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천동 재개발 정비사업 또 ‘삐걱’
조합원 60% “하이엔드 요구”, 시공사 “지역 실정과 안 맞아”
조합 측 내달 계약해지 등 논의, 해지시 사업 차질 불가피 전망

지난 2019년 사업시행인가로 본궤도에 올랐던 광주 서구 광천동 재개발정비사업이 조합원과 시공사의 갈등으로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사진은 20일 오전 11시께 광주 서구 광천동 재개발사업단지의 모습.
/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지난해 말 새로운 조합 집행부가 출범하는 등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광주 서구 광천동 재개발정비사업이 조합 측과 시공사의 이견으로 사업 차질을 빚고 있다. 조합 측은 조합원 설문조사를 통해 “하이엔드(Hign-end) 브랜드 아파트를 지어야 한다”며 기존 시공사에 계약 해지 가능성으로 압박하고 있다.

20일 지역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2006년부터 추진된 광주 서구 광천동 재개발정비사업은 서구 광천동 일대 42만6천380㎡ 아파트 53개 동에 6천200가구가 입주하는 대규모 주택단지 건설사업이다. 추정 사업예산만 1조 1천300억원에 달할 정도의 큰 재개발사업으로 꼽힌다.

이 사업은 지난해 3월 광천동 재개발정비사업 전임 조합장 A씨가 용역계약과 관련 대법원 유죄 판결로 조합장 자격을 상실하는 등 논란이 계속되면서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하다 지난해 11월 새로운 조합 집행부가 구성되고 사업이 다시금 본궤도에 올랐다.

하지만 계약 협의 과정에서 조합원들이 시공사에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 시공을 요구하며 계약해지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어 재개발 정비사업이 또 다시 좌초될 위기를 맞고 있다.

조합 측이 최근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조합원 60% 이상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기존 시공사와 계약 해지를 원한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사업에 참여하는 4개(대림·현대·롯데·금호) 시공사 측은 조합원들의 요구가 지역 실정에 맞지 않다는 입장이다.

하이엔드 브랜드는 최고급 브랜드 개념으로 고가의 수입산 주방가구와 스카이 브릿지, 스카이라운지 등 최고급 편의시설 등이 특징인 만큼 높은 공사비가 특징이다. 대림산업의 ‘아크로’, 현대건설의 ‘디에이치’, 롯데건설 ‘르엘’ 등이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로 꼽힌다.

이와 관련 지역 부동산업계에서는 조합원들의 하에엔드 브랜드 아파트 시공 요구가 무리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광천동에서 부동산중개업을 운영하는 김모(40)씨는 “광주에서 하이엔드 브랜드 아파트를 요구하는 것은 지역 특성상 무리가 있어 보인다”며 “서울 강남의 경우 3.3㎡당 가격이 5천만원 정도인데 그보다 평당 가격이 훨씬 낮은 광주에서 사실상 하이엔드 브랜드가 들어서기는 힘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조합 측은 5월 중순께 총회를 열어 기존 4개 시공사와 계약 해지 또는 타 회사 단일브랜드 사용 안건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만약 이 자리에서 계약해지로 가닥이 잡힐 경우 광천동 재개발사업은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게돼 수년간 사업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광천동 재개발정비사업 조합 관계자는 “기존 시공사들이 조합원들의 하이엔드 브랜드 시공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설문조사를 통해 조합원들의 의견을 물어 계약 해지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고 밝혔다./김다란 기자 kdr@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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