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형구 작가의 야설천하(野說天下)- <제4화>기생 소백주 (110) 욕정(欲情)

<제4화>기생 소백주 (110) 욕정(欲情)

그림/이지선(홍익대 미술대학 졸업)
그림/이지선(홍익대 미술대학 졸업)
노래하며 춤을 추는 소백주의 모습이 마치 하늘에서 선녀가 내려온 양 아름다웠다. 이정승은 마른 침을 꿀꺽 다시며 술잔을 연거푸 비우는 것이었다. 그러다가 어느 결 흥이 오른 이정승이 시를 읊조리는 것이었다.

“세상을 다스리려 조종에 들어

천하를 굽어보면 모든 것이 내 것

저자거리에 지나는 바람도

내 앞에서는 멈춰 서는데

그대의 미모 앞에서는

내 심장이 멎을 것만 같네!”

이정승은 일어나 춤을 추며 희희낙락 흐늘거렸다. 그렇게 춤을 추던 이정승은 불꽃처럼 치솟아 오르는 욕정(欲情)을 눌러 참지 못하고 어느 결 눈앞에서 나비같이 하늘거리는 소백주를 덥석 끌어안았다. 이미 이정승은 소백주가 자기에게 홀딱 반해 넘어온 것으로 알고는 욕심 많은 구렁이처럼 커다란 아가리를 쩍 벌리고 털도 뽑지 않은 채로 통째로 꿀꺽 입안으로 급하게 삼키려 덤벼들었던 것이다. 취기가 올라 자꾸만 끓어오르는 뜨거운 욕정의 포로가 된 이정승은 거칠게 소백주를 틀어쥐고는 살육 짐승처럼 재빠르게 입술을 가져갔다.

“으읍! 쩝! 음!……정승나리, 이 이러시면 아니 됩니다. 저 저는 서방님이 있는 몸이옵니다.”

이정승의 일격에 입술을 빼앗긴 소백주가 몸을 비틀어 빼며 말했다.

“그대 같은 천하에 둘도 없는 미인을 보니 내 도무지 참을 수가 없소”

이정승은 손을 풀고 빠져나가려는 소백주를 더욱 옥죄어 비틀어 잡으며 말했다.

“정승나리, 바 밤이 긴데 이 이리 급하실 것 없지 않나요.”

소백주는 얼굴을 앵두 빛으로 붉히며 이정승에게 찡긋 눈짓을 하며 교태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어! 어흠! 그 그렇던가! 아름다운 그대를 보니 내……도 도……도무지 더 이상은 참을 수가 없네. 그려!”

이정승이 소백주의 손을 틀어쥐고 애원하듯 말했다.

“어 어머! 그 그러신가요. 정승나리……정 그 그러시다면……먼저 이부자리를 깔고……오오 오늘 밤, 딱! 하 하……한 번만……”

소백주가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수그리고 조그맣게 속삭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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