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일보 사설-사실로 확인된 한빛원전 5호기 부실공사

영광 한빛원자력발전소 5호기의 원자로 헤드가 부실하게 공사됐다는 의혹이 결국 사실로 확인됐다. 특히 한빛원전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원전 운행업체의 말만 믿고 정비 공사가 제대로 진행됐다고 판단한 것으로 드러나 안전에 큰 구멍이 뚫렸다. 이래서야 어디 원전을 믿고 살겠는가.

광주지방검찰청 환경·보건범죄전담부는 엊그제 업무방해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두산중공업·하청업체·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 8명과 두산중공업, 한수원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해 7~8월 한빛원전 5호기의 원자로 헤드와 관통관 용접 작업중 용접이 잘못됐음을 인지하고도 이를 은폐한 뒤 원자력안전위에 허위 보고한 혐의로 기소됐다. 원전 신뢰도에 치명상을 입히는 충격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원자로 헤드 관통관은 핵분열을 제어하는 제어봉의 삽입 통로여서 관통관에 이상이 발생하면 제어봉 삽입이 제대로 되지 않아 핵분열을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중요 시설이다. 다른 곳도 아니고 안전을 가장 중시하는 원자로 헤드 관통관 용접공사에서 규격에 맞지 않는 제품을 사용한데다 무자격자가 작업을 하고 허위 보고에 은폐까지 했다니 납득이 가지 않는다. 총체적 부실로 아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한수원은 정비 중 일부 관통관에 문제가 발생하자 전수 조사를 한뒤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지만, 결국 거짓으로 밝혀졌다. 한수원의 일 처리가 이 모양이라니 심각한 일이다.

한빛 원전은 그동안 잦은 사고·정비 불량 등으로 안전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주민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고 있다. 원전 6기 중 절반인 4·5·6호기가 멈춰선 상태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물론 원전 안전과 관련해 심리적 공포가 터무니없게 부풀려져선 안된다. 하지만 원전 재해는 방심하는 틈을 타 치명적 타격을 가할 수 있기 때문에 안전은 아무리 강조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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