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당 정상 범위보다 높게 나오면 꾸준히 체크해야”
당뇨병 치료의 골든타임 ‘전당뇨’
당뇨 바로 전단계·당뇨기 있는 상태, 혈당·혈압 정상 유지시 합병증 막아
당뇨 아니더라도 부지런히 관리해야, 혈당 높게 나온다면 반복 관찰 필수

전문가들은 당뇨병으로 진단되지 않았더라도 혈당과 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을 부지런히 관리해 정상 범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당뇨(前糖尿)’로 불리는 당뇨 바로 전단계는 당뇨병 치료의 골든타임으로 여겨진다. 전문가들은 당뇨병으로 진단되지 않았더라도 혈당과 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을 부지런히 관리해 정상 범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혈당이 조금이라도 정상 범위 보다 높게 나온다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관찰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당뇨란?

전당뇨는 ‘당뇨 바로 전단계’, ‘당뇨기가 있는 상태’라고 흔히 불리는데 공복혈당장애와 내당능장애(식후 고혈당)가 여기에 포함된다. 공복 시 혈당의 정상치는 100mg/dl 미만이고, 100~125mg/dl이면 앞으로 당뇨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이때가 ‘공복혈당장애’에 해당한다. 당뇨 검사는 공복 뿐만 아니라 식후 검사도 중요한데 공복 상태에서 포도당 75g을 물에 타서 섭취하고 2시간이 지난 후 혈당치가 200mg/dl 이상이면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이때 혈당치가 140~199mg/dl이면 ‘내당능장애’ 혹은 식후 고혈당이 있다고 진단하고 혈당치가 140mg/dl 미만이면 정상으로 간주한다. 이처럼 내당능장애가 있는 사람의 전체 10명 가운데 7명 정도는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특히 노령층이나 과체중 혹은 비만에 해당되면 당뇨병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훨씬 증가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합병증 심각한 당뇨병

성인병의 대표적 질환인 당뇨병은 합병증이 매우 심각한 질환으로 꼽힌다. 일반적으로 당뇨병이 시작된 뒤 10여 년이 경과하면 주로 망막, 신장, 뇌, 심장, 상하지 등에 분포된 미세혈관이나 대혈관에 문제가 생기면서 심각한 전신 합병증을 야기한다. 뇌혈관에 이상을 동맥경화 및 협착과 죽상경화반의 파열이 생기면 뇌졸중이 나타나고, 신경계에 미세 혈류 장애가 발생하면 감각 및 운동기능의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이런 합병증은 혈당, 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을 정상으로 유지하면 충분히 예방이 가능하고, 병의 진행도 막거나 지연할 수 있다. 이같은 이유로 굳이 당뇨병으로 진단되지 않았더라도 부지런히 관리해서 정상 범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같은 심장질환이나 뇌출혈, 뇌경색 등 뇌혈관질환이 나타날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것은 상식에 가깝다. 보통 혈당치가 정상 범주에 있는 사람보다 당뇨병이 있으면 이런 질환들의 위험도가 2~4배 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당조절하는 호르몬 인슐린

우리 인체 내에서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이 작용하는 곳은 간과 근육, 지방조직 등이다. 공복 시에는 주로 간에서, 식사 후에는 근육에서 혈당 조절을 하는데 내당능장애는 공복 혈당검사는 정상 범주이고, 식후 혈당이 상승하므로 간 보다는 근육에서의 혈당 조절 작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런데 노령층에서는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근육량이 감소면서 혈당 조절 작용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내당능장애가 발생할 위험도 증가한다. 더욱이 당뇨병의 가족력이 있거나 비만 혹은 고혈압, 고지혈증이 있다면 당뇨병으로 이환될 위험이 훨씬 커진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공복혈당장애나 내당능장애의 경우 췌장 기능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연속선상에서 고려할 때 진단기준이 되는 수치는 수치일 뿐 전신 상태를 수치만으로 완벽하게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공복혈당장애와 내당능장애가 언제 심각한 당뇨로 진행할지를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

◇인슐린과 글루카곤의 길항작용

인슐린의 작용과 더불어 그와 반대되는 호르몬인 글루카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인슐린과 글루카곤은 서로의 길항작용을 통해 인체 내 혈당치를 일정하게 항상성을 유지하도록 정교하게 조절하고 있는데, 어떤 원인으로 그 조절 기전이 깨지면 혈당치가 들쑥날쑥하게 된다. 특히 저녁 식사 후에 상승한 혈당을 낮추기 위해 밤사이에 분비된 인슐린에 의해 새벽녘에 혈당이 지나치게 떨어지게 된다. 이에 반응해 글루카곤은 혈당을 상승시켜 저녁나절의 혈당은 정상 범주지만 아침에 공복혈당을 재면 기준치보다 높게 나올 수 있다. 이도 공복혈당장애의 한 가지 원인 기전이다. 인슐린 분비 기능이 감소해 생긴 공복혈당장애는 저녁 식후의 혈당도 높고, 아침 공복혈당도 높은 경우가 많다. 혈당치를 측정할 때는 분명한 오차가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혈당이 정상 범위보다 조금이라도 높게 나오는 징후가 보인다면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관찰을 통해서 자신의 상태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이시훈 가천대 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교수·정리/이은창 기자 lec@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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