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코로나가 바꾼 민족 최대 명절…“집콕이 효도다”
귀향 대신 화상 세배·세뱃돈 이체
추모는 온라인·미리성묘로 마쳐
액막이 소독·소규모 윷놀이 등 권장

코로나19 ‘3차 대유행’ 방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연장에 따라 설 연휴인 11일부터 14일까지도 전국에서 5인이상 사적모임 금지조치가 유지된다. 코로나 확산 위기 가운데 맞이하는 설명절, 달라진 풍속을 알아본다.

◇세시풍속 변화 자발적 노력
코로나가 민족의 대명절인 설날 세시풍속을 바꿔놓는 문화 변화가 예상된다. 코로나에 취약한 노부모님의 건강을 위해서 민족의 대이동과 같은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이 위즈코로나 시대의 지혜라는데 이견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국민대중의 문화적 행위를 규제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대안이 되는 새로운 문화를 제시하고 변화를 촉진하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뒤따라야 점진적인 변동이 자발적으로 뒤따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지난 추석부터 새로운 아이디어가 등장해 대중에게 선보였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설명절 귀향을 자제해 달라는 프랑카드. / 해남군 사진제공

◇귀성 없는 집콕이 효도
해마다 설날이 다가오면 부모님이 계신 고향으로 향하는 인파가 귀성길을 가득 매웠지만 올해는 달라질 전망이다. 열차 승차권 예매가 지난 추석에 비해 15% 감소했다고 한다. 열차에서는 통로 쪽 좌석은 비우고 창가쪽만 앉을 수 있다. 감면했던 고속도로통행료도 정상 부과된다. 고속도로 휴게소 안에서 식사는 금지고 포장 판매한다.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귀성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하며 ‘집콕’효도(?)를 홍보하고 있다.

설 성수용품 장보기로 손님 가득했던 1년전 남광주시장

◇간소한 차례상에 온라인 추모
설날 차례를 지내기 위한 상차림은 설대목 장보기, 농산물선물 등 소비를 유발한다. 물가 변동이 발생할 정도로 전통시장 소상공인 등 시장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올 설에는 5인이상 집합금지로 인해 가족 모임이 감소함에 따라 장보기가 줄었다. 손승기 남광주시장상인회장은 “귀성 감소에 따른 간소한 설 준비로 예년 대비 매출이 60% 감소했다”고 한다. 온라인 상차림도 등장했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추모공원 이용 유가족을 대상으로 온라인 추모 서비스 ‘e하늘장사정보시스템’을 운영하는데, ‘차례상 음식차리기’가 등장했다. 조상들이 즐겨 드셨던 음식 이미지를 선택해 상차림 구성이 가능하도록 서비스한다. 직장인 A씨는 “간소하게 차례상을 차려두고 각지에 흩어진 가족과 화상회의 시스템을 연결해 덕담을 나누는 가족모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추모 방법 / e하늘장사정보시스템 홈페이지 이미지

◇덕담은 통화로, 세뱃돈은 이체로
차례를 지내고 떡국을 나눠 먹고 나면, 아이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세배돈을 기다렸다. 차려 입은 설빔으로 멋을 내고 둘러서서 어르신에게 큰절을 올리며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요’하고 세배를 한다. 어른들은 좋은 말로 덕담을 하며 기분 좋은 신권으로 준비한 세배돈을 손에 쥐어 주는 훈훈한 가족 모습이 설날 풍경이었다. 세뱃돈용 신권을 교환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던 은행 창구가 올해는 한산하다. 세뱃돈도 온라인으로 송금하는 사례가 많아 빳빳한 신권이 필요 없어졌기 때문이다. 덕담은 통화나 SNS로 남기고 세뱃돈은 계좌이체하는 비대면 세배 풍속이 등장했다.

남도광역추모공원 전경/해남군 사진제공
영락공원. /광주도시공사 제공

◇미리성묘·합동성묘·온라인성묘
설명절 휴일 동안 돌아가신 선대 조상들의 묘지에 성묘하는 풍경도 온라인성묘로 대체된다. 설 연휴기간 광주광역시 영락공원과 망월묘지공원의 묘지·봉안시설 등을 임시 폐쇄하고 대신 ‘e하늘장사정보시스템’서비스를 제공한다. 해남군에 소재한 ‘남도광역추모공원’에서는 홈페이지를 통해 연중 무휴로 방문 없이 고인을 추모하는 온라인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같은 온라인을 통해 공원에 모셔진 고인을 검색하고, 헌화·추모글 작성·차례상 꾸미기·지방쓰기·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공유 등이 가능하다. 성묘객이 몰리지 않는 날에 ‘미리 성묘’, 자치단체장과 공무원들이 ‘합동 성묘’ 등을 진행하고 영상을 공유하기도 한다.

합동 성묘

◇전통놀이로 집콕 명절나기
설명절에 액막이로 호랑이그림을 그렸고, 설 전야인 세석에 대청소를 했었다. 쾌적한 집콕을 위해서 가족끼리 소독과 함께 대청소를 계획하는 사람도 있다. 소독 후 호랑이 그림 그리기로 코로나 액막이를 한다면 시대에 맞는 설풍속이 될 수 있다. 전영숙 다놂 전통놀이다문화교육연구소장은 “설명절 세시풍속 놀이로 윷놀이·널뛰기·연날리기 등이 있었는데 소원을 적은 방패연도 만들어 날리고 윷놀이, 고누와 같은 전통놀이로 집콕 명절나기 문화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서정현 기자 sjh@namdonews.com

윷놀이 장면 / 전영숙 다놂 전통놀이다문화교육연구소장 사진제공
연만들기 하는 가족. / 전영숙 다놂 전통놀이다문화교육연구소장 사진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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