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가 추상화 무늬처럼 아름다움 발산하는 멋진 녀석
우리나라 난대림 보고 ‘완도수목원’에서 조우
카메라로 여러 컷을 날려도 날아가지 않는 멋쟁이
이름 특이…담배·거세미 들어간 이유 ‘아리송해’

남도일보 특별기획 = 이정학의 ‘신비한 자연속으로’ <22> 담배거세미나방
 

 

사진-1 담배거세미나방애벌레(2019년 10월 12일, 괘일산)
사진-2 담배거세미나방애벌레(2020년 9월 14일, 광천동)
사진-3 담배거세미나방(2018년 9월 18일, 완도수목원)
사진-4 담배거세미나방(2018년 9월 18일, 완도수목원)

완도수목원은 우리나라 난대림의 보고다. 광주에서 많이 떨어져 있어 쉽게 찾기 어려운데 난대수목이 많은 지역에는 어떤 나방 애벌레들이 살고 있는지 무척 궁금하다. 숲해설가 교육을 받을 때 몇 번 가본적이 있는데 그땐 별로 아는게 없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할수 없었다.

나방에 대하여 관심을 가진후부터 난대수목을 먹이식물로 하는 애벌레가 궁금하여 진도, 해남, 완도등으로 자주 다니며 애벌레를 찾아 다니던중 허운홍 선생을 모시고 완도수목원에 같이 간 적이 있다. 진도 접도에 이어 두 번째 같이한 애벌레 탐사 작업이었는데 많은 애벌레들을 만날 수 있었다. 거의 연구가 되어있지 않아 이름을 알수 없어서 선생님께서 채집하여 사육하셨는데 곧 발간될 애벌레도감 3권에서 볼수 있을 것이다. 많은 기대가 된다.

2018년 9월 18일, 다정큼나무에 열매가 풍성하게 맺혀있다. 검정주머니나방의 것으로 보이는 도롱이가 매달려 있는데 뭔가 색다른 녀석이 보인다. 얼핏보면 그냥 지나칠뻔한 무엇이….

일단 샷을 날리고 보니 멋진 나방이다. 마치 누가 추상화를 그려놓은것 같다. 여러 컷을 날려도 그대로 멋진 포즈를 취한다. 기억을 더듬어보니 담배거세미나방이다. 이름이 참 특이하다. 왜 이름에 담배가 들어갔는지, 거세미는 또 무엇인지?

거세미는 거위의 방언이라는데 어른벌레나 애벌레를 봐도 전혀 연상이 되질 않는다. 국명을 붙일 때 이런걸 반영해서 붙이면 기억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러면 애벌레는 어떻게 생겼을까? 쉽게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만날수가 없다.

2019년 10월 12일, 옥과 괘일산으로 물매화를 만나러 갔는데 애벌레를 처음 만났다. 도감에는 출현시기가 9월로 되어있는데 가을이 깊어가는 10월 중순에 보인다. 물달개비등 여러 풀을 먹는데 녀석은 마른 가지위에 붙어 있다. 황갈색에 배 윗면 양쪽으로 반원형 검은무늬가 마디마다 있으나 노숙하면 희미해진다.

애벌레는 녹색형과 갈색형 등 색상의 변이가 있다. 작년 광주천에서 영산강환경지킴이로 활동하면서 애벌레를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어떤 녀석은 12월에 관찰되기도 한다. 다른 해엔 거의 볼수 없었는데 아마도 올해가 많이 보이는 해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날씨가 추운만큼 행동도 느려 로드킬을 많이 당하고 있어 최대한 풀속으로 옮겨 주었지만 아쉽다. 광주천변은 양안 모두 수많은 시민들이 운동을 하거나 산책하며 즐겨 찾는 곳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답답함을 달래기위해 이용객이 더 많이 늘어난 것 같다.

그래서 더욱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것이다. 청둥오리, 비오리, 원앙새, 흰뺨검둥오리, 청머리오리, 쇠오리, 물닭, 논병아리, 민물가마우치등 수많은 철새들이 광주천을 찾는데 편하게 먹이활동을 할 수가 없다. 광주천은 폭이 좁아 새들이 사람들과 접할 수밖에 없는데 그나마 있었던 나무들을 경관을 위해 잘라버리니 더욱 숨을 공간이 없어지는 것이다. 환경공단에 의견을 제시해보지만 쉽지않다.

종령이 되면 흙속으로 들어가 번데기가 되는데 약 20여일이 지나면 우화한다. 수많은 나방들을 만나면서 느끼는 것이지만 독특한 문양을 가지고 있으면서 쉴때도 자기가 가진 날개의 문양에 어울리는 물체를 골라 은신하는 것은 살아남기 위한 본능에 감탄을 금할수 없다. 올 9월에도 이곳 광주천에서 담배거세미나방을 많이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글·사진/이정학 숲 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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