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가뭄’…KIA 물방망이 어쩌나
팀 홈런·장타율 리그 ‘꼴찌’
터커-최형우-나지완 침묵
‘장타력 끌어올리기’ 과제

KIA 타이거즈 프레스턴 터커
KIA 타이거즈 최형우

“‘야구의 꽃’이라는 홈런이 실종됐다.”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타선이 2021시즌 초반 장타력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13경기를 치른 20일 기준 KIA의 팀 홈런은 고작 1개에 불과하다. 10개 구단 중 꼴찌다. KIA의 팀 홈런은 지난 6일 열린 키움전에서 최형우가 친 솔로홈런이 유일하다. 이날까지 팀 홈런 1위 NC 다이노스가 22개를 친 상황이라 KIA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 심하다.

또 다른 나쁜 지표는 장타율이다. KIA의 장타율은 0.313로 리그 최하위다. 9위 키움(0.333)과 상당한 격차다. 2루타 이상의 장타를 합쳐도 23개뿐이다. 1회부터 9회까지 매 이닝 개미처럼 열심히 점수를 뽑아야 이길 둥 말 둥 한 경기를 펼치는 셈이다.

시원하게 터지지 못해 끝까지 가슴 졸이게 하는 ‘변비 야구’의 원인은 중심 타선의 부진이 결정적이다. KIA는 올 시즌 프레스턴 터커-최형우-나지완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를 구축했다. 이들은 어느 팀이나 부러워할 최고의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들이 보여준 공격은 소총도 아닌 단발성 ‘딱총’에 머물렀다는 비아냥까지 나온다.

먼저 ‘특급 용병’ 터커의 부진이 뼈아팠다. 터커는 13경기에서 57타수 13안타 4타점 타율 0.175를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KIA 구단 최초로 30홈런-100타점-100득점의 대기록도 작성한 터커가 맞나 싶을 정도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최형우의 ‘물방망이’도 너무나도 무겁게 느껴졌다. 지난 시즌 풀타임에 가까운 140경기를 소화한 최형우는 타율 0.354로 생애 두 번째 타격왕에 오르는 등 최상급 성적을 올렸다. 13년 연속 두 자리 홈런, 13년 연속 100안타, 8년 연속 3할 이상의 타율 등의 기록도 세우며 골든글러브 등 지난 시즌 주요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었다. 하지만 올 시즌 최형우는 13경기에서 53타수 15안타 7타점 타율 0.226를 기록 중이다. 홈런 1개를 때려냈지만, 2루타 이상의 장타가 아직 없다.

나지완의 방망이도 기회마다 차갑게 식었다. 나지완은 11경기에서 35타수 10안타 타율 0.257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리그 윤곽이 드러나는 초반 레이스에서 뒤지지 않으려면 중심 타선의 폭발이 절실한 상황이다.

중심 타자의 저조한 타격은 팀 성적으로 직결된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프로야구 전체 흥행 판도를 이끌어야 할 ‘호랑이 군단’ 타선이 언제쯤 제 모습을 되찾을지 KIA 팬들의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안세훈 기자 as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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