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특별기획-18살 청소년의 힘겨운 홀로서기
⑬자립키트 후원자 소개&성과
“아직은 따뜻한 사회…지속적 관심으로 온정 이어지길”

매년 연말연시가 되면 주변 이웃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전달하는 훈훈한 기부 소식이 이어지기 마련이다. 올해 역시 정겨운 소식들이 줄을 잇고 있다. 특히 최근 이른나이에 사회로 내몰려지는 보호종료대상아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들을 향한 사랑과 응원도 전달되고 있어 따뜻한 세상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한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와 광주아동옹호센터, 광주 가정위탁지원센터, 광주아동자립지원전담기관 등 관계기관에서는 일찍 어른이 될 수밖에 없는 보호종료아동이 제대로 자립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보호종료아동 자립키트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보호종료아동 자립키트 지원 사업이란 보호종료아동들이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고 사회에서 진정한 자립을 이룰 수 있도록 소소하지만 꼭 필요한 이불과 전기장판, 냄비, 세제 등 생필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는 보호자 없이 홀로 정착해야 하는 보호아동들에게 경제적 부담을 줄여 주기 위한 지역 사회의 선물이라고 할 수 있다. 보호종료아동 자립키트 지원에 참여한 후원자들 가운데 특별한 사연을 가진 후원자와 그간 진행된 자립키트 후원에 대한 성과를 소개한다.

지역 침구 업체인 운현궁 김미옥 대표이사는 이른 나이에 사회진출을 앞둔 보호종료대상 아동들의 건강한 자립을 위해 이불 40채를 후원했다.

▶김미옥 운현궁 대표이사

“포근한 엄마의 품 느낄 수 있도록”

새 출발을 앞둔 아이들에게 엄마의 품 같은 포근함을 선사한 후원자가 있다.

지역 침구업체 운현궁 대표이사 김미옥씨가 바로 그 주인공. 김미옥 대표이사는 자립키트 후원을 통해 보호종료아동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이불 40채를 기부했다.

김미옥 대표이사는 후원 참여 배경에 대해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어린 시절, 5~6명의 형제들과 한 이불을 덮고 자라면서 불편한 점도 많았지만, 당시를 떠올려보면 행복하고 포근했었다”라며 “모든 것이 넘쳐나는 풍족한 세상 속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보호종료대상 아이들에게 포근한 엄마의 품을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정성껏 이불을 만들어 기부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편안하게 잠을 자면 몸도 개운해지고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다”면서 “새 출발을 앞둔 보호종료대상 아동들에게 조금이나마 응원하고, 돕고 싶다는 마음에 후원을 결심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른 나이에 사회로 진출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김 대표이사는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어린 시절을 보냈고, 사업을 하면서도 어려운 점이 많았다. 그럴때마다 ‘나를 이기면 세상도 이길 수 있다’라는 마음으로 스스로와 싸우며 나만의 길을 찾아 나갔다”라면서 “갑작스레 맞닥뜨리는 세상이 두려울 수도 있고 많은 유혹에 흔들릴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할 수 있다! 해내보자!’라는 마음으로 오기를 갖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면서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특히 김미옥 대표이사는 나눔을 통해 얻는 행복을 강조하며 후원 동참을 당부했다. 그는 “가난에서 벗어나고자 억척같이 살아왔는데 아무리 돈이 많아도 병으로 죽고, 가진 것이 많아도 짊어지고 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보니 욕심이고 부질없이 느껴졌다”라며 “반면 나눔은 오히려 나를 행복하게 했다. 내가 가진 것 중의 일부를 조금 나눴을 뿐인데 도움을 받는 당사자에겐 살면서 처음 느껴보는 행복을 경험하게 하는 것을 보면서 나 스스로가 더욱 행복해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감정은 나눠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를 것”이라며 “앞으로도 나눔을 실천하며 나와 이웃들의 행복을 더욱 키워나가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자립키트 후원에 참여한 ‘운현궁’은 1996년부터 시작된 침구명가로 광주에서 출발한 지역대표 브랜드이다. 운현궁은 소량 다품종, 100% 국내 생산으로 다양한 디자인과 꼼꼼한 솜씨,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고객들로부터 지속적인 사랑을 받아온 업체이다.

“자립 앞둔 아이들에 지지대 역할 ‘톡톡’”
 

지역 내 80명의 보호종료대상 아동에게 전달된 자립키트.

▶자립키트 후원 성과

이번 자립키트 후원 모금으로 지역 내 80명의 보호종료대상 아동이 생활에 필요한 자립키트를 전달받을 수 있게 됐다.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 등은 지역 내 가정위탁세대 40명을 비롯해 보육시설 거주아동 32명, 그룹홈 거주아동 8명에게 전기장판을 비롯한 침구세트, 각종 세제 등이 담긴 자립키트와 10만원 상당의 편의점 카드를 전달할 계획이다.

자립키트 후원은 자립에 대한 설렘보다 두려움이 앞선 아이들에게 힘을 실어주고, 지지대 역할을 마련하기 위해 기획됐다. 특히 “500만원이라는 한정된 자립정착금으로 숟가락부터 이불, 각종 세제 등 실생활에 필요한 생필품을 구입해야하는 부담감이 크다”라는 보호종료대상 아동들의 목소리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우선적으로 자립키트를 전달받은 보호종료대상 아동들이 후원키트의 구성과 활용도 면에서 높은 호응을 보였다는 점이다. 자립키트를 전달받은 일부 아동들은 ‘정착금 이외에도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물품을 받았다’는 점에서 진한 감동을 전했다는 후문이다.

또한 자립키트를 준비한 실무자 입장에서도 반응이 높았다.

김지은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 팀장은 “아이들의 목소리에서 시작됐기에 후원자와 실무자, 의견을 제시한 퇴소예정 아이들 모두 만족할 수 있었다”면서 “내년에 자립을 앞둔 친구들도 올해 자립키트를 받은 선배들을 보고 자신도 이같은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물어보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자립을 앞둔 아동들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자립키트 후원이 지속될 수 있도록 보호종료아동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윤경현 광주가정위탁지원센터 과장은 “자립키트를 전달받은 몇몇 위탁가정에서는 알찬 구성에 깜짝 놀라했다. 실생활에 꼭 필요한 물품들이 질도 좋고 양도 많다며 호응이 좋았다”면서 “사전에 아이들에게 의견을 묻고 먼저 자립한 아동들에게 조언을 받아 실효성있게 구성하려고 노렸했던 점이 전반적인 물품구성의 만족도를 높인 요인으로 작용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광주지역본부는 자립키트를 보호종료아동들에게 전달한 이후 실사용 만족도를 조사하기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자립키트의 실효성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향후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보호종료대상 아동의 건강한 자립을 위해 학습 및 보육비 지원, 자격증 취득지원, 심리정서지원사업 등 건강한 자립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마련하고자 한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

<자립키트 후원 참여 개인·기업>
▲유노윤호팬클럽 ‘KACHIKAJA Be with Yunho’ ▲운현궁 ▲국제와이즈멘 태봉클럽 ▲이마트광주점 ▲명지원명가 ▲기아타이거즈 윤석민&팬클럽 ▲꿈채농산 ▲맘스팡 ▲한국광기술원 ▲LH광주전남지역본부 ▲호남권역재활병원 ▲농협은행(주)광주영업본부 ▲기아 광주공장 ▲정원장학복지재단 ▲조선이공대학교 프랜차이즈 최고경영자과정 원우회 ▲어린이재단 광주후원회 ▲김재형 ▲송화태 ▲곽현미 후원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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