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대, 우주에 곰벌레 보내 생물육성 실험
4년 만에 새로운 인공위성 발사
22일 카자흐스탄 우주센터서
‘차중위성1호’ 우주환경 연소실험

지난 2017년 호남권 대학 최초로 인공위성을 쏘아올린 조선대학교가 새로운 인공위성을 개발해 22일 카자흐스탄에서 발사했다.

22일 조선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차세대 중형위성(차중위성) 1호가 이날 오후 3시 7분께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센터에서 소유즈 2.1a 발사체에 실려 550㎞ 상공 우주로 떠났다. 차중위성 1호는 당초 지난 20일 발사될 예정이었으나 기상 여건 등이 좋지 않아 이날로 연기됐다.

차중위성 1호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토교통부가 지상관측, 도시계획, 지도제작 등 공공목적 수행을 위해 개발한 차세대 위성이다. 소유즈 2.1a호에는 차중위성 1호 외에 여러 나라에서 모인 위성 37개가 함께 실렸다. 조선대·연세대 KMSL(Korea Micro Gravity Science Lab)도 그중 하나다.

위성 제작 및 실험 모습

KMSL팀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관하는 ‘2017년 큐브위성 경연대회’에서 개발팀으로 선정됐다. 큐브위성은 가로·세로·높이 각각 10㎝ 규격의 정육면체를 기본 단위(1U)로 하는 초소형 위성으로 지구·우주 관측, 우주환경 실험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인다.

KMSL팀은 조선대 지능형 열 시스템 설계 실험실과 전력 전자 및 에너지 변환 실험실, 연세대 분자 세포 생물학 실험실이 협력해 위성을 개발한 연합팀이다. KMSL팀은 조선대 박설현 교수(소방재난관리학과장·기계공학과 겸)와 이성준 교수(기계공학과)의 지도를 받고 있다.

조선대·연세대 연합팀이 만든 KMSL은 3U 크기로 제작된 큐브위성이다. 1U는 곰벌레 생물육성실험, 2U는 화염전파실험 용도로 구성돼 있다. KMSL 큐브위성은 우주 환경에서 연소 실험과 생물 육성 실험과 같은 과학 임무를 수행한다.

첫 번째 임무는 유인 우주선의 선실환경에서 발생한 화염의 전파와 소멸 현상 분석이다. 마이크로 중력 환경에서의 고체 연료 점화 특성, 대류 열 전달이 없는 환경에서의 화염전파 특성(전파속도, 화염 크기, 화염 강도), 불활성기체의 화염 소화 능력 분석이다.

두 번째 과학 임무는 마이크로 중력 환경에서 지상 최강의 생물이라고 불리는 ‘곰벌레’(물곰·Tardigrade)의 생존율 및 생활사를 관찰하는 것이다. 곰벌레는 크기 50㎛∼1.7㎜의 무척추동물로 행동이 느린 완보(緩步) 동물에 속하며 영하 273도나 영상 151도의 환경, 방사성 물질에 노출되는 극한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세상에서 가장 적응력이 뛰어난 생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생명활동을 일시적으로 멈추는 ‘툰’(tun) 상태의 곰벌레 100마리가 실린 위성을 우주로 보낸 뒤 물펌프를 통해 수분과 영양성분을 주입해 곰벌레를 활성화시킬 계획이다.

조선대 KMSL팀 위성 사진

김진혁 ㈜솔탑 위성연구소 주임연구원은 “다른 생명체를 보내기 전에 생존력이 가장 강한 생명체를 보내 생존이 가능함을 검증하고, 또 그다음 단계의 생명체를 보내는 단계별 실험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조선대 연구팀(지도교수 오현웅)은 호남권 최초로 인공위성 ‘STEP Cube Lab’을 2017년에 개발, 지난 2018년 1월 12일 오후1시 28분(한국시간) 인도에서 발사시켰다. 조선대는 2017년 큐브위성경연대회 선정에 이어 2019년 큐브위성경연대회에서도 지역대학 중에서 유일하게 개발팀으로 선발돼 주목을 끌었다.
/김경태 기자 kkt@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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