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7월 본격 수확 앞둔 ‘무화과’… 최대 주산지 영암서 무슨일이
“해마다 조마조마” 냉해로 최대 85% 피해
대봉도 마찬가지…냉기류 많은 지형 등 원인
반복되는 피해…미봉책 아닌 실질적 대책 절실

영암군 대봉감나무 잎이 냉해 피해를 입은 모습. /영암군 금정면 대봉감대책위원회 제공

“매년 가슴을 졸입니다. 날씨 때문에 농사에 또 문제가 생길까봐….”

전남 영암군의 특화작목인 무화과와 대봉감이 4년째 기상이변으로 인한 냉해에 떨고 있어 재배 농가들이 울상을 짓고 있다.

과일나무에서 잎이 나오기 시작하는 시기에 기습적인 한파가 찾아오며 개화 발아기가 늦춰지는 생육지연 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냉해 피해가 몇 년째 지속되고 있어 실질적인 피해 예방·지원 대책도 절실해지고 있는 시점이다.

박영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이 영암군 무화과 피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영암군 제공

◇달갑지 않은 손님 ‘기습한파’

영암군 내 무화과·대봉감 재배농가들은 연초만 되면 조마조마하다.1년 농사 중 중요한 시기에 또 한파가 찾아오지 않을까 걱정 때문이다.

올해 대봉감의 발아시기는 개화에 영향이 큰 지난 2월 하순 이후 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12일 정도 앞당겨졌으며 4월 초 절정을 이뤘다.

하지만 4월 기습적인 한파가 찾아와 평지사방이 분지형으로 냉기류의 유입이 많은 대봉감 주산지인 금정면 일대가 저온에 노출되면서 잎이 막 나온 대봉감은 그대로 냉해를 입고 말았다.

다음달 수확을 앞두고 있는 또 다른 특화작목 무화과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영암군 조사 결과, 지난 1월 5일부터 10일까지 4일간 기온이 영하권을 기록하며 냉해로 인한 무화과 피해는 406.2㏊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암군 전체 무화과 재배면적의 473㏊의 약 85%에 해당하는 수치로 역대 최악의 냉해 피해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농가의 대부분이 특수한 설비나 보온을 하지 않고 자연 상태로 작물을 키우는 노지재배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파 등의 기상 변수에 취약할 수 밖에 없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냉해 피해가 이어지면서 묘목 수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영암군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 대봉감과 무화과 같은 특화작목 재배농가들이 갑작스런 저온으로 인해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며 “냉해 피해 농가들을 대상으로 서리 피해를 접수받고 피해 규모를 파악해 예방에 총력을 다 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서삼석 의원(영암 무안 신안)은 지난 5월 전동평 영암군수와 만나 무화과와 대봉감의 냉해 방지·예방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대책을 논의했다. /영암군 제공

◇얼어붙은 무화과…대책은 없나

무화과 냉해 피해가 사상 최악에 이른 가운데 가장 큰 문제는 묘목 수급이다.

고사한 나무들을 베어내고 새 나무를 심어야 하지만 한 그루당 2천원 가량 거래되던 무화과 묘목의 가격이 공급이 부족해 점점 오르더니 지난 4월부턴 원가의 두배를 주고도 구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이에 영암군 무화과 동해대책위원회는 묘목 수급 대안으로 포트묘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위원회에 따르면 포토묘는 하우스에서 포트(단지)에 삽목해 키운 묘목인데 순화 과정만 원활하게 해준다면 자연 적응력이 일반 묘목보다 좋다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노지 묘목의 경우 삽목 후 과수원에 옮겨 심는 과정까지 최대 2년까지 소요되지만 포트묘는 비닐하우스에서 가을과 겨울 사이 낙엽 진 가지를 잘라내고 포트에 꽂아 키워내 대량생산이 가능하고 적정 시기가 되면 노지에 바로 식재가 가능해 묘목의 토양 안착까지 1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아 과원복구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다.

포트묘 식재를 통한 묘목 수급 외에도 냉해 방지용 부직포와 하우스 시설 지원, 피해 복구·생계비 지원 등 피해 대책으로 제시되고 있다.

냉해 피해 관련 대책을 마련을 위해 정치권에서 본격 나섰다.

지역구 서삼석 국회의원(영암 무안 신안)은 매년 지속되는 자연 재해 등으로 인한 농업인들의 어려움을 당, 정, 청과 국회 예결위등에 지속적으로 호소하며 직접 지원을 촉구한 끝에 냉해 등 자연재해 농작물에 대한 복구비 지원단가의 상향을 촉구했다. 그 결과 과수 등에 대한 농약대, 대파대 등의 보상 단가가 실거래가 대비 100% 수준으로 상향되는데 기여했다.

서삼석 의원은 “기후 위기와 자연 재난으로 인해 지역 농업인분들이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에 대해 정치인의 한사람으로서 참담한 심정이다”며 “냉해로 인한 농작물의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도록 군과 최대한 협력해 열풍방상팬, 칼륨영양제 지급에 필요한 비용 지원 마련에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중·서부취재본부/양준혁 기자 yjh@namdo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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