수익성 검토결과 시나리오에 따른 ‘수익성 지수(PI)’가 0.93~1.03으로 예상돼 투자비 회수가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PI가 1보다 크면 재무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다만 시나리오에서 수익성이 낮은 대안의 경우 신규 투자안의 수익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여수세계박람회재단인 여수세계박람회장의 관리·개발 주체가 여수광양항만공사로 바뀔 경우 항만공사는 오는 2025년까지 정부 선투자금 3천658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민간에 매각할 경우에는 매각 대금을 최장 5년간 분할 납부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용역에서는 세금 감면 및 정부출연부채 분할상환 등 수익성 확보를 위한 제반 가정들이 충족돼야 한다고 제시했다.

시나리오에서 검토한 신규 투자안의 구체화와 보완, 예상 투자일정 등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항만공사의 재원조달에도 크게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수광양항만공사의 현재 재무상태는 영업이익률 등을 고려해 양호하며 투자비 조달도 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박람회장을 인수·운영하는 대규모 투자비가 발생하는 사업의 경우 수익성이 예상을 벗어나면 추가 재원조달이 발생할 수 도 있다고 경고했다.

2050년 기준 항만공사 부채 비율은 29.42%로 예상하고 있는데 박람회장에 투자해도 최저 5%에서 최고 61% 범위에서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돼 재무안정성도 양호하다는 것이다.

해양수산부는 이번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관계부처 협의 등을 거쳐 사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해수부 해양정책과 관계자는 “지난 12월 말 용역결과가 나왔는데, 여수광양항만공사가 공공개발을 했을 때 수익성은 약하지만 재무적으로는 가능하다고 판단한다”면서 “장관 보고 등을 거쳐 정책 방향을 정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역사회와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공공개발 취지 설명과 법 개정 등의 구체적인 여러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아직 최종 확정됐다고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여수광양항만공사가 공공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적잖다. 무엇보다 항만공사가 떠 안아야할 3천658억원에 대한 세금감면과 추가적인 지원, 상환금액의 분할 납부 등의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

특히 광양항 개발·운영을 위해 설립된 여수광양항만공사가 막대한 부채를 부담하면서까지 여수 대표 관광지인 세계박람회장을 인수한다는 지역 여론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도 변수다.

한편 여수세계박람회재단 측은 엑스포 개최 이후 2013년부터 사후활용을 위해 민간 매각을 추진했으나 평가 결과 사업 내용이 박람회 성격과 맞지 않아 무산됐다.

2017년에는 복합상업시설 구역에 4개 업체가 투자 의사를 밝혀 제안서를 받았으나 역시, 부적격 판단이 나왔다.

2019년에는 숙박시설과 워터파크, 복합상업시설 전체를 개발하겠다는 민간 투자자가 나타났지만, 전남도와 지역 시민단체가 공공 개발을 주장하며 진전을 보지 못했다.
동부취재본부/장봉현 기자 coolma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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