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 맛집-남원추어탕] 푹 끓인 뜨끈한 추어탕…밥 한공기 ‘뚝딱’

미꾸라지와 열무 시래기 조합

걸쭉하고 담백한 맛 ‘일품’

“비타민D·면역력 강화 효과”
 

남원추어탕 한상 차림.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향토음식인 추어탕은 남원추어탕, 송담추어탕, 설악추어탕 등이 유명하다. 추어탕집 이름에 남원이 많이 들어가는 이유는 그 지역의 미꾸라지가 유명했기 때문이다. 추어탕은 모든 세대가 즐겨 먹는 뚝배기 맛의 보양탕으로 미꾸라지 특유의 콜라겐과 단백질이 풍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 북구 일곡동 ‘남원추어탕’은 23년 동안 한 곳에서 추어탕 전문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화제다. 한번 추어탕을 맛본 손님들의 재방문이 이어지고 입소문을 듣고 찾는 발길도 많다.

이곳은 추어탕이 단일 대표 메뉴이다. 걸쭉하면서도 담백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미꾸라지와 들깨, 고춧가루, 시래기 등을 모두 국내산으로 사용하고 있다. 특히 미꾸라지와 시래기는 추어탕의 본고장인 남원에서 직접 공수해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배추 시래기가 아닌 열무 시래기를 사용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열무를 사용하면 더욱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풍부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곳은 열무 시래기를 사용해 부드럽고 담백한 맛을 낸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또 보통은 미꾸라지를 삶은 다음 소쿠리에 살을 으깨는 방식으로 사용하지만 이곳은 삶아낸 미꾸라지 살을 손으로 정성스레 발라낸다. 시간이 오래 걸리고 번거로운 과정이지만 추어탕의 맛을 해치지 않고 식감을 살릴 수 있다. 머리와 남은 뼈는 믹서에 잘게 갈아 더욱 진한 국물 맛을 낸다.

다른 곳에서는 뚝배기에 추어탕을 담아 가스불로 끓이는 방법을 일반적으로 사용하지만 이곳은 솥에 한번 끓인 추어탕을 끓는 물에 삶아 소독한 뜨끈한 뚝배기에 옮겨 담아 손님상으로 낸다. 뚝배기에 가스불을 직접 닿아 끓이면 음식 맛을 변형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직접 만든 밑반찬 역시 깔끔하고 담백하다. 오징어 젓갈, 열무김치, 버섯호박나물 등 계절에 따라 다양하게 제공된다. 직접 담가 2년간 숙성한 김치는 추어탕과 함께 입맛을 돋운다. 상추겉절이, 숙주나물 등은 주문이 들어올 때마다 바로바로 무쳐서 나오는데 더욱 신선하고 아삭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이학철 대표는 “진하면서도 자극적이지 않고 담백한 추어탕 맛을 위해 연구해 왔다”며 “앞으로도 손님들에게 건강하고 바른 음식을 제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주 북구 일곡동 ‘남원추어탕’.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추어탕 효능·조리법

추어탕은 여름내 잃은 원기를 회복해 주던 서민 보양식이었다. 요즘은 철을 따지지 않고 언제든 챙겨 먹을 수 있는 대중적인 음식이 됐다.

추어탕은 미꾸라지를 재료로 끓인 국으로 단백질, 칼슘, 무기질,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원기회복에 좋은 음식이다. 미꾸라지는 어린이와 노인에게 중요한 라이신이 풍부하다. 또한 불포화지방산 비율이 높아 성인병, 동맥경화증, 고혈압, 당뇨병에 효과적이다. 코로나19에 대비하기 위한 면역력 증강으로 비타민D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미꾸라지는 비타민A·D와 칼슘이 풍부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본초강목’에 따르면 ‘미꾸라지는 맛이 달고 성질은 평평하며 비위(脾胃)를 따뜻하게 해 기운을 만들고 술을 깨게 하고 당뇨병 등으로 목이 자주 마른데 좋다’고 한다. ‘동의보감’에는 ‘미꾸라지가 속을 보하고 설사를 멎게 한다’고 나와있다. 조선 고종 때의 명의 황필수의 ‘방약합편’에서는 ‘미꾸라지는 기를 더하고 주독을 풀고 당뇨병을 다스리며 위를 따뜻하게 한다’는 내용이 실려있다.

추어탕은 전라도 음식으로 보통 알려져 있지만 조리법에 따라 남원식 서울식 원주식 경북식으로 나뉜다. 남원식은 미꾸라지를 갈아 넣어 구수하고 걸쭉한 추어탕으로 된장으로 양념해 우거지, 파, 들깨, 부추, 초피가루를 곁들인다.

서울에서는 ‘추탕(鰍湯)’이라 불렀다. 추탕은 미꾸라지를 갈지 않고 통째로 넣는다. 미꾸라지를 갈지 않아 국물이 맑고 덜 텁텁하다는 특징이 있다. 소고기로 국물을 내고 미꾸라지를 넣어 고추장, 고춧가루로 양념해 육개장처럼 얼큰하다.

원주식 추어탕은 어죽과 맛이 비슷하다. 고추장으로 간하고, 수제비를 떠 넣기도 하며 감자와 깻잎, 버섯, 미나리를 넣는다.

경북식 추어탕은 된장으로 간을 하고 남원과 마찬가지로 생선을 삶아 으깨 사용한다. 들깨를 넣지 않아 투박하면서도 개운한 맛이 난다.

추어탕 조리법은 먼저 물을 붓고 하룻밤 미꾸라지 해감을 한 다음 소금을 뿌려 둔다. 미꾸라지는 거품이 없어질 때까지 깨끗이 헹군 다음, 끓는 물에 푹 삶아 체에 내리거나 믹서에 간다. 육수는 양지머리나 닭뼈에 마늘, 생강을 넣고 끓인다. 냄비에 육수를 붓고 간 미꾸라지와 우거지, 토란대 등을 넣고 푹 끓인다. 소금, 홍고추, 풋고추, 마늘, 생강을 곱게 다진 고명과 산초가루, 들깨가루 등을 넣는다.
/정유진 기자 jin1@namdonews.com

※남도일보는 ‘남도 맛집’ 취재와 관련, 어떤 광고를 요구하거나 받지 않습니다.

 

"광주전남 지역민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남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