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철현·김회재·서동용, 현안마다 엇박자
서로 감정적 대응하며 공개 비판 나서
여수 박람회장 개발 서로 다른 목소리

여수세계박람회장 사이트/여수시 제공
좌부터 주철현(여수 갑), 김회재(여수 을), 서동용(순천광양곡성구례 을) 국회의원./남도일보DB

여수 박람회장의 사후 활용계획을 둘러싸고 머리를 맞대도 시원찮을 관할지역 같은 당 국회의원 3명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감정적 대응마저 보이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이들 3명의 국회의원들이 상대방을 행해 공개 비판을 서슴지 않거나 “국회의원직을 걸고 반대한다”면서 연일 발언 수위를 높여가고 있어 “소지역주의에 함몰된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2012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 활용계획 변경 타당성 검토용역’ 결과 “항만공사(YGPA)가 주도하는 공공개발이 적합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해수부는 이번 보고에서 “항만공사가 여수박람회장의 매각 대상 부지를 인수 후 운영할 경우 투자비 회수는 물론 수익성도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여수와 광양지역 3명의 국회의원 중 주철현 의원(여수 갑)은 적극 찬성입장이고 김회재(여수 을), 서동용(순천·광양·곡성·구례 을) 의원은 강력 반대입장이다.

먼저 박람회장 시설을 지역구로 두고 있는 주철현 의원은 2012엑스포를 개최한지 10년이 되어 더는 미룰 수 없는 문제라며 해양 관련 전문기관인 항만공사가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박람회장의 민간 매각보다는 박람회 개최 정신과 세계와 약속한 여수 선언의 정신적 가치를 살리기 위해서는 항만공사 개발이 최선이자, 지역사회의 요구라는 게 주 의원의 설명이다.

이에 김회재 의원은 “”박람회장은 항만공사가 운영할 게 아니고 여수시가 인수하든지 아니면 별도 법인 만들어서 공공개발을 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또 “최근 K-컬쳐가 대세인데 여수에는 주말이면 수 만명씩 몰려온다”며 “박람회장 개발은 여수 100년 대계를 보고 진행돼야 하고, 항만공사에 넘어가면 이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광양을 지역구로 둔 서동용 의원은 “광양항 발전을 위한 항만공사의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시점에서 막대한 부채를 안고 박람회장을 인수하는 것은 큰 판단 착오로 국회의원직을 걸고 본격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어 “광양항 스마트복합항만 육성, 세풍산단 배후부지 조성 등 1조원이 넘는 대규모 투자 등 산적한 사업이 많은 상황에서 관광시설인 박람회장을 인수해 운영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며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여수세계박람회장 사후활용 문제는 지역의 해묵은 현안이다. 그동안 여수시와 시민사회, 정치권에서는 토론회와 여론조사, 시민단체 의견수렴, 민간매각 추진 등 사후활용을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런 어려운 과정을 거쳐 박람회장 활성화의 새로운 해법이 여수광앙항만공사 주도의 공공개발 방안이었다.

이 같은 분위기가 곤혹스러운 것은 항만공사 공공개발을 추진해 온 주철현 의원과 이에 찬성하는 전남도, 해양수산부다. 주 의원 입장에서는 자신이 주도적으로 추진해온 사업을 소속 정당이 발목을 잡는 모양새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역의 가장 큰 숙제라고 할 수 있는 박람회장 사후활용 방안을 두고 같은 지역구, 같은 당내 의원끼리 전혀 다른 목소리를 내느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서로 의견 충돌이 있다는 것은 사전 조율이 없다는 것을 반증한다”며 “주요 사업들을 추진하기에 앞서 서로 상의를 하는 게 바람직한데 그런 소통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앞서 주 의원과 김 의원은 지난해 11월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전라선 고속철도 조기 구축 토론회를 두고도 미묘한 갈등을 겪은 바 있다. 여수시, 순천시, 구례군, 곡성군이 주관한 이 토론회는 당초 주철현 의원과 함께 개최하기로 했었지만 김회재 의원 측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하면서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전라선은 2011년 여수세계박람회개최를 앞두고 ‘복선 전철화’ 이후에도 전국에서 유일하게 3시간대 KTX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전라선을 고속철로 신설하게 되면 익산~여수 구간이 기존 98분에서 60분으로 단축되면서 국가 철도망 구축계획에 부합하는 서울~여수 2시간대 진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전남 동부권의 같은 당 출신의 국회의원들이 서로 협력해서 지역발전에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함에도 소지역주의에 기반하거나 오히려 주민들에게 불안감과 우려감을 안겨주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동부취재본부/박준일·장봉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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