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종합

민주당 이낙연 대표, 흔들리는 광주 민심 잡기 총력
“사면 문제, 대통령 말씀 존중”
5·18묘지 제2묘역 개선 약속
양동시장 방문…국밥집서 점심
대권 잠룡들 호남 구애 본격화
이재명·박용진 잇따라 광주 行
 

설 명절을 앞두고 텃밭 호남의 민심을 잡기 위한 민주당 대권 잠룡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광주 방문에 나선 데 이어 차기 대선 주자들이 잇따라 호남행 열차에 몸을 싣을 예정이어서 ‘민심 잡기’ 경쟁이 벌써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이낙연 대표는 18일 광주를 방문해 전직 대통령 사면론으로 흔들린 ‘지지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이날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이 대표는 전직 대통령 사면 문제와 관련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라는) 대통령의 뜻을 존중한다. 대통령 말씀으로 그 문제는 매듭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사면 문제에 대해 “지금은 말할 때가 아니다”고 말한 것에 대한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 대표는 광주 민심의 상징인 5·18에 대한 각별한 관심도 드러냈다.

그는 “지난해 국회에서 5·18 관련 3법이 통과돼서 5·18에 대해 그 누구도 범접하거나 훼손할 수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며 “보람으로 생각하면서 앞으로도 오월 정신이 광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그리고 일류의 미래를 밝히는 횃불이 되도록 더욱 노력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2묘역을 어떻게 개선할까 하는 것이 오월 가족들의 오랜 숙원”이라며 “늦지 않게 용역을 주고 가장 좋은 개선방안을 찾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민생 행보를 이어가며 ‘텃밭 다잡기’에도 공을 들였다. 5·18묘지 참배에 앞서 지역 최대 전통시장인 양동시장에 들러 상인들을 만났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 대선 당시 들렀던 국밥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참배 뒤에는 천주교 광주대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를 예방했다. 이 대표는 다음 달 설 명절 전에 지지 기반인 전남을 다시 찾을 예정이다.

이 대표와 민주당 내 차기 대권 주자 경쟁을 벌이는 이재명 경기지사는 오는 29일 광주를 찾는다. 이 지사는 광주시가 개최하는 ‘인공지능 중심 산업융합 집적단지 착공식’에 참석하는 등 호남 민심 챙기기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차기 대권 도전을 선언한 호남 출신의 민주당 박용진 의원도 20일 1박 2일 일정으로 광주를 방문해 지역민들과 소통한다.

민주당의 심장부인 호남에서 대권 경쟁이 치열해지자 지역 정치권에서는 공개 지지 선언이 잇따라 나오며 조기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호남에서는 처음으로 민주당 민형배(광주 광산을) 의원이 이재명 지사 지지를 선언하자 이병훈(광주 동남을) 의원이 이낙연 대표를 지지하며 맞불을 놨다.

아직 지지를 표명하지 않은 지역 의원들은 구체적 언급을 아끼면서 민심 향배 추이를 지켜보고 있지만 일부 의원들은 차기 대선 주자들과 비공식 접촉면을 넓히면서 보폭을 넓혀가는 행보도 포착된다.

지역 의원 중 친문 및 586 운동권 출신의 지지를 등에 업고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의 등판 분위기도 감지된다.

야권에서도 수도권 민심에 영향력이 있는 호남 잡기 경쟁에 본격 나설 태세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명절 전에 광주를 찾아 지지자들과의 만남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정가 한 관계자는 “선거 때마다 호남은 ‘민심 풍향계’로 전략적 선택을 했다”며 “호남 민심이 명절을 전후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내년 대선, 지방선거까지 영향을 줄 수 있어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정세영 기자 jsy@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