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로 종이박스도 ‘귀한 몸’

택배량 폭증…골판지 수급 불안 탓

산업부, 관련단체와 수급안정 협약

직장인 윤모(32·여)씨는 최근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한 침구류 배송이 연기된다는 문자를 받았다. 해당 업체는 “공장 사정으로 포장상자 배송이 어려워 비닐 포장으로 발송될 예정”이라고 안내했다. 윤씨는 “종이박스가 없어 배송이 안된다는 사실에 당황스러웠다”며 “비닐포장이라도 물건이 상하지 않도록 꼼꼼하게 포장해 달라고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택배 수요가 폭증하는 상황에서 골판지 공급 부족으로 인한 ‘종이박스 대란’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설 명절을 앞두고 소비자와 소상공인들은 종이박스 공급부족으로 택배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지지는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종이박스 대란은 지난해 10월 경기도 안산의 대양제지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원인으로 파악된다. 박스 원자재인 골판지 원지 생산량의 7~8%를 담당하는 대형 업체로 일부 기업들이 사재기에 나서면서 박스 품귀 현상이 더 극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택배상자 수급 불균형이 심각해지면서 산업부에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판지 수요와 공급기업을 대표하는 한국제지연합회, 한국제지공업협동조합,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 한국박스산업협동조합과 ‘골판지 수급 안정을 위한 상호협력 협약’을 맺고 골판지 원지 생산을 늘리고, 수출을 자제하는 등 공동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또 제지업계에서는 수요가 급증하는 상자용 골판지 원지 생산설비 도입을 통해 생산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신문용지용 기존 설비를 개조해 골판지 원지 생산용으로 바꾸는 방식으로 하루 평균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한국골판지포장산업협동조합은 일본, 동남아 등으로부터 오는 3월까지 6만t의 골판지 원지를 수입할 예정이다.

전남지방우정청은 현재까지 우체국 창구 택배박스 판매에 큰 차질은 없는 상황이지만 박스공급업체 생산량 차질을 고려해 한시적으로 재질을 변경해 납품이 가능하도록 박스 제작업체와 협의했다. 우체국 이미지를 손상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재질 변경해 공급물량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관련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택배 물량이 크게 늘면서 박스공급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어 설을 앞두고 종이박스 부족에 대비해 물량을 확보 중이다”며 “일회용품과 종이박스 사용이 증가하고 있어 원활한 공급과 함께 환경보호를 위해 재활용 할 수 있도록 사용 후 회수하는 방안 등 정책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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