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 - 보험심사평가원, 막무가내식 현지조사 개선책 없나
영장도 없는데 피의자 신분…반박 땐 엄청난 압박
화순 A요양병원 방역지침도 ‘아랑곳’ 예견된 일
강압적 자세 개선 지적 불구 ‘슈퍼갑’ 관행 여전

이필수(前 전라남도의사회·現대한의사협회)회장이 지난 1월 심평원의 불합리한 규제 추진에 항의하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서울사무소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다. /전남도의사회 제공

보건복지부 소관 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조사원들이 최근 전남 화순의 A요양병원에서 방역수칙을 무시한채 막무가내식 현장조사를 벌여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심평원 조사원들은 현장 조사과정에서 A요양병원 직원들을 상대로 강압적인 자세로 조사를 벌이는가 하면, 감염병이 취약한 요양병원에서 방역지침도 수차례 어겨 화순군으로부터 방역지침 위반사항 통보를 받는 등 눈꼴 사나운 모습도 보였다.

그동안 심평원 조사원들은 강압적이고 위압적인 자세로 조사를 해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심지어 심평원으로부터 조사를 받던 한 의사가 심리적 압박감을 이기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도 발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심평원 조사원들의 막무가내식 현장조사가 수많은 문제를 일으겼지만, 여전히 개선책은 마련되지 않고 있어 특단의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갑질 아닌 갑질’

심평원 조사원들은 지난달 15일부터 19일까지 화순의 A요양병원에서 병원 내 자율배식 등에 대한 과실에 대한 보건복지부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조사 기간 감염병에 취약한 요양병원에서 방역지침을 무시하고 현장조사를 진행하는 등 병원 환자들로부터 민원이 빗발쳤다.

특히 현장조사과정에서 심평원 조사단의 고압적인 행위가 도마위에 올랐다.

A요양병원은 “병원을 관리감독하는 조사기관이라는 명분하에 갑질을 당한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의료계에서는 이같은 강압적인 현장조사를 당해도 ‘쉬쉬’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한다. 자칫 심평원의 심기(?)를 건드렸다가 조사 압박 강도가 더욱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심평원의 강압조사는 사회적 문제가 되기도 했다. 실제 2016년 7월 강릉의 한 비뇨기과 원장이 심평원의 현지조사로 심리적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일도 있다. 당시 의료계에 따르면 건보공단은 B원장이 사마귀 제거 비용을 이중청구했다며 B원장에 대해 현지확인 의사를 밝혔고 나아가 복지부가 현지조사에 나설 수 있다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근거로 안산시의사회는 강압적 조사로 해당 원장이 자살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개선책 요구 한 목소리

심평원의 현장조사 방식을 놓고 근본적인 개선책을 요구하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료계는 한목소리로 “현장조사 시 정확한 단속지침 사항과 객곽적인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개선 사항으로는 ‘강압적인 태도를 보여 의료진이 잠재적 범죄자 취급을 받는다는 느낌이 들기때문에 서로 존중하는 자세 필요’. ‘문제가 되는 부분을 넘어서 제출을 요구하는 자료의 양과 내용이 방대하고 무조건적인 제출을 강요하는 경우’. ‘삭감 및 민원 등에 대한 정확한 내용이나 기준의 제시해 최소한의 자료제출로 의료기관의 행정부담을 줄여주는 것’. ‘문제가 되는 사항에 대해 피드백을 통한 개선이 목적이 되는 현장조사가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전남 지역 의료계 관계자는 “심평원이 현장조사 시 단속지침 및 위반 사항여부에 대해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했으면 한다. 심평원 조사단이 명확한 단속지침 없이 막무가내식으로 다 온갖 서류들을 내놓으라고 한다”면서 “이중에서 하나만을 콕 찝어 무조건 하나의 꼬투리라도 잡으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사원들의 말투와 행동은 오래전부터 강압적인 자세로 의사들을 압박하거나 죄인 취급을 한다”며 “사실확인서를 쓰지 않으면 조사범위를 확대하거나 조사기간을 연장한다고 협박한다는 주장도 있다. 만약, 이러한 문제점들이 개선되지 않을 경우 심평원과 병원간의 갈등은 지속될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심평원 관계자는 “현장 조사에서 서로 의사소통에 있어 서로의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면서 “문제가 되는 부분에 있어서는 개선책을 마련하고, 앞으로 조사단의 친절교육 등을 통해 서로가 충분히 소통하고 공감할수 있는 현장조사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중·서부취재본부/김영창 기자 seo@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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