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의 과거’ 어떻게 기억되고 거듭날까
▶‘Re:born 1953-2021’ 展
4월 25일까지 이강하미술관서
고 이강하 작가 남도 대표작 선봬
제13회 광주비엔날레 기념 특별전

이강하 작 ‘무등산의 봄’

故 이강하 작가는 1953년에 태어나 2008년도에 타계한 지역의 대표 화가이다. 1980년 조선대 미술학과에 입학한 그는 그 해 ‘5월’ 시민군으로 참여했다. 이 경험을 통해 민족동질성 회복에 대한 강한 애착을 갖게 된다. 김종수·강연균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예술과 인생을 배운 그는1980년부터 1998년까지 남맥회를 창립해 이끌었다.

광주 남구 양림동에 거주하면서 이강하는 묵묵하고 성실하게 자신만의 개성과 독창적 예술세계를 동시대적 시선을 담아 다양한 시도와 자유로운 표현의 작품으로 ‘남도의 회화사와 지역의 담론’을 만들어가는 것을 지향점으로 활동했다. 전통적인 단청문양의 비단길이나 전통문화를 비롯 가족과 무등산, 영산강 등 남도 자연 풍경 속에 역사적 한과 통일을 향한 염원을 사실주의적으로 담아내 왔다. 그가 ‘무등산 작가’ ‘남도의 작가’‘양림동의 작가’로 부르는 이유다.

이강하 작 ‘여명의 태평소’(충장갤러리 소장)

고 이강하의 생전 작품들을 현재의 시각과 관점에서 조망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광주광역시 남구 이강하미술관은 오는 4월 25일까지 이강하의 남도 풍경과 무등산 대표작품(1970년대~2000년대 초반)을 선정해 선보이는 전시회를 개최한다. ‘Re:born 1953-2021’전으로 이름붙은 전시는 오는 4월 개막예정인 13회 광주비엔날레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과 연계해 열린다.

이번 전시는 과거의 예술과 예술가가 2021년 시대에 어떻게 기억되어지고, 거듭날 수 있는지를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전시회이다. 전시 작품은 한 예술가가 탄생하고 작고하기까지 마주한 지역의 풍경과 먹고 자란 향토음식, 사람들과 공존했던 사실들을 증명하듯 작업의 배경이 되는 일련의 과정으로 보여준다.

이강하가 바라본 남도의 풍경들은 시선의 재구성 또는 영적으로 부활하거나 거듭난 초현실적 새로운 풍경으로 다가온다. 실제 풍경과 눈에 보이지 않는 풍경 사이, 자유와 평화 그리고 무형의 이상적 세계관을 담고자 노력하며 표현해왔던 작가의 예술혼을 만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시대를 맞이하지 못했거나 실재가 존재하지 않는 작고 예술가에겐 예술이 어떤 의미로 거듭날 수 있는가를 ‘Re:born 1953-2021’전서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강하 작 ‘영산강과 어머니’

이강하미술관측은 “진정한 예술가는 현실에 실존하지 않지만, 그가 남긴 작품들을 통해 계속 예술의 의미와 메시지가 생존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지 모른다”면서 “현재 이강하가 작품을 제작할 수는 없지만, 남겨진 과거의 작품과 현재에도 존재하는 그의 작품을 통해 2021년 우리가 살아가는 풍경을 예술로 새롭게 해석하고 재생(再生)되는 의미를 전달하고자 한다”고 전시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2018년에 개관한 이강하미술관은 2021년까지 매년 그의 특별·상설 전시회를 통해서 다양한 지역과 세대의 관람객과 만나고 있으며, 새로운 관점의 예술의 재조명을 주제로 다루고 있다. /김명식 기자 msk@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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