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압 높다면 일단 ‘녹내장’ 의심해보길…”
녹내장, 조기발견과 꾸준한 관리 필요, 노인성 질환 알려졌으나 20·30대도
초기에 증상 없다가 시야 점차 흐려져, 다양한 치료법 통해 진행속도 늦춰야

노인성 안질환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젊은층에서도 발생하는 ‘녹내장’은 조기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사진은 밝은안과21 병원 송용주 원장이 녹내장 의심 소견으로 병원을 찾은 30대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모습. /밝은안과21 병원 제공

최근 직장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A씨는 안압이 높게 나왔다며 안과 정밀검진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평소 잦은 두통이 있었던 A씨는 안압이 높거나 두통이 심하면 녹내장일 수 있다는 동료의 말에 덜컥 겁이 나 안과를 찾았다.

실제로 이렇게 건강검진에서 녹내장 의심 소견을 듣고 오는 환자가 많다. 막상 정밀검사를 해보면 대부분 정상이지만 일부에서 비교적 젊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녹내장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종종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녹내장은 흔히 노인성 안질환으로 알고 있지만 최근 들어 20, 30대 젊은 환자들도 빠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녹내장은 최근 10년간 환자 수가 많이 증가한 안질환으로 2009년 40.1만 명에서 2019년 97.9만 명으로 연평균 9.3%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녹내장은 혈류 변화나 안압의 상승으로 인해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야가 점차 좁아지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거의 없지만 병이 진행되면 안개가 낀 듯 앞이 뿌옇게 보이고 물체가 어른거린다. 주변부부터 서서히 시야가 좁아지다 심하면 실명에 이르게 된다.

흔히 안압이 높으면 녹내장에 걸린다고 생각하지만 정상안압이라도 녹내장은 발생할 수 있다. 한국녹내장학회가 발표했던 자료에 따르면 40세 이상 남녀 1천532명을 대상으로 한 역학조사에서 녹내장의 유병률은 3.5%였다. 이 중 77%의 환자의 안압이 정상이었다. 수치상으로는 안압이 정상이더라도 개인에 따라 압력을 견디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높은 안압 이외에 녹내장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고도근시, 녹내장 가족력, 고혈압 또는 당뇨병, 40세 이상의 나이 등을 꼽을 수 있다.

녹내장은 크게 개방각녹내장과 폐쇄각녹내장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개방각녹내장은 만성 녹내장이라고도 하는데 우리나라 녹내장 환자 대부분이 이 만성 녹내장에 속할 만큼 흔하다. 만성 녹내장은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굳이 증상을 꼽으라면 두통, 메스꺼움 및 구토, 피로감과 눈 속 이물감, 안구가 단단해진 느낌 등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증상들은 흔히 지나쳐 버리거나 ‘피곤해서 그렇다’고 생각하기 쉬워, 녹내장 검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이 때문에 시력이 급격히 저하돼 스스로 증상을 느낄 때는 이미 시신경 손상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많다.

폐쇄각녹내장은 급성 녹내장이라고 하는데 이 경우는 자각 증상이 확실하다. 구토 증세, 극심한 두통이 동반된다. 눈이 빠지는 것 같은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보통 뇌에 문제가 있나 싶어 신경과를 찾는 경우가 많은데 MRI 검사 결과 아무 문제가 없다면 급성 녹내장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바로 안과전문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진행해야한다.

녹내장은 다른 안질환들과 달리 한 번의 치료나 수술로 완치하는 질환이 아니라 안약 사용, 레이저 치료 수술 등 다양한 치료방법을 통해 진행속도를 늦추고 꾸준히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특히 원인에 따라 증상이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적어도 1년에 1-2차례 정도는 안과를 내원해 안압검사, 전방각경 검사, 시신경 검사, 시야 검사 같은 정밀검사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40세 이상 성인은 1년에 한 번씩 정기검진을 받아야 하며, 특히 -6 디옵터 이상인 고도근시 환자들은 30세부터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상 완치가 어려운 녹내장이 생기지 않도록 생활습관 개선을 통한 예방 활동이 중요하다. 흡연과 음주, 과도한 스트레스는 안압 상승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자제하는 것이 좋다. 목이 쪼이는 옷이나 오랜 시간 고개를 숙이거나 물구나무서기와 같은 자세는 눈의 압력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스테로이드 성분이 들어간 안약은 녹내장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어 남용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바른 자세로 충분한 숙면을 취하고 과일이나 채소 등의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가볍게 달리거나 산책, 자전거 타기, 등산,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은 녹내장 예방에 도움이 된다.

녹내장은 누구에게나 발생 할 수 있는 질환이고 조기발견과 꾸준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질환이다. 눈에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6개월에 한 번씩은 안과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만약 녹내장이 의심되는 경우라면 녹내장 전문의가 있는 안과전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와 진단을 통해 꾸준히 관리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글/밝은안과21 병원 송용주 원장·정리/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송용주 밝은안과21 병원 원장>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조선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박사
▲전공분야 녹내장·백내장
▲서울대학교 안과 녹내장 전임의
▲조선대학교병원 안과 녹내장 전임의
▲대한안과학회(KOS) 정회원
▲한국 백내장굴절수술학회(KSCRS) 정회원
▲한국 녹내장학회(KGS)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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