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같은 6m 버디’…김시우, 짜릿한 역전 우승
▶PGA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캔틀레이와 엎치락뒤치락하다
막판 승부수 성공 1타차 감격
16·17번홀 연속버디로 승기
3년 8개월만 정상…통산 3승

김시우, 우승 트로피 들고 ‘활짝’./AP=연합뉴스

김시우(26)가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총상금 670만 달러)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5일 외신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김시우는 이날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킨타의 PGA 웨스트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잡아내 8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23언더파 265타를 친 김시우는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의 추격을 1타차로 따돌리고 시즌 첫 우승을 올렸다.

이로써 김시우는 2016년 8월 윈덤 챔피언십, 2017년 5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어 3년 8개월 만에 PGA 투어 통산 3승째를 달성했다. 또 최경주(8승)에 이어 한국인 PGA 투어 최다승 2위에 등극했다. 18번째 한국인 우승자로도 이름올렸다. 우승상금은 120만6천달러(한화 약 13억3천만원). 김시우는 이번 우승으로 2023년까지 투어 카드와 함께 오는 4월 열리는 마스터스 출전권을 확보했다.

승부처는 16번홀과 17번홀이었다. 김시우는 이 두 개의 홀에서 연거푸 버디를 낚으며 우승컵 향방을 결정했다.

전날 3라운드까지 5언더파가 되면서 맥스 호마, 토니 피나우(이상 미국)와 공동선두로 4라운드를 출발한 김시우는 전반에만 4타를 줄이며 챔피언조 경쟁자들에게 앞서갔다. 그러나 후반들어 복병이 등장했다. 패트릭 캔틀레이(미국)이었다. 3라운드까지 김시우에게 4타 뒤졌던 캔틀레이는 전반 9번 홀 동안 6개의 버디를 쓸어 담아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김시우가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 킨타의 PGA웨스트 피트 다이 스타디움 코스에서 열린 미프로골프(PGA) 투어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최종라운드 17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환호하고 있다./AFP=연합뉴스

또 13번 홀까지 버디만 2개를 추가하면서 공동선두에 오르더니 15번(파5)과 16번 홀(파4) 연속 버디로 가장 먼저 21언더파를 만들며 단독선두로 도약했다. 이어 18번 홀(파4)에서 12m 내리막 슬라이스 라인의 버디 퍼트를 떨궈 1타차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쳤다. 캔틀레이는 4라운드에서 버디를 11개나 잡아냈다.

김시우는 3년 8개월만에 잡은 우승 기회를 결코 놓칠 수 없었다. 15번홀까지 캔틀레이에 한 타 뒤져있던 김시우는 남은 16번·17번·18번 3개홀에서 두 타를 줄여야 했다. 김시우는 16번홀(파5)에서 1차 승부수를 띄웠다. 이 홀에서 버디를 낚지 못하면 남은 2개홀에서 모두 버디를 해야 하기에 반드시 타수를 줄여야 했다.

드라이버 티샷에 이은 5번 우드 세컨샷으로 투온에 성공한 그는 16m 이글 퍼트를 1.2m에 붙인 다음 버디에 성공, 공동 선두 자리를 되찾았다. 우승을 위해선 1타가 더 필요했다. 17번 홀(파3)에서 또 한 번 승부를 걸었다. 티샷을 핀에서 6m 거리로 날린 김시우는 홀 오른쪽을 향해 출발해 왼쪽으로 살짝 휘어져 내려가는 라인을 정확하게 읽은 다음 퍼트를 했다. 공은 라인대로 굴러가더니 홀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예술같은 롱퍼트 버디였다.

2개홀 연속 버디였고, 단독 선두로 올라서는, 그리고 사실상 우승을 결정하는 천금같은 퍼트였다. 공이 홀에 떨어지자 김시우는 승리를 확신한 듯 주먹을 불끈 쥐고 흔들며 포효했다. 김시우는 마지막 18번홀에서도 안정적인 티샷과 세컨샷을 앞세워 파를 기록하면서 승리의 만세를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연장전을 대비해 연습장에서 웨지샷을 가다듬던 캔틀레이는 김시우의 파 퍼트가 성공되자 그대로 가방을 꾸려야 했다.

김시우는 경기를 마친 뒤 PGA와의 인터뷰를 통해 승부처를 놓고 “16번홀 전까지 한 타 뒤지고 있었던 상황이어서 버디가 간절했다. 16번 홀에서 버디를 하면서 최소 연장까지는 만들어 놓았던 것 같았다. 17번홀에서 조금 자신감 있게 퍼트를 했고, 그게 들어가서 나도 모르게 파이팅이 나온 것 같다”고 전했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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