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단 상설공연으로 고려인 역사 복원해요
광주고려인마을, 국내 첫 극단 발족
오는 5월 한진의 희곡 ‘폭발’ 선봬
다양한 작품 통해 후대에 자긍심 심어

연극 ‘나는 고려인이다’

조상의 땅 ‘광주’에 둥지를 틀고 정착, 문화를 형성해 나가고 있는 고려인마을이 문화예술로 지역민들에게 한발짝 더 다가선다. 광주 고려인마을은 최근 고려인마을 극단을 발족하고 공연을 준비하고 있는 것.

고려인마을극단은 지난해 국립아시아문화전당과 고려인마을이 공동 제작한 연극 ‘나는 고려인이다’ 공연이 큰 성과를 거두고 아시아문화전당 대표 콘텐츠로 선정됨에 따라 극단을 더욱 구체화해 ‘역사마을 1번지’ 광주고려인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크게 높여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고려인마을은 최영화 호남대 교수를 예술감독으로 선임하는 것을 필두로 단무장에는 윤경미 나모문화네트워크 단장을, 운영팀장으로 임현자 씨를, 고려인청소년과 연극인을 단원으로 선임하고 위촉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연극 ‘나는 고려인이다’

고려인마을 극단 발족과 함께 오는 5월에는 대표적인 재소고려인 2세대 한글문학 작가이자 카자흐스탄 고려극장의 유일한 프로극작가인 한진(1931-1993)의 희곡 ‘폭발’을 각색해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한진’은 1964년에 고려극장에 들어간 이래 사망한 1993년까지 수십 편의 희곡을 써서 연극무대에 올렸고 그 연극들은 고려인사회뿐만 아니라 소련중앙문화예술계의 큰 주목도 받았다.

수 많은 작품 가운데 희곡 ‘폭발’은 재소고려인들이 생산한 모든 장르의 문학작품을 통틀어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유일한 작품이다. 이 작품으로 당시 탁월한 문학적 성취를 이룬 작가에게 주는 베. 마일린(Б. Майлин)상을 수상했다. 또한 대한민국 국가기록원은 희곡 ‘폭발’을 국가지정기록물 제13호로 등재했다.

지난해 1월 국가기록원은 광주고려인마을이 소장하고 있는 유물 2만여 점 중 고려인 유명작가나 문화예술인들이 남긴 소설, 희곡, 가요필사본 등 육필원고 21권과 고려극장 80여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사진첩 2권 등 총 23권을 국가 기록물 제13호로 등재하며 그 소중함과 역사성을 인정한 바 있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고려인마을극단이 발족함에 따라, 고려인선조들이 이룬 자랑스런 문화가 광주에서 한 걸음 더 성장하는 역사적인 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영화 예술감독 또한 “앞으로 시민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줄 연극작품을 선보이며 국가문화예술발전을 선도해 나가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고려인마을 극단은 고려인어린이합창단, 고려인청소년오케스트라 ‘아리랑’, 고려인아리랑가무단과 더불어 고려인마을이 지원하는 예술단으로 활동하게 됐다. 이들은 앞으로 역사마을1번지 광주고려인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연극을 제작해 상설 공연한다. 이를 통해 일제강점기 국권회복을 위해 헌신한 고려인선조들의 피어린 역사를 복원하고 그 후손들에게는 자긍심을 심어 주며 국가민족문화예술을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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