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천(㈜KFC 대표이사·경영학 박사)

 

우리는 지금 현존하는 문명이 위기에 직면한 대전환의 시대를 겪고 있다. 제조업에서 4차산업으로 산업구조가 급속하게 진화하고 있으며, 거기에 코로나 팬데믹이 변화를 촉발하여 기존의 시스템이 속절없이 무너지고 이에 적응하지 못한 많은 시민들은 일상과 생업에 대한 불안으로 가슴 졸이고 있다.

더 근본적으로는 지구를 멸망케 하고 인류를 죽음으로 몰고 갈 위력을 가진 심각한 기후재앙, 자원고갈, 빈부격차가 코앞의 위협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 모든 위험이 서로 맞물려 위기가 시한폭탄처럼 다가오는 문명의 대전환 시대인 것이다.

이런 위기를 현명하게 극복하기 위해서는 다가올 대선에서 시대정신에 부합하는 인물을 찾아내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 그래서 여야 후보들에게 요망하건데 대전환시대에 걸 맞는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고 평가받기를 바란다.

필자는 유권자 한 사람으로서 지금의 시대정신이 요구하는 대통령의 자질로 위기대응 능력, 글로벌 리더십, 대화와 타협의 자세 이 세 가지를 들고 싶다.

먼저 심각한 위기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위기대응 능력이 필요하다. 일부 후보가 그저 과거의 잣대로 막연한 성장 지표나 거론하는 것을 보면 얼마나 거대한 변화가 닥쳐오는지를 감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이 위기나 고통을 언급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는 않다는 것도 이해한다. 그러나 현실로 다가오는 위기를 모른 척하고 달콤한 이야기만 꺼내는 것은 올바른 리더의 자세가 아니다.

지금이라도 변화하는 시대정신에 맞는 비전을 제시하여야 한다. 이때 분명하게 국가와 국민들이 감내해야하는 고통의 무게도 솔직히 고백해야 한다. 경제는 성장하지만 일자리는 줄어들 가능성, 비정규직제도와 같이 사회적 약자에게 희생을 강요하여 국민 분열을 야기하는 구조의 개선, 위기 대응에 필요한 증세 등은 매를 맞을 각오를 하고 거론하는 것이 정직한 태도이다. 다행히 미국 바이든 정부의 부자증세, 유럽의회의 플랫폼기업에 대한 과세결정 등을 살펴보면 무엇을 바꿔야하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으로는 전 지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글로벌 리더십과 감각을 지녀야 한다. 우리나라만 안전하다고 우리 삶이 보호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번 팬데믹이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 지구촌이 안전해야 한국도 안전하다. 트럼프 시절 미국을 상기해보면, 잘못 뽑은 대통령으로 미국이란 슈퍼파워가 세계시민의 삶을 극도로 불안하게 만들었으며, 민주주의 종주국으로서 미국민의 자긍심에까지 깊은 상처를 주고 말았다. 또한 일부 국가의 자국민만 살리겠다는 봉쇄전략이 세계화시대에는 얼마나 허망한 독선인가를 우리는 실감하고 있다.

UCLA 제러드 다이아몬드 교수의 예측에 의하면 인류가 지구를 구할 수 있는 시간은 30년 밖에 남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 한 국가의 리더는 지구촌 만방과 함께 살아가는 해결책을 모색하며 세계를 이끌어갈 감각을 갖춘 글로벌 리더이어야 한다.

끝으로 대화와 타협의 자질이 요청된다. 지금은 혁명이 필요한 시대가 아니며, 국민들은 급격한 변화는 불안스러워 한다. 양당제도 하에서는 반대표를 던진 국민의 절반도 설득하고 받아들이는 정치력이 요청된다. 그간 우리는 편을 갈라 반대의견을 무시하고 일사분란하게 밀어붙이는 투쟁적인 정치인에게 익숙해져 있다. 그런 방식은 민주주의도 아니며 힘에 의한 통치에 가깝다는 것을 이해하고, 정말 국민 모두를 끌어안는 포용의 정치적 자질을 가진 사람을 뽑아야만 국민이 편안하다.

다가올 위기의 국면에서는 잘못된 대통령 한명이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 후보들도 사람인지라 모두 다 잘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자질을 가장 많이 가졌다고 판단되는 인물을 선택하는 수고는 필요하다. 특히 이런 자질과 반대되는 성향을 가진 위험한 인물은 반드시 가려내야 화를 면할 수 있다. 흔히들 결혼 상대를 고를 때 충고하는 말이지만, 인기에 연연하거나 달콤한 말에 유혹되지 말고, 국가를 맡길 만한 자질을 꼼꼼히 따져 대통령을 선택해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은 물론 전 지구의 미래가 밝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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