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한부모가정 보육대책 절실
<위드코로나 시대, 지역사회 안전망은? ③>
상당수 아동보호센터 운영 중단, 경기 침체로 구인활동도 어려워
“편견 큰 상처…인식 전환 절실”

광주광역시 광산구 한 거리에서 한부모 가정 부녀가 손을 잡고 걷고 있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26일 광주광역시 광산구 한 카페에서 만난 20대 청년 A씨는 자신을 ‘아빠’라고 소개했다. 올해 세 살배기 아이를 키우고 있는 A씨는 지난 2019년 배우자와 갈라선 뒤 싱글대디의 삶을 살고있다.

싱글대디의 삶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가장 막막하게 다가온 건 경제적 어려움이었다. 맞벌이를 해도 모자를 판에 갑작스럽게 벌이가 반으로 줄어드니, 당장 아이의 분유값 조차 걱정거리가 됐다. A씨는 이를 해결하고자 아이를 시설에 맡기고 대리기사부터 택배 상하차, 일용직 등 안 해본 일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점점 나아지는 것 같았던 상황은 지난해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급격히 나빠졌다. 경기 침체로 구인활동이 매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아르바이트는 물론 회사에 취직하고 싶어도 아이를 홀로 양육해야 되는 A씨의 사정을 고려해 고용해줄 곳은 없었다.

게다가 아이를 맡길 수 있는 상당수 시설도 문을 닫거나 원활히 운영되지 않아 위탁마저도 불가능했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대부분의 한부모 가정 지원 정책도 여성 한부모 가정인 모자 가정 중심으로 구성돼 지원금 외에 별다른 혜택을 기대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실제로 광주 남구에서는 한부모 가정 복지시설 3곳이 운영되고 있지만 미혼모와 모자 가정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어 남성 한부모 가정이 이용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정부의 지원이 큰 힘이 되지만 안정적인 삶을 위해선 밤낮으로 일해야 하는데 남성 한부모 가정에겐 마땅한 보육 대책이 없다. 이 같은 상황은 한부모 가정 뿐만 아니라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게 공통된 어려움일 것”이라며 “돌봄 공백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한부모가정에 대한 편견도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그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부모가 함께 아이를 키우지않으면 문제가 생길거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건 노력하면 극복이 가능하지만 편견은 아이에게도 트라우마로 남는 등 큰 상처가 되는 만큼 사회적인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고 호소했다.

한편, 광주지역 5개 구에 따르면 광주지역 한부모 가정은 7천40세대·1만7천여 명으로 이 중 모자 가정은 5천233세대·1만3천여명, 부자 가정은 1천297세대·3천200여 명으로 집계됐다.
/김재환 기자 k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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