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노동자 살인적인 업무량 여전”

“택배 노동자 살인적인 업무량 여전”
광주 지역 택배노조 총파업 예고, 물량 폭증에 택배기사 잇단 사고
설 앞두고 ‘택배대란’ 우려 커져 “과로사 또 발생할 수도…절망적”

19일 광주 남구 송하동 CJ대한통운 송암터미널앞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 호남지부가 설 명절을 앞두고 실효성 있는 과로사 방지 대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광주지역 택배노동자들이 설 명절을 앞두고 실효성 있는 과로사 방지 대책을 촉구하며 총파업을 예고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호남지부는 19일 CJ대한통운 송암터미널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사들이 과로사 대책을 발표한 뒤에도 과로사가 여전히 발생하고 있다”며 “사회적 합의 기구에서 제대로 된 대책을 합의하고 즉시 시행할 것을 약속하지 않는다면 살기 위한 총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노조는 “과로사 문제가 사회적 화두에 오르면서 택배사들이 지난해 10월 과로사 대책을 발표했지만, 지난해 12월에 4명, 올해 1월에 1명 등이 과로로 쓰러져 숨지거나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며 “택배 노동자들은 여전히 심야 배송과 장시간 노동 등의 열악한 근로환경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분류작업 인력에 대한 관리 및 비용 책임에 대해 원청택배사가 100% 책임지고 투입해 택배노동자들이 배송과 집화 업무만 담당하도록 해야한다”며 “그래야 현재 전체 노동시간에 약 40%를 차지하는 분류작업 시간이 줄어 노동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택배 노동자들은 택배 요금 정상화와 야간 배송 중단 등 개선 사항도 촉구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7일 부산 기장에서 롯데 택배 기사가 배송 도중 뇌출혈로 쓰러진 데 이어 같은 달 23일에는 수원에서 롯데 택배 기사가 출근 중 쓰러져 사망했다. 지난해 12월 14일과 22일, 올해 1월 12일에도 수도권의 한진 택배 기사 3명이 각각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의 과로로 인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등 택배노동자들의 살인적인 업무량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이와 관련 정부와 국회, 택배사 및 노조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는 이날 5차 회의를 열고 분류작업과 심야 배송 등으로 인한 택배노동자의 과로사 방지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택배노조는 사회적 합의 기구에서 택배 노동자 과로 방지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쟁의행위 찬반투표 후 오는 27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할 계획이다. 파업에는 CJ대한통운, 우체국, 한진, 롯데, 로젠 등 5개 회사 택배 노동자 5천50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실제 택배노조가 총파업에 나설 경우 설 명절을 앞두고 택배대란이 발생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노조 측은 이날 “코로나19 확산과 연말연시를 맞아 택배 물량이 폭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과로사 발생이 예견되는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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