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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88) 가족상봉

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88) 가족상봉
<제4화>기생 소백주 (88) 가족상봉
그림/진소방(사천대학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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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진소방(사천대학 졸업)

아내가 저 집안에서 나오는 걸 보니 저 대궐같이 큰 집이 자기 집인 것만은 분명한 듯싶었다. 김선비는 황급히 말고삐를 잡아끌고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그러면서 김선비는 아내에게 다급하게 물었다.

“부인! 그런데 그 옛날 우리 집은 어디로 가고 이렇게 큰집은 도대체 어찌된 것인가요?”

“그야 당신이 돈을 많이 보내주면서 새로 큰 집을 지으라고 하여 이렇게 큰 집을 지었지 않았나요. 그 덕분으로 지금 어머니랑 식구들이 모두 다 잘 먹고 잘살고 있지요.”

아내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무어라고! 지금 자신이 돈을 보내주었다고 말하는 것인가? 그것도 이렇게 큰 집을 새로 지을 만큼이나!……’ 김선비는 어안이 벙벙했다. 조선 최고의 미인 소백주를 만나 굶주려 죽는다는 늙은 어머니도 처자식도 다 내팽개쳐 버리고 죽건 말건 3년 동안이나 꿈결 같은 나날을 보내고 왔건만 대체 이 무슨 말인가? 김선비는 자꾸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말을 마구간에 매어두고는 어머니가 앉아있는 큰방으로 들어가 6년 만에 무릎을 꿇고 그 앞에 엎드려 절을 했다. 백발이 허연 늙은 어머니는 그래도 생활이 넉넉했던 탓인지 얼굴이 밝아 보이고 매우 건강했다.

“불효자, 이제 돌아와 어머니께 문안 여쭈옵니다. 어머니 그간 강녕하셨는지요?”

고개를 깊이 수그려 절을 하는 김선비는 참으로 그 순간이 부끄럽고 민망했다.

“어서 오너라! 아범아! 객지에 나가 얼마나 고생이 많았느냐? 나는 네 덕에 큰 집에서 살며 잘 먹고 잘 지냈느니라. 너는 혹여 끼니라도 굶지 않았느냐?”

“어머니, 소자 가슴에 품은 뜻도 세상에 펴지 못하고 이렇게……어머니, 볼 낯이 없습니다.”

김선비는 진심으로 어머니에게 사죄를 드렸다. 어머니에게 문안인사를 드리고 나온 김선비는 안방에 들어 차례로 아들딸들의 절을 받았다. 6년 전 병아리 같았던 녀석들이 훌쩍 자라 그새 청년이 되어 있었다.

“그간 아버님! 객지에서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검은 턱수염이 쫑긋쫑긋 돋아난 큰아들이 말했다.

“고생은 무슨……그래, 그간 못난 애비를 대신하여 할머니와 어머니 모시고 고생이 많았구나.”

김선비는 아랫목에 앉아 아이들의 절을 받고는 그들을 물리쳤다. 그리고는 도대체 이 새로 지은 큰집에 대하여 어찌된 영문인지 곰곰 생각해 보는 것이었다. <계속>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희윤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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