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낭도-사도 간 해상 인도교 추진…논란 ‘재점화’
여수시, 인도교 개설 기본계획 수립 용역 발주

여수 낭도에서 바라본 사도/장봉현 기자

전남 여수시가 20여년만에 낭도-사도 간 인도교 설치를 다시 추진하면서 문화재 훼손과 환경파괴 논란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10일 여수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6일 공룡의 섬으로 유명한 사도와 낭도를 연결하는 인도교 개설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용역의 핵심은 공룡 화석지가 산재해 문화재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낭도와 사도 일원에 개발행위가 가능한지 여부를 판단하는 내용이다.

6월까지 5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이번 용역은 인도교가 가설될 구간에 대한 문화재 현상변경허가가 가능한지 여부를 검토한다. 오는 8월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여수시는 용역결과에 따라 최적의 노선 제시와 개발 기본구상 등 인도교 설치 기본계획을 수립해 문화재 현상변경허가를 받는다는 계획이다.

낭도와 사도는 750여m 거리로 아주 가깝다.

여수시는 이번 해상 인도교 사업 추진은 사도 주민들의 지속적인 요구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2월 여수-고흥 간 연륙·연도교 개통으로 낭도까지 접근성은 좋아졌지만 사도의 경우 배를 타고 입도가 가능하기 때문에 주민 편의를 위해 인도교 가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도교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문화재 훼손과 환경파괴 문제 등으로 또 다른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여수시는 지난 2005년 낭도-사도 간 인도교 설치를 추진했지만 무산된 바 있다.

당시 여수시는 교량 설치를 위해 68억원 규모의 공사에 착수했으나, 문화재청은 공룡 화석지 보호구역 경계로부터 500m 이내에 대규모 인공구조물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유로 2007년 현상변경허가를 불허하면서 공사는 중단됐다.

이후 이뤄진 2011년 민간투자 계획도 비슷한 이유로 현상변경허가가 불허된 바 있다.

사도는 국내에서 가장 길다고 알려진 84m의 공룡 보행렬 발자국을 비롯해 4천여 점의 공룡발자국 화석이 천연기념물 제434호로 지정돼 보존가치가 높게 평가받고 있다. 사도와 마주보고 있는 낭도리 인근도 주상절리와 공룡발자국 퇴적층 등이 발견되는 등 보존가치가 높다는 평가다.

여수시 관계자는 “그동안 문화재청 허가 등의 문제로 사업 추진을 못했지만 연륙·연도교 개통으로 섬 관광 전성시대가 열리는 등 상황이 바뀌어 재추진하게 됐다”며 “문화재 현상변경이 안되면 다음단계 진행이 안 되기 때문에 최대한 문화재를 훼손하지 않는 쪽으로 노선을 변경하겠다”고 말했다.
동부취재본부/장봉현 기자 coolman@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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