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기고 - 관심과 부주의, 난방용품의 두 얼굴
정선모(광주남부소방서장)

정선모 광주남부소방서장

작년 한 해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많은 것을 바꿔 놓았다. 예년의 연말·연시 들뜬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게 조용한 분위기에서 신축년을 맞이했다.

마스크는 신체 일부가 되었다 말해도 과언이 아니며, 5인 이상 집합 금지 명령과 사회적 거리 두기 정책에 따라 외출보다 가정 내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고 폭설과 한파 시기인 지금, 겨울철 난방 용품 사용이 많이 늘어 사소한 부주의와 방심은 자칫 큰 화재로 돌아오기 때문에 화재 예방에 각별한 관심과 주의가 필요하다.

최근 5년간 겨울철(12월~2월)에 일어난 화재는 5만 8천여 건으로 전체 21만 3천여 건 중 27%를 차지하고 있다. 화재사고가 가장 많은 봄철(29%) 다음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화재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 피해를 살펴보면 겨울철의 경우 사망자 39%, 부상자 30%로 화재건수에 비해 겨울철 화재피해는 다른 계절보다 훨씬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5년간 주택 화재는 5만 7천여 건으로 그중 겨울에 29%인 1만 7천여 건이 발생했다. 이러한 원인은 날씨가 춥고 밤 시간이 길어지면서 난방용품 등 사용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겨울철 대표적인 난방용품이 ‘전기장판·히터’이며, 안전사고의 원인 또한 ‘전기장판·히터’가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전기장판·히터 등의 전열기기는 어떻게 사용해야 안전할 수 있을까? 화재 예방을 위해 3대 겨울용품(전기장판·히터, 전기열선, 화목보일러)의 주의사항을 알아보자.

첫째 대표적인 난방용품인 전기장판·히터는 편리성만큼이나 화재 위험이 높고 안전사고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므로, 장시간 사용을 자제하고 사용 후 전원을 끄는 등 안전 수칙을 반드시 지켜야 화재를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전기장판은 열에 취약한 매트리스(라텍스)와 함께 사용하는 것도 주의해야 하고 전기히터 주위에는 가연성 물질들을 가까이 두지 말고 안전거리를 확보한 상태에서 사용해야 한다.

둘째 전기열선의 경우 겹쳐서 설치하지 않기, 열선의 피복 상태를 확인하고, 모든 전열기기는 안전 인증(KC)을 받은 제품을 사용하도록 한다.

셋째, 화목보일러에 의한 화재는 보일러 과열, 가연물 근접 방치, 불티 비산, 연통의 열 등의 원인으로 화재가 발생하는데, 가연물은 보일러와 최소 2m 이상 떨어진 장소에 보관하고, 연료(나무) 투입구 안을 3~4일에 한 번씩 청소하며, 3개월마다 연통 청소를 해서 내부가 막히지 않도록 하고, 나무 투입 후에는 반드시 투입구를 꼭 닫아 불티가 날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끝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경우를 대비해 주택용 소방시설(소화기·단독경보형 감지기)을 꼭 설치할 것을 당부한다. 각 가정에서 주택용 소방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내 가족뿐만 아니라 이웃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

대부분의 사고가 방심과 부주의로 발생하기 때문에 앞에서 제안한 안전 수칙을 잘 지켜서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나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곡돌사신’이란 고사성어가 있다. “굴뚝을 굽게 만들고 아궁이 근처의 땔나무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라는 뜻으로 화근을 없애 재앙을 미연에 방지하라는 말이다. 불이 난 이후에 잘 끄는 것보다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이 더욱 중요한 ‘안전가치실현’ 이라고 본다.

코로나19로 인해 일상적인 생활이 그리워지는 지금, 마스크 착용 등 공중보건수칙을 지키면서 동시에 화재 예방도 꼭 실천해 안전하고 행복한 올 겨울이 되길 바라며, 올해 흰 소띠의 의미처럼 신성한일이 생겼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힘든 일도 묵묵히 끝까지 이겨내는 우직한 소처럼 지난해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활기찬 일상으로 회복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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