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가 만난 사람-정성택 전남대학교 총장
“당당하고 자유로운 전남대로 거듭날 것”
광주·전남 15개 대학과 ‘공동학위제’ 운영, 포스트 코로나시대 대비 학사개편 추진도
지역사회와 연대 거점대학 본분·역할 충실, 개교 100주년엔 ‘노벨상 후보’ 배출 목표

정성택 제21대 전남대학교 총장이 “전공지식과 학문적 깊이를 가진 ‘당당한 전남대인’, 위기와 혼돈의 상황에 흔들리거나 속박당하지 않는 ‘자유로운 전남대인’을 양성해 청년학생들에게는 희망찬 앞날을 열어주겠다”고 포부를 밝히면서 관심과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당당하고 자유로운 전남대인을 위해 더 강하고 품격있는 대학을 만들겠습니다.”

정성택 제21대 전남대학교 총장은 “전공지식과 학문적 깊이를 가진 ‘당당한 전남대인’, 위기와 혼돈의 상황에 흔들리거나 속박당하지 않는 ‘자유로운 전남대인’을 양성해 희망찬 앞날을 열어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정 총장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방대학의 위기 속에 지역 거점 국립대로서 전남대가 풀어야 할 과제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취임인사차 방문한 지역 기관단체에서도 지역현안에 대한 관심과 함께 대학의 위상 제고와 명예를 빛내달라는 주문이 많았다.

정 총장은 “학교 구성원, 지역사회와 약속한 숱한 과제를 완수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뿐만 아니라 지역과 국가의 많은 응원과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면서 관심과 지지를 당부했다.

전남대 본부 집무실에서 정 총장을 만나 지역사회와 대학 발전을 위해 구상중인 중점 사업 등에 대해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정성택 전남대학교 총장 /임문철 기자 35mm@namdonews.com

-총장 취임을 축하한다. 코로나19 여파로 온라인 취임식을 가졌는데 소감은.

▶온라인 시대가 일상이 됐기에, 별도의 취임식을 갖지 않았다. 그럼에도 각계의 많은 분들이 축하영상을 보내 주시고, 전남대에 대한 굳은 신뢰와 앞날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말씀해 주셨다. 금과옥조로 삼아 전남대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겠다.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가 몰아치면서 세계질서에서부터 개인의 삶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이 변하는 대전환의 시대이다. 자칫 혼란과 두려움에 빠질 수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지성의 전당인 대학이 중심이 돼 미래시대를 예견하고, 이에 필요한 인재양성과 선진적인 교육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국가거점대학인 전남대 총장으로서 수행해야 할 역할과 책무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 교육과 연구, 그리고 봉사를 통해 보다 나은 지역의 미래를 개척하고, 우수한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
 

지난 1월 15일 총장으로서 첫 출근하는 정성택 총장

-코로나19 확산으로 올 새 학기에도 정상적인 대면수업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데 개선책은 마련했는지.

▶매우 안타깝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신입생도 기대했던 대학생활은 커녕 캠퍼스조차 맘 놓고 드나들기 어려운 형편이다. 다행히 전 국민에 대한 백신접종이 시작돼 앞으로 팬데믹 상황은 다소 수그러들 것으로 기대한다.

전남대는 ‘안전한 학교생활’과 ‘안정적인 학사운영’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삼고 후속대책을 적극 마련하고 있다. 우선 첨단 원격수업 강의실을 200여개 구축했다. 줌(ZOOM), 에버랙(Everlec) 등 화상강의 솔루션 확보 등 정보통신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대면수업과 혼합수업이 교차할 경우에 대비해 각 단과대학별로 학생들의 대기공간을 120여실 마련해 학생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특히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올해는 제작한 지 3년이 넘은 수업 콘텐츠는 평가를 받도록 했다. 강의방식도 온라인시대에 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유은혜 부총리에게 전남대 미래교육센터에 대한 현황을 설명하고 있는 정성택 총장

-현재 전남대가 안고 있는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 그리고 거점국립대로서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은.

▶학령인구 감소와 그에 따른 대학의 생존문제, 특히 거기서 파생되는 재정 확충이 가장 시급하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대학의 공통된 문제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대학이 상당히 안정된 환경 속에서 운영됐다.

하지만, 이제는 대학도 무한 경쟁의 구도 속에 놓였다. 대학의 교육환경은 여전히 열악하고, 시설마저 노후화됐다. 더구나 지방대학들은 그나마 줄어든 신입생 자원마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면서 악순환에 빠질 위기에 놓여있다.

그럼에도 전남대는 거점국립대로서 지역에서 대학의 역할모델이 돼야 하는 동시에 국가균형발전의 한 축을 맡아야 한다. 학문후속세대 양성에도 주력해야 하고, 평생 학습의 기회도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앞으로 총장 재임기간 4년간 특히 중점적으로 추진할 역점 사업은.

▶내년이면 전남대가 개교 70주년이 된다. 자랑스러운 역사를 정리하는 기회가 될 것이며, 동시에 다가올 미래를 내다보는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다. 그래서 대학 구성원들의 의지가 담긴 ‘전남대학교 100년 청사진’을 그려내고자 한다.

먼저,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한 학사 개편이 들어갈 것이다.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교수와 학습자, 학습자 상호간의 활발한 질의응답과 토론을 활성화시키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또, 연구의 전주기를 더욱 두텁게 지원해서 연구중심대학의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 개교 100주년에는 노벨상 후보를 배출하겠다는 바람도 있다. 전남대는 대한민국 400개 대학 가운데 연구비 수주 10위 안에 들어있는 유일한 비수도권 대학이다.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어린이교통안전캠페인에 나선 정성택 총장

-학령인구 감소로 올해 지방대학들이 신입생 모집에 애를 먹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전남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 대책은 있는가.

▶국가적으로 심각한 문제다. 올해 우리나라 전체 대학 입학정원은 49만여 명인데 수능응시자는 43만여 명에 지나지 않았다. 진학포기까지 감안하면 웬만한 규모의 대학 10여개가 당장 문을 닫아야 하는 수준이다. 더구나 이 같은 추세는 올해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지역의 소멸과도 직결되기 때문에 더욱 심각하다.

따라서 대학들은 학습자가 필요로 하는 학문을 제공하는 것으로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수도권인가 지방인가의 지역적 문제나, 대학의 이름값에 좌우돼서는 안된다. 학습자들이 배우고 싶고, 공부하기를 원하는 학문을 발굴하고 제공해야 한다.

그래서 전남대는 시대적 요구와 변화, 미래시대에 늘어날 새로운 직업군에 적극 대비하고 있다. 이미 AI융합대학을 개설한데 이어 6개 첨단학과를 신설했다. 또 하나, 대학간 연대와 협력으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전남대는 광주·전남지역 15개 대학과 함께 공동학위제를 운영하고자 한다. 또 전국에 있는 10개의 거점국립대학과도 학술분야는 물론 학생과 교원 등 인적 교류를 통해 네트워크화된 국가거점대학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끝으로 대학 구성원과 학생들, 광주시민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전남대는 6·25전쟁 중에 문을 열었다. 혼돈스럽고 불확실한 상황에서, 지역민들은 나라를 구하는 것은 군수물자가 아니라 미래인재라는 신념으로 뜻을 모아 세운 대학이다.

따라서 우리는 항상 지역사회에 무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생각하고, 인재양성과 지역발전에 최선을 다해 왔다. 특히 지역사회와의 상생협력에 적극 나서왔다.

‘코로나19’에 대한 범국가적 대처는 물론 지역민들의 건강파수꾼으로서의 역할을 다하는가 하면, 소중한 수업공간인 우리 대학 스포츠센터를 북구 백신접종센터로 내놓기도 했다.

대학과 지역을 혁신해 K-뉴딜의 선두주자가 될 ‘지역혁신플랫폼 사업’을 이끌고 있다. 대학이 보유한 자산을 지역사회와 공유하는 ‘대학타운형 도시재생사업’도 지난달 ‘행복어울림센터’ 건립 착공을 계기로 속도를 내고 있다.

앞으로도 대학이 가진 우수 인력과 풍부한 인프라 등 많은 자원을 지역과 공유하겠다. 대학 구성원은 물론이고 지역민 모두에게 긍지와 자부심을 심어주는 ‘당당하고 자유로운 전남대’로 거듭날 것이다. 광주전남 시·도민의 사랑 속에서 ‘더 강하고 더 품격있는 대학’으로 성장하도록 많은 격려와 관심을 부탁드린다.
/김경태 기자 kkt@namdonews.com

◇정성택 총장이 걸어온 길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아시아문화원 정책자문위원
대한소아청소년정형외과학회장
전남대학교 학생처장
전남대 의과대학 부학장
대한골관절종양학회 회장
광주지방법원 민사조정위원
전남대병원 기획조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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