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보복소비’…백화점 명품매장 ‘북적’
해외여행 막히자 명품 구매심리 확산

광주신세계, 수많은 인파 몰려 긴줄
3월 첫째 주에 명품 매출 60% 신장
 

8일 광주신세계 백화점 명품 매장 앞이 사람들로 북적이는 모습.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오전 이른 시간에 방문했는데 대기번호가 50번이네요”

8일 광주신세계는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수많은 인파가 몰려들었다. 특히 1층에 있는 명품매장 주변은 번호표를 받고 들어가기 위한 사람들로 긴줄이 늘어섰다. 유모차를 끌고 나온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매장 입장을 위해선 직원의 안내를 따라 매장 입구에 설치된 키오스크에 연락처를 입력한 뒤 대기 번호와 인원을 확인한다. 순서가 되면 카카오톡으로 입장 안내 알림 메시지를 받은 뒤 입장할 수 있으며 카카오톡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기 인원을 파악할 수도 있다. 메시지를 받고 10분 안에 입장하지 않으면 대기가 취소되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미리 매장 앞에서 줄을 서면서 기다리고 있었다. 매장 주변에 놓인 의자들은 대기하는 사람들로 빈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 순서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매장을 향해 빠른 걸음으로 걷거나 뛰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주부 김모(40)씨는 “주말에 백화점을 찾았다가 사람이 너무 많아 5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며 “그나마 한가할 것 같은 월요일에 재방문했는데도 대기번호가 한참 남아 줄을 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움츠렸던 소비심리가 고가의 명품 소비시장에서 ‘보복 소비’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장기화로 해외여행과 패션의류 소비가 감소한 가운데 명품에 대한 쇼핑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다.

직장인 박모(30·여)씨는 “친구들과 여행을 가려고 계모임을 하며 돈을 모았는데 코로나로 여행이 취소돼 대신 이번 기회에 명품 가방을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실제 광주신세계의 명품 매출은 전년대비 25.2%, 롯데백화점 광주점은 10.5%를 각각 기록하며 영업 이익의 상당액을 명품 시장이 견인했다. 특히 광주·전남지역 유일 명품브랜드가 입점해 있는 광주신세계의 경우 3월 첫째 주(1일부터 7일까지)에만 60% 신장률을 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억눌린 심리가 보복 소비 형식으로 명품 소비에 집중되고 있다” 며 “해외여행·장거리 이동을 자제하면서 국내 소비로 몰리고 있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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